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안경원 교수팀, 빛을 완벽하게 흡수하는 초흡수 현상 최초 구현
서울대 안경원 교수팀, 빛을 완벽하게 흡수하는 초흡수 현상 최초 구현
  • 고수연 기자
  • 승인 2021.03.07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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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정보처리·빛 에너지 하베스팅·미세신호 관측 성능향상 기대
초흡수 구현을 위한 실험(초방사 현상의 시간역행을 위한 광학적 설계) 모식도
초흡수 구현을 위한 실험(초방사 현상의 시간역행을 위한 광학적 설계) 모식도

빛을 빠르게 모두 흡수하는 초흡수 현상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구현됐다.

초흡수 현상은 빛이 빠르게 방출되는 초방사 현상에 가려져서 관측 자체가 어려웠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학교 안경원 교수 연구팀이 초방사 현상의 시간역행을 통해 초흡수 현상을 실험적으로 구현해냈다고 7일 밝혔다.

빛을 보통보다 더 빠르고 완벽하게 흡수하는 초흡수 현상이 가능하다면 식물의 광합성이나 태양전지에서의 빛에너지 수확 효율을 높이는 한편 광자를 이용한 양자정보처리 효율향상이나 천체관측을 위한 미세한 광신호 감지 등을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양자역학적으로 연관된 특정 상태의 원자들이 강한 빛을 내는 초방사 현상은 이미 실험적으로 구현됐다.

하지만 동일한 상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초흡수 현상은 관측되지 않았다.

초방사에 의해 초흡수가 가려지기에 관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초흡수의 근거
초흡수의 근거
초흡수가 원자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근거
초흡수가 원자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근거

연구팀은 초방사현상과 초흡수현상이 동일한 상태의 원자들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서로 시간 역과정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초방사를 일으킬 수 있는 초방사 상태의 원자들을 제어해 마치 시간을 되돌리듯 빛을 빠르게 흡수하는 초흡수 현상을 실험적 으로 유도한 것이다.

시간역행을 위해서는 원자상태의 위상을 제어하는 기술이 이용됐다.

체스판 모양의 나노구멍 격자를 통과한 일부 원자들을 초방사를 일으킬 수 있는 상태(양자역학적 중첩상태)로 만든 후 원자상태의 위상을 주변 빛의 위상과 반대가 되도록 조절해 초방사를 되돌린 초흡수 현상이 일어나도록 한 것이다.

실제 10개 정도의 원자로 초흡수 현상을 구현, 일반 흡수보다 10배 정도 빠르게 빛을 100% 흡수하는 것을 관측했다.

특히 빛의 세기가 약할수록 일반흡수보다 흡수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것이 관측됐다.

이는 에너지수확이나 양자정보처리의 효율향상이나 섬세한 광신호 감지를 통한 천체관측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원자상태를 제어할 수 있는 공진기 내부가 아닌 자유공간에서의 초흡수 현상 구현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광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온라인판에 3월 2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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