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속도’ 놓고 이통3사 이전투구....LGU+ "공개 검증하자"
‘5G 속도’ 놓고 이통3사 이전투구....LGU+ "공개 검증하자"
  • 조민준 기자
  • 승인 2019.06.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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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5G속도 비교 광고에 경쟁사 KT·SKT "치졸한 측정 방식"

 

KT는 벤치비 측정이 아닌 드라이빙 테스트 측정이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KT는 벤치비 측정이 아닌 드라이빙 테스트 측정이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이동통신 3사가 때 아니게 5G ‘속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최근 서울 시내에서 측정한 결과를 통해 ‘가장 빠른 5G 속도를 제공하는 사업자’라는 내용의 비교 광고를 게시하자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5G가 이제 막 시작 단계이고 커버리지도 극히 제한 된 상태에서 품질 개선 경쟁보다 도토리 키재기식 속도 비교에 몰두하는 것은 비싼 요금을 감수하고 5G를 선택한 고객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24일 일부 신문에 게재한 애드버토리얼(기사형 광고)에서 11일부터 사흘간 서울 25개구 내 186곳에서 스마트폰 데이터 통신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 벤치비로 통신 3사의 5G 평균 속도 값을 비교한 결과 동작역, 서래마을 인근 등 5곳을 제외한 181곳에서 자사가 가장 빨랐다고 주장했다.

186곳 측정 평균값으로 LG유플러스의 평균 속도가 480Mbps로 348Mbps와 323Mbps를 기록한 경쟁사보다 빨랐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자사 5G 네트워크 속도가 가장 빠르게 측정된 것은 빠른 네트워크 구축과 최적화로 안정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일부 매체도 대학가 등에서 LG V50 씽큐를 이용해 5G 속도를 측정한 결과 다수 지역에서 LG유플러스의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같은 LG유플러스의 홍보 이후 SK텔레콤과 KT는 지난 26일 오후 각각 설명회를 열고, 공정하지 않은 측정 결과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자사 네트워크 경쟁력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영인 KT 네트워크전략본부 상무.

KT는 전날 오후 3시 광화문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어 LG유플러스의 속도 측정 방식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정된 장소에서 5G 속도를 측정한 결과가 실제 이용자의 5G 접속 환경과는 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일부 지역 내 고정된 장소에서 속도측정 앱인 ‘벤치비’를 이용해 5G 속도를 측정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했다.

LG유플러스가 가장 속도가 빠른 장소 위주로 측정한 데다 5G 스마트폰 중 점유율 80%인 갤럭시S10 5G보다 자사 통신망에 가장 적합하게 제작된 LG V50 씽큐 위주로 측정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영인 KT 네트워크전략본부 상무는 “5G는 고주파 특성상 주변 환경에 따라 반경 10Km 내에서도 최대 20배 이상의 속도편차가 발생한다”며 “만약 3사 5G 기지국이 모두 설치된 지역이 있다면, 측정 장소에 따라 3사의 속도 결과가 모두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벤치비를 이용할 경우 같은 스마트폰으로 반경 10m 내에서 측정하더라도 속도가 23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점도 LG유플러스 측 주장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로 꼽았다.

김영인 상무는 “이동통신은 이용자가 단말기를 이용하면서 네트워크에 접속하더라도 끊기지 않고 균일한 품질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말이 이동할 때 기지국과 기지국을 연결해주는 핸드오버 기술의 품질을 포함해 5G와 LTE에서 얼마의 속도가 나오는지 평균 속도를 측정하는 ‘드라이빙 테스트’ 방식이 비교적 공정한 결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T는 연세대에서 고정점이 아닌 이동점 측정을 했을 때 자사의 5G 속도와 커버리지가 3사 중 가장 뛰어났다고 주장했다.

KT는 강남에서 일부 기자들을 대상으로 드라이빙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류정환 SK텔레콤 인프라그룹장.
류정환 SK텔레콤 인프라그룹장.

SK텔레콤도 이날 오후 5시 본사에서 간담회를 열어 '서울에서 LG유플러스의 5G 속도가 최고'라는 주장에 대해 "인정할 수 없고 말도 안 된다"며 "우리가 이기는 데가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류정환 SK텔레콤 인프라그룹장은 “현재 5G가 도입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품질을 고도화하는 과정에 있는데, 이런 과도기적인 시기에 진행된 측정은 신뢰하기 어렵다”며 “(LG유플러스의 측정 결과는) 어느 시간대에 누가 측정했는지 세부 데이터를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로, 경쟁사의 일방적인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벤치비는 누가 어느 시간대에 측정했는지를 봐야 한다"며 "직접 측정한 경우는 믿고 사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신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5G 속도 측정 방법과 관련해 "드라이빙 테스트가 객관적이고 제일 낫다는 것은 맞다"면서도 "자체 측정 결과 우리가 이기는 데가 더 많았다"며 KT의 주장도 반박했다.

경쟁사의 지적이 이어지자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5G 속도 품질 공개검증’을 하자고 제안하며 반격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 대비 속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는 5G 네트워크 속도 품질에 대한 경쟁사의 문제 제기와 관련해 '이통 3사 5G 속도 품질 공개검증’을 제안한다”며 “LG유플러스는 경쟁사의 속도 품질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고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개 검증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임의로 주변의 속도를 높이는 등 행위를 통해 결괏값을 왜곡했다는 경쟁사 주장에 대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V50가 최근에 출시된 단말이어서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통3사의 이런 태도에 대해 5G 속도가 상용화 전 약속한 속도에 크게 못 미치고, 많은 지역에서 여전히 불통인 상황에서 고객 서비스 개선 경쟁 대신 전혀 자랑할 수준이 못 되는 5G 속도를 비교하며 비난전을 벌이는 것은 고객을 무시한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5G 가입자 사이에서는 이통3사가 자사가 최고라고 자신한다면 논란만 벌일 게 아니라 정부가 내년에 정식으로 5G 속도 평가를 하기 전에 공동으로 속도를 공개 측정하고 결과를 즉시 고객과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속도가 최대 20Gbps로 4G보다 20배가량 빠를 것이라고 선전하며 가입자를 모았지만 실제로는 LTE보다 약간 빠르거나 느린 경우도 있다"며 "많은 5G 고객이 5G 서비스 부실로 LTE 모드로 이용 중인 상황에서 이통3사가 전국적인 커버리지 확대 노력보다 일부 지역 내 소폭의 속도 차에 치중하는 모습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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