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선적능력 2016년 수준 회복 못하고 있다"
"한국의 선적능력 2016년 수준 회복 못하고 있다"
  • 문현지 기자
  • 승인 2021.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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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해운산업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 발표
한국 선복량 비중: 2014년 4.7%, 5위 → 2020년 3.9%, 7위
글로벌 선사의 한국 패싱, 부산→LA․함부르크 노선 3~6배 운임 급등

한국 해운 수송능력을 나타내는 선복량(적재 능력) 점유율이 2016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발표한 ‘해운산업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선복량 점유율이 한진해운 파산을 계기로 하락해 아직 2016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주요 노선 운임이 급증했다며, 해운산업의 안정성을 높이고 투자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운산업은 자국화물 운송뿐만 아니라 3국간 운송서비스 등을 통해 외화를 획득하는 서비스 산업으로, 전 세계 교역량의 90% 이상을 해운이 담당하고 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 구조에서 해운은 수출과 국가 전략물자 운송의 안전판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을 포함한 7대 무역국가 중 5대국(중, 독, 일, 프, 한)이 자국 원양선사를 보유 중이다.

해운산업은 선사간 서비스 차별성이 낮아 원가절감을 위한 무한경쟁 시장에 가깝다.

과거 해운시장 침체 장기화 시기에 저가운임을 내세우는 치킨게임이 벌어져 원가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선사들이 탈락했고, 한진해운도 견디지 못하고 부도처리 됐다.

그 사이 글로벌 대형선사는 M&A를 단행하는 등 지배력을 점차 강화했고, 소수 대형 선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시장 과점화가 진행됐다.

아울러, 최근 물동량 증가 등을 반영해 글로벌 선사의 신규 선박 발주가 일어나고 있다.

올해 전 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는 해운조사업체인 클락슨리서치가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최대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 MSC는 최근 한국 HMM의 전체 선복량(83만TEU)보다도 큰 규모의 컨테이너선 발주(90만TEU)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은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세계 7위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감소했던 선복량과 노선 점유율이 아직 회복되지 못했다.

올해 국내 1, 2위 선사의 아시아-미주서부 노선 점유율도 2016년 11.4%에서 4.1%p 하락한 7.3%에 그쳤다.

코로나19 이후 수요 위축이 빠르게 반등해 물동량이 증가한 반면, 선박 부족과 항만 지연이 발생해 물류 대란이 지속되고 있다.

선박 부족은 물량이 많아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고 운임도 높은 중국에 글로벌 선사의 선대 편성이 편중되면서 한국 편성이 축소되는, 이른바 ‘한국 패싱’ 현상으로 심화된 측면이 있다.

부산항을 기점으로 한 LA운임은 전년 대비 3.4배, 함부르크 운임도 6.2배 급증해 수출기업의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선사 적취율 제고 및 선박금융 조성 지원 등 해운산업 육성 필요

전경련은 ‘규모의 경제’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국내선사의 선복량과 점유율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다른 나라보다 낮은 자국 화물에 대한 국내선사의 적취율 확보가 필수적이며, 해운회사에 자본투자를 담당할 선박금융의 조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선사는 높은 부채비율로 금융을 이용한 선박 확보가 사실상 어려운 실정으로, 해운회사가 선박투자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투자자 세제 혜택 등 선박금융 조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실질적으로 금지돼 있는 대량화주의 해운업 진출 규제를 개선해 대량화주 또는 공공기관이 해운회사 지분 투자가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 위기 중에 나타난 한국 패싱현상으로 해운산업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화주와 선주가 안정적인 상생 협력 구조를 만들고 장기적인 해운산업 성장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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