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채용설명회도 이젠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시각] 채용설명회도 이젠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 윤원창 기자
  • 승인 2019.03.12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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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즌의 막이 올랐다. 취업준비생들은 여기저기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상황이다. 기업마다 회사 홈페이지에 채용 절차, 보수와 복지 수준 등을 안내하지만 취준생의 이런저런 궁금증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

대학 캠퍼스를 찾아가서 하는 채용설명회도 마찬가지다. 수요자 맞춤형 채용설명회 성격이지만 제한된 공간과 질의응답 시간 등 시공간적 제약으로 취준생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

이런 가운데 기업 채용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업들도 저마다의 특색과 최신 IT(정보기술)를 접목시켜 해당 직군의 적임자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새로운 채용 방식의 바람은 설명회부터 시작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전통적인 채용 방식인 캠퍼스 리크루팅은 줄이고 대신 온라인을 통한 디지털 채용설명회를 늘려가는 추세다.

기업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채용설명회를 열거나 인공지능(AI) 기술을 서류전형 심사에 적용하는 등 최신 IT 트렌드를 도입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유튜브 채용설명회 ‘T 커리어 라이브’ 중 한 장면
SK텔레콤의 유튜브 채용설명회 ‘T 커리어 라이브’ 중 한 장면

이에 따라 취업준비생이 기업마다 채용설명회 일정을 체크해가며 ‘캠퍼스 리쿠르팅’을 쫓아다니던 것은 이제 옛말이 될 정도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집에서 누워서 유튜브나 페이스북으로 실시간 채용설명회 영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대세는 역시 유튜브다.

온라인 채용설명회는 몇 년 전부터 붐이 일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상반기 대졸 공채 때 ‘온라인 H-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이틀간 열린 온라인 채용설명회는 6만7000여명이 시청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9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시크릿K 라이브(Secret K_Live)’를 방송했다. 12명의 현직자가 참여해 직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롯데백화점이 유튜브에 올린 1분짜리 ‘온라인 직무토크’도 조회 수 1만회를 가뿐히 넘어서며 취준생 관심을 모았다. 이 회사가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한 디지털 채용설명회는 3만5000명 이상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지켜봤다.

삼성SDI는 지난해 8월 ‘삼성SDI 직원이 직접 알려주는 직무의 모든 것’이란 제목의 직무 영상을 자사 유튜브 계정에 올렸다. 지원자의 자기소개서 작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직무 영상을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코오롱그룹도 같은 시기 계열사 직원 12명이 소개하는 직무 이야기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아프리카TV는 지난 2017년부터 아프리카TV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원자와 직무별 실무자가 채팅을 통해 직접 실시간으로 질의응답을 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난 9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라이브(live)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구직자들이 유튜브 계정에 "첫 지원인데 사업 전반을 아는 데 도움이 되었다"며 감사의 댓글을 남길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SK이노베이션·SK C&C·SK하이닉스 등 관계사 역시 유튜브와 페이스북, 네이버TV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는 `SK 채용 MIC`를 통해 관계사별 직무 및 채용 전형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했다.

온라인 채용설명회의 장점은 많다. 가장 부각되는 것이 수도권에 비해 채용설명회 등 취업정보를 접할 기회가 원천적으로 적은 지방에 있는 취업준비생들에게는 공평하다는 점이다. 온라인 채용설명회는 서울에 있든, 지방에 있든 물리적 이동 없이 집안에서 평상복 차림으로 기업의 채용정보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또다른 장점은 오프라인 설명회에서 충족시키기 어려운 시시콜콜한 궁금증도 해소할 수 있다. 지난해 지원했다가 탈락했는데 재지원 불이익은 없는지, 학점이 낮고 나이는 많고 전공도 직무와 관련 없는데 지원해도 괜찮은지, 특정 전공우대라고 소개한 분야에 일반 전공자가 지원할 경우 서류전형 통과도 되지 않는지, 구체적인 자소서 작성 요령 등 취준생 입장에서는 궁금한 것들을 실시간 채팅창을 이용해 물어볼 수 있는 것이다.

기업에게 있어 온라인 채용설명회는 우수 인재를 선발하는 효과적인 방법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기업 홍보 수단이 되고 있다.

오프라인 설명회가 일회성이라면 온라인 설명회는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어 지속적인 홍보채널이다. 때문에 사전 질문지 확인과 방송 연습 등 치밀한 사전준비는 기본이다. 이런 준비는 초기화면 구성에서부터 드러난다.

라이브 채용설명회를 안내하는 한화의 유튜브 초기화면은 전투비행기에 낙하산에다 총을 든 전투병들까지 등장해 눈길을 끈다. 화약ㆍ방산 부문의 모든 것을 주제로 1시간 30분 동안 카카오TV 라이브 플랫폼을 활용해 온라인 시청자에게 채용설명을 한다.

SK텔레콤이 지난 3월 9일 유튜브에 올린 ‘2019 SK텔레콤 상반기 실시간 유튜브 채용설명회’ 동영상에는 회사 직무에 대해 설명하며 거짓말 탐지기까지 등장해 조사를 벌인다. 입사 지원자들이 라이브로 보는 앞에서 꾸밈없이 회사를 소개하고 있음을 인증하기 위해서다.

기업과 취준생의 온라인 만남이 기업과 취준생 모두에게 만족스런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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