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89.7% “현재 대출 이자 부담으로 힘들다”... 63.4% “1년 사이 빚 늘었다”
소상공인 89.7% “현재 대출 이자 부담으로 힘들다”... 63.4% “1년 사이 빚 늘었다”
  • 윤화정 기자
  • 승인 2023.03.1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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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 금융실태조사 결과
대출 증가에 금리 인상 겹치며 부담 커져

소상공인 10명 중 9명이 대출 이자 부담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경기 악화로 부채가 늘어난 데다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는 것과 맞물려 이자비용이 대폭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소상공인 14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상공인 금융실태조사’ 결과, 소상공인 89.7%는 ‘현재 대출 이자 부담으로 힘든 수준’이라고 답했다.

이 중에서 매우 힘든 수준이라는 응답도 55.0%로 절반이 넘었다.

1년 전 대비 부채액에 대해서는 63.4%가 늘었다고 답했고 그 이유로 매출과 수익 동반 하락이 41.0%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매출 하락(37.0%),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 하락(16.0%) 등 순이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상 보증서 담보대출의 평균 취급 금리는 2021년 말 2.40~3.09%에서 2022년 말 5.03~5.52%로 1년 사이 두 배 가량 상승했다.

1년 전 대비 대출 잔액이 늘어난 데는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 증가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매출과 수익 동반 하락’을 꼽은 응답자가 41%, ‘매출 하락’이 37%로 총 78%에 달하는 소상공인이 매출 하락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서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 하락’이 16%를 기록했다.

소상공인의 어려운 상황은 경영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월 평균 매출액을 묻는 질문에 ‘500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소상공인이 36.7%로 가장 많았고, ‘500만~1000만원’이 19.9%로 56.6%가 연매출이 1억2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이렇게 낮은 상황에서 삼중고로 비용 지출이 늘어난 탓에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를 봤다’는 소상공인이 36.2%에 달했다.

월평균 영업이익이 ‘100만원 미만’도 13.8%에 달해 소상공인의 절반은 매월 100만원도 수익을 얻지 못했다.

경영 실적이 악화된 것을 버티고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지로 대출이 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소상공인은 사업자를 위한 정책자금보다 가계대출을 통해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경험이 있는 소상공인 중 정책자금 대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81.1%인 반면, 가계 대출로 자업자금을 조달했다는 응답자는 90.8%로 가계 대출 경험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의 금융정책 중 대환대출 프로그램 등에서 사업자대출로 대상을 한정하고 가계 대출을 포함하지 않는 것 등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 중에 97.4%는 여전히 부채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

채액은 ‘5000만~1억원’이 27.6%로 가장 많았고, ‘3000만~5000만원’이 22.5%, ‘3000만원 미만’ 15.8%, ‘2억원 이상’도 15%에 달했다.

대출 금리는 제1금융권이 제2금융권이나 제3금융권에 비해 실제로 낮았다.

‘5% 대’ 금리가 20.8%로 가장 많았고, ‘6% 대’ 18.6%, ‘4% 대’ 12.3%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7% 이상도 28.1%에 달해 상당수의 소상공인은 고금리 대출을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2금융권에서는 ‘10% 미만’이 52.7%로 가장 많았지만 ‘15% 이상’이 27.3%에 달했고, 제3금융권에서는 ‘15%~20%’가 38.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응답자 중 3.8%는 제1금융권에 대출이 없고 제2금융권 또는 제3금융권에만 대출이 있다고 응답해 제1금융권에 장벽이 있어 저금리 대출을 받지 못해 고금리 대출을 선택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임을 짐작케했다.

높은 금리를 증명하듯 대출 관련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가 39.8%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대출한도 제한에 다른 추가대출 불가’ 36.2%, ‘복잡한 대출 절차 및 구비서류’ 11.2%의 순이었다.

아울러 정부의 금융정책 중 가장 필요한 사항으로 ‘소상공인 대상 정책자금 대출 시행’을 꼽은 응답자가 47.8%로 1위로 꼽혀 최근 고금리로 인한 어려움이 큰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 ‘대환대출 대상을 개인 대출로 확대’ 15.2%, ‘기대출 상환유예 및 만기연장’ 14.4% 등의 순이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지난 1월 시행한 정부의 2% 금리의 소상공인·전통시장자금 융자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4일 만에 조기접수 마감을 기록했다”며 “실태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삼중고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상공인 경영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돼 대출로 버티고 있는 만큼 소상공인을 위한 직접대출 확대와 금융권의 가산금리 동결 및 인하 등 종합적인 금융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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