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오팔세대, ‘가정간편식(HMR)’ 선호추세로 바뀌고 있다
은퇴한 오팔세대, ‘가정간편식(HMR)’ 선호추세로 바뀌고 있다
  • 문현지 기자
  • 승인 2020.02.14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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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멤버스, 베이비붐 세대 은퇴 후 식생활 변화 분석
소비 규모 축소로 외식 줄이고 집밥 빈도 늘려…‘요리’보단 간편식 ‘조리’ 선호
아내 가사 은퇴에 58~60년생 남성 지난해 HMR 구매액 2016년比 17% 증가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을 일컫는 이른바 ‘오팔(Old People with Active Lives) 세대’가 아내의 요리를 받아 먹기 보단 가정간편식(HMR)을 활용해 직접 식사를 챙기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롯데멤버스가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 연계 분석을 통해 최근 발간한 2020 트렌드픽(TREND PICK)을 통해 은퇴라는 생애 주요 변곡점을 맞으면서 베이비붐 세대의 생활 전반에 걸쳐 소비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을 소개했다.

리서치플랫폼 라임 설문 및 엘포인트(L.POINT) 거래 데이터 분석 결과, 특히 식생활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는 것. 이 분석에 따르면 은퇴자 부부(1958~1960년생 남성, 1961~1963년생 여성) 집단은 백화점 식당가 이용이 2016년 9.9회에서 지난해에는 6.7회로 33% 줄이는 대신 집밥 빈도들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외식 빈도가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서도 50대 부부(2인 가구 기준)에 비해 60대 부부의 외식(음식) 및 숙박 지출 비중이 3% 가량 적었다. 반면 식료품 및 음료(비주류) 지출 비중은 5% 정도 많았다. 은퇴 후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집밥 빈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2020 트렌드픽에서는 은퇴자 부부의 집밥 빈도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분석 집단의 소스류와 가정간편식(HMR) 구매 추이를 살펴봤다.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소스류는 집밥 요리 시 필수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품목이다. 분석 결과, 지난해 소스류 인당 구매금액(-9.2%)과 구매건수(-0.8회)는 모두 2016년 대비 감소했다. 은퇴 후 집밥이 늘 것이라는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다.

그러나 같은 기간 분석 집단의 HMR 인당 구매금액 및 구매건수는 증가했다. 지난해 가정간편식 인당 구매금액이 2016년 대비 약 16%, 이용건수가 1.3회 늘었다. 특히 남성은 여성보다 증가폭이 컸으며, 인당 구매금액이 17%, 구매건수가 평균 1.5회 많아졌다.

이는 집밥을 요리해서 먹기보다는 간편식으로 대체해 조리해 먹는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마디로 베이비붐 세대 아내의 ‘가사 은퇴’가 현실화됨에 따라 직접 재료를 구매해 요리하기보다는 HMR 등을 이용해 간단히 조리해 먹는 집밥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베이비붐 세대가 주로 먹는 가정간편식(중복응답 포함)은 냉동식품(80.4%), 즉석밥(48.0%), 탕/국/찌개(34.8%), 전(29.1%), 밑반찬(22.9%)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반찬류 중 양념육(26.1%)과 간편조리생선(11.5%) 응답도 적지 않았다.

가정간편식을 언제 이용하느냐는 설문에는 △요리가 귀찮을 때(57.5%) △식사 준비 시간이 없을 때(56.2%) △요리 재료가 없을 때(43.2%) △특별한 메뉴가 먹고 싶을 때(22.4%)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황윤희 롯데멤버스 데이터애널리틱스부문장은 “은퇴 후 집에서 세 끼 모두 챙겨먹는 남편을 ‘삼식이’라 부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니 HMR의 도움으로 직접 식사를 준비하는 남편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장년층 남성을 위한 쿠킹클래스가 속속 등장하는 등 액티브 시니어들이 사회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멤버스는 2020 트렌드픽 발간을 위해 지난 3년간의 엘포인트 거래 데이터를 분석했다. 또, 리서치 플랫폼 라임을 통해 전국 만 23~64세 남녀 3000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95% 신뢰 수준에서 표본 오차 ±1.79%)를 실시했다. 특히 2018년부터 법정 정년을 맞는 대규모 은퇴자 집단의 최근 4개년 소비 데이터를 집중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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