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日액정 최후 보루’ JDI, 대만•중국 연합 산하로
[초점]‘日액정 최후 보루’ JDI, 대만•중국 연합 산하로
  • 조민준 기자
  • 승인 2019.04.0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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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영 재건 중인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JDI)는 3일 대만 전자부품 제조업체와 중국 투자펀드 등으로 구성된 중국-대만 연합 3사로부터 출자 등으로 600억~800억 엔(약 6000억~8000억 원)의 금융 지원을 받아들이기로 원칙 합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의 민관 펀드인 INCJ(구 산업 혁신기구)도 지원한다.

이번 합의는 외국 자본의 산하로 편입돼 JDI의 재건은 진전시키지만 일본 산업 역사에서는 액정 국산화에 제동을 거는 큰 사건이 된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액정 패널 중소형에 주력으로 하는 JDI는 중국-대만 연합과의 계약 체결에 대해 3일 “다음 주 초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주초까지 이사회를 열고 정식 결의 할 방침이다. 중국-대만 연합에는 대만의 전자부품 제조업체 TPK와 대형 금융사 푸본(富邦) 그룹, 중국 대형 펀드 하베스트 그룹이 참가한다.

금융 지원 중 400억 엔 조금 넘게는 보통주, 나머지는 신주예약권부사채이다. 중국-대만 연합의 의결권 비율은 50%에 약간 미치지 못하지만 새로운 최대 주주가 될 전망이다. 현재 최대 주주인 INCJ의 의결권 비율은 25.3%에서 절반 정도가 된다.

한편, INCJ도 중국-대만 연합의 출자에 맞춰 추가 지원에 나선다. JDI에 대한 기존 채권 중 약 750억 엔을 의결권 없는 우선주로 전환한다. 중국-대만 연합의 출자에 맞춘 JDI의 증자액은 1100억 엔을 넘는다.

JDI는 지난 2012년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소니의 액정 사업을 통합해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액정 산업의 부흥을 목표로 INCJ 등 국가가 재편을 주도했다. 그러나 경쟁 격화로 가격이 떨어지고 채산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최대 수요 업체인 애플의 스마트폰마저 부진해 경영난에 빠졌다.

일본 액정 산업은 1970년대부터 샤프 등 일본 업체가 계산기용 등으로 양산에 잇따라 성공하고 이후는 TV나 휴대폰 등으로 용도가 넓어졌다. 소니 등 10개사 이상이 사업에 진출해 1990년대 후반까지는 일본이 세계 시장을 과점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한국과 대만 기업의 대규모 투자에 밀렸다. 2016년에는 샤프가 대만 홍하이의 산하에 편입됐고, INCJ도 지금까지 JDI에 수백억 엔의 금융지원을 반복해 왔다. JDI가 중국-대만 연합의 산하로 들어가면 일본에서 남는 곳은 교세라와 파나소닉 등 소규모 생산을 이어오는 업체들뿐이어서, 일본 액정 산업의 퇴조 경향은 더욱 짙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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