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섭의 通]목표지향적 사고 Vs 일상지향적 사고
[이원섭의 通]목표지향적 사고 Vs 일상지향적 사고
  • 이원섭 IMS 대표
  • 승인 2019.04.23 23: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주 구자룡선생이 쓴 “오드아이(odd eye) 서커스단의 가슴 벅찬 이야기”라는 책에 이어 요즘은 이인식선생님의 “지식의 대융합”이란 책에 푹빠져 삽니다. 아직 1부밖에 읽지는 못했지만(워낙 식견이 부족해 어려워서요) 그동안 제가 일을 하면서 느끼고 풀지 못하던 숙제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어 정말 신나게 보고 있습니다.

몇몇 부분에서는 제 생각과 다른 이론과 진리들도 있지만 그건 제가 작은 탓이라고 생각하고 다름의 긍정으로 받아들이며 공부하는 재미를 느낍니다. 저는 지금 하는 일이나 과거의 경력에서 학문적으로 전공을 하고 하는 일이 아니어서 이론적 배경이나 문제에 대한 해결 능력이 관련 학문을 전공하신 분들과 비교해 많이 뒤떨어짐을 느끼고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어떤 지식을 이미 가지고 있어 문제를 해결하는 귀납적 사고는 매우 부족하고 그냥 일상에서 배우고, 익히고 모자라면 책을 보거나 여러 선생님들에게 답을 구하는 사후 문제 해결식 방법으로 풀어가고 있습니다.

현재하고 있는 일인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통합(된, 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도 현업에서 수년간 일을 하면서 막히고, 답답했고 이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돈 슐츠교수가 주장한IMC가 이미 있었고 내가 고민했던 것이 이런 학문으로 이미 나와있다는 것을 알고는 마치 세상을 얻은 것처럼 기뻤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후에 제 가진 고민이 이것이구나 하는 것을 알고 배우면서 하나씩 작게 풀어가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지난 20여년 이상의 일들을 하면서 늘 고민하고 풀지 못했던 마음의 숙제들도 지금 보는 책을 보면서 “아! 그랬었구나”하는 쾌감으로 보고 또 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나름의 체계를 정리하면서 늦은 공부의 쾌감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제가 책을 보는 방법은 먼저 목차와 머리말을 봅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를 대강 보고 다음으로 보고 싶은 부분들을 읽습니다. 그 다음에야 처음부터 통독을 하는 방법으로 책을 보니 참으로 긴 시간이 걸립니다.

지금 보는 지식의 대융합이라는 책은 제게는 너무 어려운 분야입니다. 비전공 분야의 지식도 어려운데 거기에 관련 학문과의 융합, 그것도 대융합을 해 놓았으니 한 페이지 읽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제가 그동안 고민하고, 답답하고 답을 구하고자 했던 의문들에 대한 명쾌한 해석을 얻었을 때의 기쁨을 계속 얻으며 줄을 그어가며 보고 있습니다. 제가 감히 쓰고 있는 지금의 글들은 바로 이런 얕은 지식에서 출발한 저의 고민들에 대한 결과물이라는 생각입니다.

제가 건방지게 말하고 다니는 것이 “아는 것으로부터의 탈출”입니다. 너무 많이 보았고, 너무 많이 들었고, 너무 많이 가지고 있기에 자기 스스로의 굴레에 갇혀 나오지 못하고 세상 지식과의 단절을 많이 보았기에 그런 말을 하고 다닙니다. 커뮤니케이션이나 마케팅이나 모두 나 지향적인 것이 아니고 상대 지향적인 것이어야 하는데 스스로의 굴레에 갇혀있으니 제대로 되기 보다는 어긋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마컴(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줄여 이렇게 부릅니다)의 실행을 하기 전에 컨설팅을 하고 전략을 먼저 수립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자기 스스로를 보고 알아서 상대지향적으로 변해야 원하는 마컴을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미 아는 것과 가진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목표지향적(Top down) 사고는 늘 스스로를 자기 굴레에 가둡니다. 제가 일을 하면서 가진 고민이 바로 이런 것이었는데 “지식의 대융합”에서 학문적으로 검증하고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평소 제 생각과 말이 어느 학문적인 지식의 결과는 아니었지만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또 느꼈습니다. 물론 나름의 평소 숙제도 해결을 했습니다.

저는 평소 일방 주입식 교육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에 있는 지식들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획일적 사고의 강요가 아니라 그 지식에 대한 개념도 스스로 만들고, 검증도 하는 일상적 생활과 같은 사고와 지식을 심어주는 것이 교육이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기본은 어느 정도 그렇게 해야 하지요. 그러나 스스로 판단도 하고 느끼고 책임을 질줄 아는 수준이 되면 더 이상 이런 방법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제 주변에서도 여전히 이런 목표지향적 사고와 지식으로 무장된 똑똑한 분들이 방향을 잘못 끌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수년 전에 보았던 “창발(emergence)”에 대한 개념이 이해되지 않아 늘 답답해하고 있었는데 이 숙제도 이 책을 보면서 풀게 되었습니다. 이것도 목표지향적 사고는 아니고 제 일상지향적 사고의 결과라는 생각입니다. 뇌, 인공지능, 시지각 이론 등등을 설명하는 글을 보면서 맞아 바로 이것이 창발이구나하는 나름의 결과를 얻은 것입니다. 제 평소의 이런 답답한 마음과 알고자 했던 지식(뇌)의 길고 긴 끊임없는 의문들이 보이지 않게 이어지고 역이고 이어지다가 지금에야 비로소 알게 되는 이런 뇌의 활동이 바로 창발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 저는 앞으로 폭발적인 창발이 일어날 것 같은 기쁨의 환상속에 빠져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책의 1부만 읽었을 뿐인데 다 읽고나면 더 많은 평소의 궁금증이 풀릴거라는 착각도 한 몫을 합니다.

저는 그동안 너무 목표지향적(Top down) 지식과 사고를 가지고 상대를 대하지 않았나 반성합니다. 은연중에 그렇게 되었고 그런 것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나 돌아보면 정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혼자있지 못합니다. 항상 상대라는 개념(자기 스스로도 자기의 상대입니다)이 있고 내 가진 것으로 상대의 위에 서는 것이 아니라 내 아는 것으로 상대에 대한 동등 또는 하심의 자세가 있다면 언제나 통하고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목표지향적 지식으로 상대를 낮게 보는 사고는 고객도 커뮤니케이션도 없게 만듭니다. 이제 바닥에서, 일상에서 쌓아가는 지식과 사고는 상대도 크게 만들고 나도 크게 만드는 방법론이라는 생각으로 실천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이워섭 IMS 대표
이워섭 IMS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