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 수립 어려운 이유는 개념 모호, 낮은 사업연관성, 제각각 평가방식
국내 매출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7명은 ESG 관심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개념이 모호하고, 기관마다 평가방식도 달라 기업들이 ESG 경영전략 수립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 준비실태 및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ESG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관심도는 66.3%(매우 높다 36.6%, 다소 높다 29.7%)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석유화학·제품, 철강, 반도체, 일반기계·선박,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 건설, 숙박·음식업 등 환경 및 소비자와 관련이 깊은 업종일수록 관심이 높았다.
관련 경영전략 수립에 애로요인으로는 응답자의 29.7%가 'ESG의 모호한 범위와 개념'을 꼽았다.
또 '자사 사업과 낮은 연관성'(19.8%), '기관마다 상이한 ESG 평가방식'(17.8%), '추가비용 초래'(17.8%), '지나치게 빠른 ESG 규제도입 속도'(11.9%) 등의 순으로 지적됐다.
ESG 경영의 구체적인 연간목표 수립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31.7%가 '수립했다', 39.6%는 '수립계획이 있다'고 응답해 10곳 중 7곳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거나 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반도체, 석유화학 업종은 모든 응답 기업이 이미 수립을 완료했거나 수립 예정이라고 답했다.
매출 500대 기업 둘 중 하나는 ESG위원회·전담조직 둔다
ESG 위원회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45.5%가 설치(17.8%)했거나 할 예정(27.7%)이라고 답했다.
위원회 구성원의 경력은 전직 기업인(24.1%), 회계 전문가(20.7%), 교수(13.8%), 전직 관료(6.9%) 순이었다.
별도 ESG 전담조직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기업의 절반가량인 53.5%가 이미 마련(23.8%)했거나 마련할 계획이 있다(29.7%)고 답했다.
다만 관련 전문인력 채용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8.9%만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건설,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 반도체, 도소매업 일부 기업에서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 필요 이유? 투자유치보단 기업이미지 제고
ESG가 필요한 이유로는 43.2%의 기업이 '기업 이미지 제고 목적'을 꼽았다.
다음으로 '국내외 수익에 직결되기 때문' 20.8%, 'ESG 규제부담 때문' 18.0%, '투자자 관리(개인‧기관)를 위해' 15.3% 순이었다.
ESG에 따른 매출액 증감 전망치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차이 없다'는 응답이 33.7%, '0~5% 증가' 25.7%, '5%~10% 증가' 17.9% 순으로 응답해 기업 10곳 중 4곳 가량은 10% 이내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았다.
전경련은 "다만 ESG 경영을 추진하면서 관련 투자 등 추가적인 비용 소요가 불가피한 관계로 수익에 대한 효과는 매출 증대 전망과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Social) 분야 활동의 주요 대상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소비자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항목별 응답 순서는 소비자(31.7%), 지역사회(19.8%), 근로자(18.8%), 협력사·경쟁사(16.8%), 일반국민(12.9%) 순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운수·창고업, 숙박·음식업, 도소매업에서 소비자라는 응답이 많았다.
한편 철강, 일반기계·선박, 반도체 업종에서는 근로자라는 응답이 많았다.
환경(E) 분야 관심사는 '환경친화생산', '기후변화대응’
환경 부문의 주요 관심분야는 '환경 친화적 생산'(26.7%), '기후변화 대응'(25.7%), '환경 리스크 관리'(21.8%), '환경 친화적 공급망 관리'(16.8%) 순이었다.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과 관련한 준비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보통이다(37.6%), 비교적 잘 준비됐다(21.8%), 잘 모르겠다(17.8%), 미흡하다(12.9%), 매우 미흡하다(6.9%), 매우 잘 준비됐다(3.0%) 순으로 응답했다.
업종별로 철강,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는 비교적 잘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석유화학·제품, 숙박·음식업, 일반기계·선박 업종 등에서는 준비가 미흡한 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탄소중립 준비 사업으로는 대기오염물질 저감설비 및 관리시스템 개발(31.7%), 재생에너지 전환 투자(15.8%),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연료전환(12.9%), 전기배터리 소재 투자(7.9%) 등을 꼽았다.
이번 조사는 전경련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월17일부터 23일까지 7일간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기업은 101곳이며 응답률은 20.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