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일본 편의점에 외국인 점원이 많은 이유
[시선]일본 편의점에 외국인 점원이 많은 이유
  • 조민준 기자
  • 승인 2019.05.1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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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은 심야근무 기피…유학생은 일본어 익히는데 최고
일본에서는 음식점이나 소매점 등에서 외국인 종업원은 이제 흔한 현상이다. 그 중에서도 일손 부족이 심각한 24시간 영업체제 편의점에서는 외국인 종업원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일본에서는 음식점이나 소매점 등에서 외국인 종업원은 이제 흔한 현상이다. 그 중에서도 일손 부족이 심각한 24시간 영업체제 편의점에서는 외국인 종업원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한반도와 멀지 않은 일본 열도에서는 내국인 일손이 귀해 외국인 고용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음식점이나 소매점 등에서 외국인 종업원이 일하는 모습은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 중에서도 일손 부족이 심각한 24시간 영업체제의 편의점에서는 외국인 종업원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외국인 점원 수가 일본 내국인을 웃도는 매장도 적지 않다.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섞여 있는 도쿄 미나토 지역에 위치한 로손시바우 매장은 외국인 점원이 많은 대표적인 곳이다. 이 매장은 점심시간대 투입되는 점원이 5명인데 모두 중국인이다. 총 점원이 14명인데, 이 중 일본인은 단 1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입 점원의 교육도 중국 국적의 점장이 맡아 한다. 점장은 이곳에서 6년 전 아르바이트로 일을 시작해 4년 전에 점장이 됐다.

왜 유독 편의점 일자리에 외국인들이 많이 몰리는 걸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 이유를 편의점 특유의 근무환경에서 찾고 있다. 24시간 영업체제다 보니, 심야에도 일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업무까지 점점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일본인들은 점점 기피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일터로 남게 된 것이다.

로손시바우의 중국인 점장은 “점원이 필요해 구인지에 2주간 게재했는데, 일본인으로부터는 한 통의 전화도 걸려온 적이 없다”고 말한다.

로손의 외국인 종업원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9년 3월 말 현재 외국인 종업원 수는 약 1만2000명으로 2년 전에 비해 2배 증가했다. 전체 종업원의 약 6%에 해당되는 수치이다. 도쿄 중심부에서는 30%를 넘은 곳도 있다.

이렇게 빠르게 증가한 데는 외국인 유학생이 일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 점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로손의 각 점포에 점원을 파견하는 로손스태프는 외국인에게 30시간의 연수를 실시한다. 베트남과 한국에도 연수 시설을 만들고 유학 예정자에게 손님 응대 방법 등 기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계산에 사용되는 기기 중 신형은 조작을 잘못했을 경우 중국어나 네팔어 등 4개 국어로 주의 화면이 나오도록 돼 있다. 외국인도 편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업무 특성 상, 만나는 사람(손님)도, 주문도 다양해 ‘살아 있는 일본어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도 외국인이 편의점을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음식점에서 일할 경우 태블릿 단말기를 사용해 주문을 받아 사람을 직접 접할 기회가 적지만 편의점은 손님과 직접 의사소통하는 일이 많아 언어 배우는데 더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일본 내국인의 지원은 없고 유학생 점원이 친구를 소개하는 형태로 고용을 진행해 온 결과, 외국인 종업원을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외국인 점원의 빠른 증가 이면에는 외국인에 대해 편견을 가진 손님들로부터 외국인 점원이 괴롭힘을 당하는 볼썽사나운 일도 빚어지고 있다. 아무 이유 없이 폭언을 하거나 계산하며 돈을 속였다고 억지를 부리는 등의 추태다.

일본 법무성은 2년 전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차별이나 편견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과거 5년간 모욕되는 등 차별적인 말을 들은 적이 있다’라고 회답한 외국인이 전체 응답자의 약 30%에 달했다. 외국인 3명 중 1명 정도가 모욕을 당했다는 얘기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외국인 고용상황(신고)’에 따르면 2018년 10월 현재 일본 국내 외국인 노동자 수는 전년대비 14.2% 증가한 약 146만명으로 사상 최고를 갱신했다.

국적별는 중국이 가장 많은 38만9000명으로 전체 외국인 노동자의 4분의 1을 넘는다. 다음으로 많은 곳은 베트남으로 31만7000명이다.

정부는 저 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해속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의 영입에 관련 제도까지 개정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제도가 지난 4월 1일부터 시행한 ‘개정 출입국관리법’이고, 이와 연동해 인력 부족이 심각한 14개 업종에서 외국인의 취업을 허용하는 새로운 체류자격 제도(‘특정기능’)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최대 약 34만5000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으로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14개 업종에 편의점은 포함돼 있지 않지만 프랜차이즈체인협회는 대상 업종에 추가해 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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