KIST-ETRI, 집단 지능 비밀 밝혀낼 군집 뇌연구 시스템 개발
KIST-ETRI, 집단 지능 비밀 밝혀낼 군집 뇌연구 시스템 개발
  • 고수연 기자
  • 승인 2021.01.14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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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활동과 행동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 제시
외부 공격에 대한 집단방어 행동의 뇌과학적 원인 발견
군집 생쥐들의 뇌 활동 모니터링 시스템 CBRAIN 개괄
군집 생쥐들의 뇌 활동 모니터링 시스템 CBRAIN 개괄

개미나 꿀벌, 새나 물고기 등은 개체로서 행동할 때와는 달리 집단으로서는 커다란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동물들의 집단지능의 원리는 뇌과학 분야의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아있다.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군집 뇌 연구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뇌과학연구소 최지현 박사 연구팀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형센서연구실 이성규 박사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들의 뇌를 눈으로 보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KIST-ETRI 공동연구진은 뇌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빛의 반짝임으로 나타내는 프로세서와 LED가 집적화된 실시간 무선 뇌파 측정, 분석시스템인 CBRAIN (Collective Brain Research aided by Illuminating Neural activity) 시스템을 개발했다.

위협 인자에 대한 생쥐의 행동과 편도체에서 발생하는 감마파의 발생 여부를 동시에 관찰함.
위협 인자에 대한 생쥐의 행동과 편도체에서 발생하는 감마파의 발생 여부를 동시에 관찰함.

씨브레인(See-Brain)이라고도 읽을 수 있는 이 시스템은 반딧불이 무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반짝거리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는데 뇌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반딧불이처럼 LED 불빛을 반짝이게 하고 이를 통해 뇌 활동을 생중계하여 동물들의 감정과 생각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최지현 박사팀은 CBRAIN을 활용해 생쥐 무리가 자기 몸집보다 큰 거미 모양 로봇에 대항하는 모습에서 위협 상황에서 발현되는 집단의 행동을 연구했다.

공포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한 부분인 기저측편도체에서 발생하는 경계신호를 찾아 이 신호에 빛을 깜빡이도록 한 후 거미 로봇의 공격에 혼자 대항할 때와 동료들과 같이 대항할 때의 차이를 딥러닝 등을 활용해 분석했다.

실험 결과, 거미 로봇을 우리에 넣는 순간 쥐들에게 부착된 CBRAIN 시스템의 LED가 동시다발적으로 점등되었는데, 8마리의 쥐가 무리 지어 있으면 1마리만 있을 때보다 경계신호의 발생 빈도가 감소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무리 바깥쪽의 생쥐들에게는 강한 경계신호가 나타나는 반면 무리의 안쪽 생쥐에게는 평온한 때와 차이가 없는 경계신호가 관찰됐다.

동료와 같이 있으면 경계신호가 줄고 긴장이 누그러지는 사회적 완충 효과가 일어나는데 이는 집단 전체의 효율적 방어를 위한 역할 분담으로 해석된다.

최지현 KIST 책임연구원은 “CBRAIN 시스템은 뇌신호를 빛의 반짝임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뇌과학자뿐만 아니라 생태학, 통계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타분야 연구 성과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CBRAIN을 인간의 사회적 뇌 연구에도 적용하여 사회성 연구 및 관련 뇌 질환 치료에 활용하고, 아직 풀리지 않은 난제 중 하나인 집단지능의 원리를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Science Advances’ (IF: 13.12) 최신 호에 게재됐다.

생쥐의 편도체 뇌파를 LED 빛으로 표시함
생쥐의 편도체 뇌파를 LED 빛으로 표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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