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섭의 通]상대의 습(習, custom)을 제대로 아는 통찰력 마컴
[이원섭의 通]상대의 습(習, custom)을 제대로 아는 통찰력 마컴
  • 이원섭 IMS 대표
  • 승인 2019.04.11 2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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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난 2005년부터 매주 월요일 아침이면 “이원섭의 통통마컴”을 보내드렸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 월요일 아침에는 너무 많은 메일들이 몰리니 좀 한가한 수요일 아침에 보내드리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해 발송 요일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과연 수요일에 보내드려도 좋을 것인지 그동안의 이메일을 꾸준히 분석해 보았습니다.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왜 월요일에 가장 많은 메일이 몰림에도 불구하고 월요일을 고집하는 지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저만의 경험과 판단으로 수많은 메일이 몰리는 월요일보다 수요일이 더 편하게 메일을 열어 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수요일의 개봉 비율이 그전에 비해 훨씬 못 미쳤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다시 월요일 아침으로 환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주체의 입장에서 작위적 판단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약 다른 내용들로 수요일의 이메일 개봉율을 사전에 파악하고 실행을 했으면 좋았겠다는 반성을 해 봅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이 저만의 선형적 경험이었다면 상대의 생각과 행동은 제 생각과는 다른 비선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런 판단의 실수를 하는데 이런 경험조차 없이 수시로 일어나는 여러 실행론들이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요즘 마케팅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활용되는 것이 빅데이터입니다. 너도 나도 이 트렌드를 따라가고 무섭게 여러 분야에서 정착이 되고 있습니다. 여러 번 드린 말씀이지만 이 빅데이터는 갑자기 생겨난 새로운 개념이 아닙니다. 이전에도 이미 있었던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의 진화된 개념이며 컴퓨터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경험이 잘 결합된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2.0 개념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 빅데이터는 제가 서두에 말씀드린 일종의 습(custom)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습(custom)을 행하는 사람(er)을 고객(customer)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업이나 기관이나 이 습을 잘 판단한다면 성공의 가장 중요한 기초를 다지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결론적으로 저처럼 자기의 습으로 상대를 보는 어리석음을 대부분 저지릅니다. 특히 더 많이 안다고 자부하고 더 많은 경험이 있을수록 이 자기 중심적 습의 이기적, 작위적 판단은 더 심합니다.

제가 기업들의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면서 초기 2~3개월은 꼭 리서치와 고객 설문 조사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시장의 습은 무엇인지? 또 그 시장의 고객들이 습은 어떤지? 등을 세밀하게 파악해서 그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이 제가 고객들에게 제시해 드리는 방법론입니다. 저의 이런 설득은 예전보다는 많이 수용이 되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이 각광을 받을 많이 얘로 들었던 사례가 있습니다. 영국 최대의 통신회사 브리티시텔레콤(BT)은 경쟁회사로 통신회사가 아닌 유통업계의 대부 테스코(tesco)를 꼽았습니다. 통신업자가 유통업자를 경쟁자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당시에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겠지만 1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 아 그렇구나! 하는 동의를 하실 겁니다. 당시 영국 전역에 2천여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테스코는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잘 관리하고 있었는데 이 데이터들은 언제든지 다른 용도로 다 방면 활용이 가능해집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IT 인프라 좋지 못해 지금 각광을 맏는 빅데이터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고객들의 습을 수기로 파악하는 정도는 되었습니다.

요즘 무료 빅데이터 제공을 주목을 받고 있는 SK텔레콤의 경우를 보면서 저는 세상이 참 요지경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앞에 말씀드린 BT가 유통업자인 테스코를 보면 우려를 했던 일이 이제는 거꾸로 유통업자들이 통신업자의 데이터를 걱정하는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IT 인프라의 발달로 누가 더 많은 고객의 습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모든 비즈니스의 주도권이 바뀔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과거 수기로 가지고 있던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사람이 관리할 수 없게 되면서 컴퓨터가 더 빠르고, 정확하고,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뀜으로써 고객의 습을 통찰(insight)하는 능력까지 생겨난 것입니다. 여기서 사족을 달자면 제가 누누이 강조했듯이 빅데이터는 빅데이터일 뿐입니다. 빅데이터를 볼 수 있는 인사이트(통찰)이 없으면 그냥 데이터베이스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꼭 아셔야 합니다.

미국 듀크대 연구진이 2006년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사람들이 하는 행동의 40%는 자신의 판단에 의한 의사 결정 결과가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습관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행동 습관을 말할 때 자주 인용되는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이라는 책에서는 우리가 하는 칫솔질 습관은 신호-반복행동(습관)-보상이라는 사이클로 이루어 진다고 합니다. 그 습관의 힘이라는 것이 실제와는 차이가 있어 펩소던트 치약에 구연산과 박하유를 첨가해서 치아 건강에 유용한 치약보다는 잇몸에 시원하고 얼얼한 느낌이 습관적으로 반복하게 해주었다고 합니다. 이 느낌이 마치 치아를 깨끗이 한다는 감각의 습관을 만든 겁니다.

일반적으로 습관은 어떤 외부의 자극에 의한 반응 때문에 만들어집니다. 즉 강하고 반복이 많은 자극이 있으면 그에 따라 반응도 강하고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이 반복이 무의식적 행동으로 자리를 잡는 것이 바로 습관입니다.

고객만족(CS) 전문가인 닐 마틴(Neale Martin)박사에 따르면 소비 행동의 95%가 습관적 사고에 의해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는 뇌과학적 연구결과를 제시하면서 대부분의 소비 활동은 이성적 사고에 의한 구매 판단 보다는 무의식의 습관적 사고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도 고객들의 습관을 파악하고 활용해야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기업이나 비즈니스에 대한 고객들의 습관을 파악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또 그 습관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기업을 전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또 대부분의CEO들은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 습을 정량적이나 비주얼적인 데이터로 가지고 있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대기업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습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비즈니스 초심을 만드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우리의 시장과 고객의 습도 모르면서 어찌 성공을 바라겠습니까? 내가 하려는 비즈니스 시장의 습, 그 시장 고객의 습 그리고 경쟝화사들의 습을 파악하게 되면 백전불태(百戰不殆)입니다. 적을 알고 그의 모자란 점을 파악해 내 전략을 만든다면 어찌 경쟁에서 지겠습니까?

오늘날 빅데이터가 각광을 받는 이유도 다름 아닙니다. 빅데이터를 보면 그 속에 습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고객들의 습관이 그 데이터 속에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IT 기술의 진화로 원하는 정확한 키워드를 서치한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데이터들을 모을 수 있습니다. 지금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서들은 매우 많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고객들의 뒤만 따라다니며 만족을 주면 되었지만 이제는 미리 앞서 새로운 트렌드와 습관을 만들어 주는 행동까지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빅데이터를 제대로 보고 활용하는 기업은 드뭅니다. 예전 어느 글에서 우리나라 빅데이터 전문기업의 경영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빅데이터는 컴퓨터가 단순하게 해주는 데이터 마이닝이 아니라 사람이(그 분야 전문가) 하는 데이터 마이닝이다”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말을 듣는 순간 제가 항상 해오던 데이터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숨어있는 습을 보는 통찰력(insight)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다고 생각해 기뻤습니다.

빅데이터는 그를 활용하려는 전문가가 원하는(마인드) 데이터들을 캐내는(마이닝) 것이지 가공되지 않은 그냥 초기 데이터들을 모아놓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빅데이터의 활용에도 초기부터 전략이 필요합니다. 마인드 마이닝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하려는 일에 대한 마인드 맵(mind map)이 먼저 그려저 있어야 합니다. 이 초기 마인드 맵도 없고 또 마인드 마이닝도 없이 그냥 데이터 마이닝을 하는 빅데이터들이 수없이 진짜 빅데이터인양 이해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고객입니다. 고객이 없는 기업과 시장은 없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고객은 습(custom)을 행동하는 사람들(er) 입니다. 고객의 습을 보겠다는 마인드가 바로 빅데이터의 출발이기도 합니다.

또 한가지 명확하게 알아야 하는 사항이 있습니다. 빅데이터는 과거의 데이터들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컴퓨터가 모아준 그동안의 데이터들이 빅데이터가 아니라 그 구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우리가 원하는 마인드를 찾아내는 것이 진정한 빅데이터입니다. 우리가 마이닝하는 데이터들은 이미 일어난 행동에 대한 분석입니다. 이것은 앞으로 일어날 행동에 대한 과거의 습을 통한 미래의 인사이트입니다.

제가 빅데이터에 관해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과연 어느 정도의 데이터를 보는 것이 좋느냐?는 것입니다. 이는 기업 상황에 따라 다르고 어떤 데이터를 원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저는 원하는 마인드와 상황에 따라 다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짧게는6개월 이내에서 1년 정도 기간의 데이터만 모아도 어느 정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를 바탕으로 실제 고객의 마인드를 알기 위한 설문조사를 통해 검증하는 보안작업을 거칩니다. 이렇게 하면 과거의 습과 현재 살아있는 습을 동시에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빅데이터는 기업과 경영자들에게만 다양한 시각과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 고객을 알게 해주고, 찾아주고 가치를 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객 습의 뒤를 따라가는 것 보다는 앞으로의 고객 니즈를 파악하는 마인드를 가지고 미리 가는 인사이트를 발견해 내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원섭 IMS 대표
이원섭 IM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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