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이런 지정학적 위기 처음…적응하는 법 찾아야"
최태원 SK회장 "이런 지정학적 위기 처음…적응하는 법 찾아야"
  • 전석희 기자
  • 승인 2019.09.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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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워싱턴서 'SK의 밤' 행사 개최…日 수출 규제엔 "대안 찾아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경영 환경을 둘러싼 국내외 상황과 관련, "이런 종류의 지정학적 위기는 처음"이라며 위기에 적응하는 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과 맞소송 중인 전기차 배터리 기술 유출 관련해서는 “잘 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최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SK하이닉스 지사에서 열린 'SK의 밤(SK Night)' 행사에서 국내 언론사 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회장은 "제가 SK 회장을 한 지도 한 20년 되는데 20년 동안에 이런 종류의 지정학적 위기라는 건 처음 맞는 것 같다"며 "이렇게까지 지정학이 비즈니스를 흔들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일 간 경제전쟁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는 일본의 부품·소재 수출 규제 등에 대해 기업인으로서 소회를 털어 놓은 것이다.

최태원 회장이 19일 저녁(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SK Night(SK의 밤)' 행사에서 사회적 가치를 통한 파트너십의 확장을 주제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19일 저녁(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SK Night(SK의 밤)' 행사에서 사회적 가치를 통한 파트너십의 확장을 주제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어 "이게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거라면 단순간에 끝날 것 같지도 않으니까 이 세상으로 가면 이제 여기에 적응하는 법을 찾아야겠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앞으로 30년은 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길게 갈 것으로 본다"라고도 했다.

최 회장은 또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반도체 부품 국산화 문제에 관해서는 "국산화라는 단어를 쓰는 것보다 '얼터너티브 웨이(alternative way)'를 찾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대안 모색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산화를 배제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일단 대안을 먼저 찾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한국 기업을 포함해 다양한 주체와 파트너를 맺어 협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서는 "물건을 안 팔면 다른 데서 구해와야 한다"며 하지만 중대한 부품은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져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언급한 뒤 "그것을 무기화하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기술 유출과 관련해 LG화학과 소송전을 벌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잘 될 것"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SK의 밤’ 행사는 북미 시장에서 미국 주요 인사들에게 SK의 글로벌 경쟁력을 알리고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다.

올해 행사에는 캐런 캘리 미 상무부 차관, 데이비드 스미스 싱클레어그룹 회장 등 고위급 인사 250여명이 참석했다.

최태원 회장(왼쪽)이 19일 저녁(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SK Night(SK의 밤)' 행사에서 캐런 켈리 미국 상무부 차관(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왼쪽)이 19일 저녁(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SK Night(SK의 밤)' 행사에서 캐런 켈리 미국 상무부 차관(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환영인사를 통해 “SK 배지의 ‘행복 날개’는 우리 모두의 더 큰 행복을 위한 헌신·약속을 상징한다”면서 “SK는 최근 3년간 미국에 50억 달러를 투자했고 향후 3년간 1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추구도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2∼23일 뉴욕에서 열리는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세계시민상' 시상식과 만찬에 참석, 역대 수상자인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 등을 만나 글로벌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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