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당 후보가 야당 후보에게 보내는 축하 메시지… ‘축하’라고 쓰고 ‘희망’이라고 읽는 이유
[기고] 여당 후보가 야당 후보에게 보내는 축하 메시지… ‘축하’라고 쓰고 ‘희망’이라고 읽는 이유
  • 김정순 박사
  • 승인 2021.11.09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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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직구 발언 파장은 일으켰지만 묘하게 설득력 있는 것처럼 공통점이 많다'
- 두 후보, '누가 더 비호감도를 줄일 수 있느냐가 승패의 관건'
▲사진=김정순 前 간행물윤리위원장/ 글로벌빅데이터 이사장
▲사진=김정순 前 간행물윤리위원장/ 글로벌빅데이터 이사장

 정치의 계절이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 대진표가 확정됐다. 지난 5일, 제1 야당의 윤석열 후보 선출로 이재명 대 윤석열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두 후보는 다른 듯 닮은 구석이 참 많아 보인다. 지지보다 혐오가 더 높은 여•야 대선 후보를 향한 국민적 우려가 적지 않다. 누가 더 비호감도를 줄여서 중도 층을 흡수할 것이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실제로 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이 내년 대선 후보에 대해 “다 고만고만한 장점과 약점들이 있다”라는 돌직구 발언이 파장은 일으켰지만 묘하게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공통점이 많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

우선 두 후보가 시급하게 풀어야 할 대표적인 우려 사항 몇 가지만 열거해보자. 

첫째, 역대 급 비 호감 후보라는 인식이 높다. 강한 팬덤에 지지층이 있지만, 비호감도가 호감도보다 훨씬 높아서 누가 더 비호감도를 줄일 수 있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되고 있다. 

둘째, 여의도 정치 경험 0이다. 후보 수락 연설에서 이재명 후보는 “국회의원 경력 한번 없는 변방의 아웃사이더”라고 했고 윤석열 후보는 “정치 신인인 저를 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여야 후보가 국회의원 경험이 전무인 인물이 대선 후보가 된 경우는 198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민주화 이후 7명의 대통령 모두 국회의원 출신으로,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 당 대표를 맡은 경험이 있다.

이재명 후보는 여의도 정치 경험은 없지만, 가난한 소년공에서 노동 인권변호사로 성장, 성남시장과 경기도 지사 등 행정 경험이 있다. 반면에 윤석열 후보는 대학 졸업 후 9수 끝에 사시에 합격, 검찰에 몸담아 왔던 대쪽 이미지 검찰 총장 출신이다.

잦은 말실수는 논외로 하더라도 정치 무경험자가 코로나라는 역병 등 여러 가지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어려운 시기에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많은 이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셋째,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후보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의혹의 와중에 있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대장동 문제와 관련 국감에서 의혹 해소를 위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국회의원들에 대한 답변 태도 논란을 일으키며 국민 눈높이 의혹 해소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의혹 패밀리‘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다양한 의혹을 사고 있다.

장모의 요양병원 사기 사건,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국민대 박사논문 표절 의혹을 비롯해 후보 본인은 검찰 고발 사주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두 후보는 ‘스트롱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강인한 추진력을 갖춘 대통령 탄생에 대한 기대는 지지층을 결집의 추동력이 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강한 추진력과 행정 능력은 경기도 지사직을 통해 익히 알려졌고, 윤석열 후보 역시 권력 수사를 밀어붙인 ‘강골’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이들의 강성 이미지는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기도 해 우려를 사고 있다. 전례 없는 스트롱맨 대결이 시작 된 것이다.

그나마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자 바로윤석열 후보에게 보낸 축하 메시지는 그간의 강성 투사 이미지를 불식시킬 정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마디로 국민에게 혹시나 하는 희망을 주고 있다.

특히 “정쟁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국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국가를 더 희망적으로 만들지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에서는 그간의 강성 이미지와 달리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리더의 모습이 보였다.

더구나 페북의 “국민 삶의 변화, 민생개혁을 위한 생산적이고 열띤 경쟁을 펼치면 좋겠다”라는 대목에서는 그동안 강성 이미지에 가려서 우려를 사며, 보이지 않았던 희망이 보였다.

아무튼 찍을 사람이 없다는 중도층 유권자에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를 향해 전례 없는 0선 국회의원, 비 호감 후보 대결인 만큼 전략도 달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낙연 캠프 패배에서 보듯 네거티브로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누가 더 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관건일 만큼 유권자의 삶은 절박하기 때문이다.

변화의 메시지와 희망적인 비전 없이 유권자의 마음을 살 수 없는 노릇이다. 한마디로 윤석열 후보가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으로는 지지층 결집은 몰라도 중도층의 마음 얻을 수 없음은 자명해 보인다. 그나마 이재명 후보의 축하 메시지에서 희망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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