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우려에 결국 세계 최대 모바일박람회 MWC도 취소....영향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결국 세계 최대 모바일박람회 MWC도 취소....영향은?
  • 조민준 기자
  • 승인 2020.02.13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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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인텔·페북 등 수십개 글로벌기업 불참에 주최측 결단
중소업체들 홍보무대 닫혀 타격…개최도시도 직접 피해

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0이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결국 취소됐다.

유럽 재정위기는 물론, 개최를 불과 몇주 남기고 발발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에도 거뜬했던 MWC가 중국발 코로나19의 벽을 넘지 못하고 취소된 것은 33년 역사상 처음이다.

AP, 로이터 통신, 국내 언론에 따르면 MWC를 주관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개막을 2주 앞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는 24~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MWC2020을 취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GSMA의 존 호프먼 회장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한 국제적 우려와 여행 경보 등으로 행사 개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결정배경을 밝혔다.

GSMA 행사 취소 공지문 전문. GSMA 홈페이지캡처.
GSMA 행사 취소 공지문 전문. GSMA 홈페이지캡처.

앞서 새 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이었던 LG전자이 불참을 선언했고 인텔, 페이스북, 아마존, 소니, 시스코 등 수십 개 기술 회사와 무선 통신회사들이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잇따라 MWC 불참 계획을 밝혔다.

오는 24∼27일 열릴 예정이던 MWC는 세계 최대의 통신·모바일 전시회다. 전 세계 약 200개국에서 1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모여 최신 IT 기술 트렌드를 체험한다.

전시회 특성상 손으로 기기를 만져보고 직접 써보는 체험이 많고, 5천∼6천명 중국인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전시회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샀다.

GSMA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여러 차례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대형 업체들이 잇달아 참가 취소를 발표하면서 이날 긴급 이사회 회의 끝에 취소를 결정했다.

당초 관계 당국은 MWC를 통해 4억7300만 유로(약 6093억원)와 지역경제에 1만4000개 이상의 파트타임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때문에 스페인 부통령, 개최지인 바르셀로나 시장 등은 코로나19 때문에 행사를 취소할 어떤 공중보건적 이유도 없다면서 참가업체의 진정을 호소했다.

하지만 행사 주최 측의 코로나19 예방 조치가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참가 업체들의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취소 결정이 공식화하자 관련 업계에서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그간 코로나19 우려에도 자칫 주최측에 미운털이 박힐 것을 우려해 먼저 불참방침을 밝히지 못했던 일부 기업들은 다행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최신 IT 기술 트렌드를 한 눈에 살펴보고 세계 각국의 통신·장비업체 관계자들과 연이어 비즈니스 미팅을 가질 수 있는 자리가 흔치 않다는 점에서 우려도 쏟아진다.

SK텔레콤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 또한 당초 예정됐던 비즈니스 미팅 수십여건을 취소 또는 연기하게 됐다.

이미 부스 마련 등을 위해 쏟아부은 비용도 버린 돈이 될 수밖에 없다. 당초 GSMA는 스페인 당국에 보건비상사태 등 긴급사태 선포를 요구해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행사 취소에 따른 손실을 보험으로 적용받을 수 없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억단위를 들였다"며 "중소기업들은 연간 마케팅 예산의 상당 부분을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MWC 개최 취소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건 중소기업들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이나 애플 같은 기업들은 자체 제품 발표 행사에도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다른 대기업들 역시 자체 행사를 열거나, 직접 고객들을 찾아가는 등의 방법으로 홍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상황이 다르다. 물적 토대가 약한 중소기업들에겐 CES와 MWC가 잠재고객들의 시선을 잡아챌 더 없이 좋은 무대였다. 올해는 이 무대가 사라지면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MWC 취소는 향후 세계 각국에서 예정된 전시회 및 박람회 취소로 줄 이을지 관심거리이다. 4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시계박람회 바젤월드의 주최측도 현재 행사 취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오는 18일부터 이탈리아에서 진행되는 밀라노 컬렉션에서는 1000여명의 중국인 바이어들의 출입이 금지됐다. 고육지책으로 온라인 중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외신들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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