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섭의 通]1% 천재론 Vs 집단지성
[이원섭의 通]1% 천재론 Vs 집단지성
  • 이원섭 IMS 대표
  • 승인 2019.03.04 2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인정하나 인정하지 않으나 디지털 정보화 기기들과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웹 2.0 시대의 한 가운데 있습니다. 우리, 특히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은 포털 사이트로 시작해 포털 사이트로 끝난다고 할 정도로 웹에 대한 의존도와 집착력이 큰 나라입니다. 각종 기관의 여러 조사들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95%이상이 정보를 얻을 때 웹을 이용한다고 할 정도로 우리는 웹 속에서 의식주를 해결할 정도입니다. 가히 웹2.0 시대를 철저히 풍미하고 있습니다.

웹 2.0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적인 롱테일(long tail)법칙으로 기존의 전통적 이론인 팔레토의 법칙(8:2의 법칙)이 부정되었고 매쉬업(mash up)이라는 제2의 창작물 개념 인정으로 저작권이 독점적 지위라는 개념도 약해졌으며 마지막으로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라는 대중의 파워라는 논리로 인재, 천재 전문가들의 소수 엘리트 지식보다의 우위를 주장하는 신 이론 등이 그것입니다.

지난 주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던 현상들은 롱테일도 매쉬업도 집단지성도 모두 포함하는 웹 2.0현상의 통합적 결정체였습니다. 굵고 짧게 살다 가는 것이 잘사는 삶인가? 얇고 길게 살다 가는 것이 잘 사는 삶인가가 롱테일과 닮았으며 개인의 초상권이 부정되고 누구나 이런 저런 다양한 초상화를 마구 복제해 퍼트리는 것이 매쉬업과 닮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들의 주장을 당당히 표출하는 소시민들의 끝도 없는 애도의 물결이 집단지성과 닮았습니다.

제가 직장 생활을 할 때 우리의 회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1%의 천재가 우리 모두를 먹여 살린다. 그러니 이 1%를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뒷다리는 잡지 마라”라는 소위 말하는 1%론과 뒷다리론 입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대에는 이 1%론도 맞겠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앞에 말씀드렸듯이 이제는 웹 2.0시대입니다. 이 시대에 맞지 않게 아직도 자신이 1%라고 생각하며 쏟아내는 광기(보통 집단이 모였을 때 대표적으로 적용하는 말이지만 웹 2.0 시대에는 집단의 광기 보다도 1%의 광기가 더 파워를 가지고 무섭습니다)들이 다수를 지배하는 것을 봅니다. 정말 잘못된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1%의 천재론은 이제 유물로 박물관에 모셔야 한다고 봅니다. 어떻게 수 많은 대중을 무지하다고 속단하며 아직도 모두를 1%의 잣대로 재단하려고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대중의 지혜(wisdom of crowds)가 1%만도 못하는 자가당착으로는 글로벌 디지털시대에 존재하지 못합니다. 이 시대는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다양성의 세상으로 바뀌고 있으며 그 다양성은 1%라는 소수의 아집스러운 광기가 이길 수 없는 영역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나와 다름을 틀림으로 치부하는 1%의 생각으로 이 시기를 논하기에는 우리가 너무 성숙되어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실험이 있었습니다. 우생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랜시스 골턴은 1907년85세 나이에 우연히 소의 무게를 맞혀 상금을 주는 대회를 구경했습니다. 대회에 참가한 800여명은 소에 관한 전문 지식이 있는 전문가들이 아니라 지식이 전혀 없는 일반인들이었습니다. 따라서 골턴은 이 800여명의 일반인들(비전문가)이 숫자만 많았지 저들이 무슨 소의 무게를 맞추겠는가 하며 무시를 하고 그들이 맞춘 소 무게들의(추정치) 평균값을 뽑아보았습니다. 그들이 써낸 소 무게의 평균값은 1,197파운드였습니다. 비전문가들이 추정한 무게를 무시했던 골턴은 결과에 경악했습니다. 실제 측정 결과 소 무게는 1,198파운드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불과 1파운드의 오차를 보인 것입니다. 골턴은 이런 내용으로 같은 해 세계적 과학잡지 '네이처'에 '여론(vox populi)'이라는 논문을 발표해 무지한 다수 군중의 판단이 완벽했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것이므로 "민주주의도 생각한 것보다 신뢰할 만한 구석이 있다"고 했습니다.(지식의 대융합/ 이인식저 참조)

전문가들의 생각과 일반인들이 머리를 맞대어 공동으로 정리한 생각이 그에 못지않음을 증명해 주는 사례입니다. 하지만 진짜 전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어느 분야는 한 명의 전문가 지식이 어설픈 일반인들의 집단 생각보다 월등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분야의 구별이 명확하고 공정하게 반영이 된다면1%의 천재론도 의미가 있고 집단지성도 모두 의미를 갖습니다. 하지만 이 구별을 헛갈리고 아집으로 판단하는 것은 사회에 공적이 됩니다.

학문이 아닌 대다수의 분야는 무지한 집단의 생각이 더 많이 작용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산업사회에 항상 우위에 있었던 기업(공급자)들이 이제는 비전문가인 소비자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며 고객은 왕이다, 고객에게서 배우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자기들이 생산이나 기술개발의 전문가들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때문입니다.

집단지성은 대중의 지혜, 집단 지능, 집단 지혜 등등의 말로도 사용이 되는데 모두 다 대중의 여러 생각의 다양성을 인정해 한 조각, 한 조각들을 모아 만든 협업된 지능이라는 면에서 상상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떼 지능이라고 부르는 개미의 공동체 협업이 바로 그것입니다. 인터넷 세상에서 벌어지는 세계 최대의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도 대표적인 집단지성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집단지성이 1%보다 우위에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집단지성이 활발하게 형성되고 인정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구글의 예처럼 주 역할을 하는 주체 집단과 그 주체를 활용하고 참여하는 주변 집단과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 무게를 맞추게 하는 진행 집단과 대회에 참가하는 집단의 역할 분담처럼.

또 있습니다. 집단을 이끄는 주체 세력들은 관리를 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즉 리더가 되어 같이 참여하고, 같이 생각하고, 다양함과 권리를 동등하게 인정하고 나누려고 해야지 우위에 군림해 관리하겠다는 생각은 절대 집단의 지능을 끌어 낼 수 없습니다.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가 똑똑한 나 보다는 더 낳을 수 있다는 겸손만이 집단지성을 만들어 내는 기본이라는 사실입니다.

이원섭 IMS 대표
이원섭 IMS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