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성장날개 꺾이나....1만원어치 팔아 남긴 기업이익 1년새 770원→520원
기업들 성장날개 꺾이나....1만원어치 팔아 남긴 기업이익 1년새 770원→520원
  • 문현지 기자
  • 승인 2019.09.17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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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19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수익성 둔화
매출액증가율 1분기 –2.4%에서 2분기 –1.1%
매출액영업이익률 1년전 7.7%에서 5.2%로 축소

국내 기업들의 성장세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 등에 따른 수출부진 여파로 2분기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둔화됐다.

매출액증가율이 '마이너스'를 지속한 가운데 1년전 7.7%였던 매출액영업이익률·매출액세전순이익률이 5.2% 안팎으로 낮아졌다.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덮친 하반기에는 기업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들의 성장 날개가 꺾이면 수익 악화로 이어지고,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 부진의 골을 더 깊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액증가율은 1분기에 이어 역성장을 이어갔고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보다 떨어졌다.

한은은 지난해말 기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적용대상 기업 중 3764개 기업을 표본조사해 이같이 결론냈다.

매출액증가율은 1분기(–2.4%)에 이어 2분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1.1%로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다만 1분기보다는 감소폭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제조업의 전년동기 대비 매출증가율은 자동차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1분기 –3.7%에서 2분기 –1.7%로 감소폭이 작아졌다. 비제조업(-0.7→-0.3%)도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 생산증가율 상승에 따라 감소폭이 줄었다.

기업들의 매출 감소에 결정적 영향을 준건 반도체 업종의 부진이었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출 부진으로 매출액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포함된 기계·전기전자의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1.9%, 올해 1분기 -9.0%, 2분기 -6.9%로 3분기 연속 역성장하고 있다. 주력 업종이 부진해지니 기업 성장 지표 전체가 휘청인 셈이다.

문제는 반도체 부진이 지속되며 수출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수출액은 464억달러로 전년대비 13.6% 감소하며 9개월 연속 내리막을 탔다. 이달 초 수출이 지난해보다 7.2% 늘어나며 반등 조짐을 보이긴 했으나 추석 연휴 전 '물량 밀어내기'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회복세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까진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는 하나 일본의 수출규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수록 기업 경영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기업 설문조사를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결과 국내 대기업 매출액이 평균 2.8%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이익도 평균 1.9%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전망대로 3분기 기업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될 경우 지난 2016년(1~3분기)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3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게 된다.

한편 국내 기업의 총자산증가율은 1분기 대비 0.2%로 지난해 2분기(1.2%)에 크게 못미쳤다.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의 투자부진이 드러난 셈이다. 전분기 대비 총자산증가율은 제조업(1.7→0.3%), 비제조업(0.5→0.1%) 모두 지난해 2분기보다 줄었다.

이런 가운데 수익성 지표는 전년동기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분기 5.2%로 지난해 2분기(7.7%)에서 하락했다. 매출액 대비 세전순이익률도 1년전 7.7%에서 올 2분기 5.3%로 낮아졌다.

제조업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률(9.5→5.5%)과 세전순이익률(9.8→5.8%)이 모두 하락했다. 여기에는 반도체 가격하락,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정제마진 하락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비제조업은 영업이익률(5.0→4.8%)이 하락했지만 세전순이익률(4.5→4.5%)은 유지됐다.

1년전에 비해 대기업·중소기업 모두 수익성이 나빠졌다.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7.8%에서 올 2분기 5.0%로, 세전순이익률은 7.8%에서 5.0%로 떨어졌다.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7.3→6.3%)과 세전순이익률(7.2→6.2%)도 모두 하락했다.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2분기 들어 하락하면서 안정성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로 발행 여건이 호전됨에 따라 회사채 발행이 늘어 차입금의존도는 다소 상승했다.

2분기 기업들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83.5%로 1분기(86.7%)보다 하락했다. 2분기 중 발생한 순이익으로 자본이 늘고, 1분기 중 미지급배당금 지급과 미지급 법인세 납부가 이뤄진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1분기 대비 2분기 제조업(69.0→63.7%)과 비제조업(119.0→118.0%) 모두 부채비율을 줄였다.

차입금의존도(총자산 대비 차입금·회사채 합산액)는 1분기보다 상승(22.8→24.1%)했다. 제조업은 1분기 19.9%에서 20.3%로, 비제조업은 27.0%에서 29.0%로 각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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