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거주자, 통근시간만 2시간…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은?
수도권 거주자, 통근시간만 2시간…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은?
  • 김근영 기자
  • 승인 2019.11.2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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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직장과 동일 지역 거주자 2008년 42% → 2018년 51%, 약 10% 증가

부동산시장에서 출퇴근이 수월한 직주근접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출근길부터 시작되는 극심한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는데다가 출퇴근시간도 크게 단축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수많은 인파로 인해 숨조차 쉬기 힘든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을 최소화 시킬 수 있어 인기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벨’ 문화도 직주근접 아파트 선호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근시간이 단축됨에 따라 자신만의 여유시간이 늘어나므로 취미활동이나 여가생활도 즐길 수 있어서다.

실제, 통근시간은 수도권 근로자들에게 상당한 피로감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9월, 통계청의 ‘KOSTAT 통계플러스’ 가을호에 실린 ‘통신 모바일 데이터를 활용한 수도권 근로자의 이동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거주자의 평균 출퇴근 시간이 편도 51분 가량 소요됐다. 또, 인천 거주자는 46분, 경기 거주자 45분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거주자는 하루에 약 2시간 가량을 길 위에서 허비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현대인들의 출퇴근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직장 주변에 거주지를 마련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KEB하나은행 한국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서울시 직장인 중 직장과 거주지가 동일 지역(자치구)인 비중이 2008년 42%에서 지난해 51%로 크게 늘었다. 이는 ‘직주근접’ 현상이 커져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직주근접형 단지는 분양시장에서도 인기다. 지난 11일, 롯데건설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짓는 ‘르엘 대치’의 1순위 청약접수를 받았다. 이 단지는 31가구 모집에 1순위 해당지역에서만 무려 6575명이 청약해 평균 212.1대 1의 로또 같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분양했던 단지 중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강남권 대규모 업무지구의 통근이 가능한 만큼 청약수요가 대거 몰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지난 10월 신일이 인천 부평구 산곡동(산곡2-1구역)에 분양한 '부평 신일 해피트리 더루츠'도 1순위에서 10.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분양을 마무리 지었다. 이는 2002년 이후 부평구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이다. 이 아파트는 한국GM부평공장과 부평국가산업단지, 부평 도심과 가깝다.

분양평가업체 리얼하우스의 한 관계자는 “통근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부동산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면서 “도심의 높은 주택가격에 밀려 외곽지역으로 떠났던 이주민들이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는 현상(도심회귀현상)이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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