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부진에도 1분기 영업익 9.3조 '깜짝실적'…갤럭시·비스포크가 살렸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진에도 1분기 영업익 9.3조 '깜짝실적'…갤럭시·비스포크가 살렸다
  • 조민준 기자
  • 승인 2021.04.0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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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1 등 판매 호조…코로나 펜트업 수요에 고가 TV·가전 선전
반도체는 공정 개선·美 공장 가동 중단 등에 기대 이하…2분기 회복 전망

삼성전자가 1분기에 영업이익이 9조원을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미국 텍사스의 기록적인 한파로 오스틴 반도체 공장(팹)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반도체 수익이 기대에 못미쳤지만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TV·가전 등 생활가전이 선전한 결과로 올해 연간 실적 향상 기대감도 높였다.

삼성전자는 1분기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을 달성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17.48%, 영업이익은 44.19% 증가한 것이다.

1분기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 66조9600억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8조9000억원으로 예상됐던 시장의 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호실적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매출 61조5500억원, 영업이익 9조500억원도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던 반도체 실적을 코로나19로 보복 소비가 늘어난 스마트폰과 TV·가전 등 세트 부문이 만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분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IM) 부문의 예상 영업이익이 4조1500억원 안팎으로 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조6530억원 대비 56% 늘어난 것이다.

당초 3월에서 1월로 출시 시기를 앞당긴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21과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 판매가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S21은 출시 57일 만인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했다.

2019년 출시된 갤럭시 S10에 비해서는 열흘 정도 느리지만 작년 S20에 비해서는 한 달가량 빠른 기록이다.

증권가는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당초 전망치보다 많은 7500만∼7600만대로 추정했다.

TV와 생활가전이 주력인 CE(생활가전)부문 영업이익은 7500억~1조2000억원 수준으로 관측되고 있다.

맞춤형 가전 트렌드를 이끄는 비스포크의 인기와 프리미엄 TV 제품군인 QLED가 판매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업계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상승에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에 비해 반도체의 1분기 영업이익은 3조5000억∼3조6000억원 정도로 전망된다.

지난해 1분기(4조1200억원)는 물론 환율(원화 강세) 영향이 컸던 작년 4분기(3조8500억원)에도 못미친 것으로 전망됐다.

차량용 중심이긴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삼성전자에는 그다지 호재로 작용하지 못한 셈이다.

연초부터 D램 고정가격(기업간 거래가격)이 상승했지만 대체로 6개월 이상 장기계약을 맺는 거래 특성상 1분기 실적에 오른 가격이 곧바로 반영되지 않았고 극자외선(EUV) 등 공정개선 전환도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미국 텍사스 지역 한파로 인한 오스틴 공장의 가동 중단도 뼈아팠다.

증권업계는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의 재가동이 한 달 이상 지연되면서 매출 기준으로 3000억원 안팎의 손실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한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가격 상승에도 평택 2기 반도체 공장 가동에 따른 팹 비용 증가와 파운드리·시스템 LSI 등 비메모리 부문의 손익 악화가 반도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2분기에는 1분기와 반대로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을 기대했다.

D램 가격 상승이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되고 낸드플래시도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2분기에는 반도체가 실적 개선을 견인할 전망이다.

이에 비해 스마트폰의 경우 신제품 출시 효과가 없고 최근 반도체 등 부품 공급 부족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모바일과 가전 등 세트 부문도 일부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1분기보다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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