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별 11년간 순익률 조사해보니......알짜 경영 1위는 '삼성' 아닌 'KT&G'
30대 그룹별 11년간 순익률 조사해보니......알짜 경영 1위는 '삼성' 아닌 'KT&G'
  • 문현지 기자
  • 승인 2020.02.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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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한진 5.5조원 · 두산 2.1조원 손실…경영 재무 구조 개선 시급"

국내 30대 대기업 집단(그룹) 중 최근 11년간 당기 순이익률이 가장 높은 알짜 경영 기업은 KT&G로 나타났다.

반면 한진그룹과 두산그룹은 같은 기간 조 단위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돼 경영 재무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2008년~2018년 국내 30대 그룹 당기순이익률 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기간 11년간 30대 그룹이 올린 총 매출은 1경 3604조원 규모였다.

매출 규모로 보면 삼성그룹이 3070조원(22.6%)으로 가장 컸고 이어 현대차 1652조원(12.1%), SK 1554조원(11.4%), LG 1229조원(9%) 순으로 외형이 컸다.

공정자산 기준(2019년) 재계 5위 롯데그룹과 6위 포스코그룹은 매출 덩치에서 순위가 뒤바뀌어 포스코 701조원, 롯데 658조원으로 나타났다. 또 매출 상위 10위에는 7위 GS(645조원), 8위 현대중공업(535조원), 9위 한화(461조원), 10위 농협(315조원)이 포함됐다.

30대 그룹 중 에쓰오일, 코오롱 등은 자산 순위보다 매출 순위가 크게 앞섰다. 에쓰오일은 자산 규모로 재계 20위이지만 11년 누적 매출 외형은 270조원으로 12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자산 순위 30위 코오롱도 11년 누적 매출액은 95조원으로 23위에 꿰찼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하 순익) 역시 삼성그룹이 가장 많았다. 2008년 이후 삼성이 11년 간 벌어들인 순익만 259조원 규모였다. 이는 30대 그룹 전체 순익 706조원의 36.7%나 차지한다.

30대 그룹에서 삼성은 매출보다 순익 영향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현대차 114조원(16.2%), SK 91조원(13%), LG 44조원(6.2%) 순으로 조사됐다. 이외 톱10에 포스코(30조원), 롯데 (26조원), 현대중공업(20조원), GS(18조원), 한화(17조원,), 신세계(12조원)가 이름을 올렸다. 이중 자산(11위)과 매출(15위) 기준 상위 10대 그룹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신세계그룹이 유일하다.

하지만 매출 대비 당기순이익 비중인 순익률 랭킹은 완전 다르다. 30대 그룹 순익률 1위는 최근 11년간 평균 순익률 24.3%를 기록한 KT&G 그룹이다. KT&G의 11년 누적 매출은 42조원으로 30대 그룹 중 28번째로 하위권이었는데 순익은 10조원으로 11위에 올라 순익률 1위를 기록했다.

매출 대비 순이익과 순이익률이 높은 것은 회사에 이익금이 많이 쌓였다는 의미다.

KT&G그룹의 순익률을 연도별로 보면 2008년 30.3%에서 2010년 31.7%까지 높아졌다. 이후 순익률은 2011년(24.8%)→2012년(21.9%)→2013년(15.5%) 등 3년 동안 하락했다. 그러다 2014년(21%)→2015년(25.9%)→2016년(26.2%) 3년은 다시 상승했고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23.7%, 22.3%로 20% 이상을 유지해오고 있다.

KT&G 그룹은 작년 기준 계열사가 11곳이다. 이중 계열사인 (주)KT&G와 한국인삼공사에서 올린 순익이 높아 그룹 전체 순익률도 20%대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순익률 2위는 현대백화점그룹(11.8%)이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2008년 이후 11년 누적 매출 외형이 26위, 순익이 14위였다.

4대 그룹 11년 평균 순익률은 삼성(8.4%), 현대차(6.9%), SK(5.9%), LG(3.5%) 순으로 파악됐다.

반면 30대 그룹 중 한진과 두산은 같은 기간 적자를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특히 한진그룹은 2008년~2016년 중 2010년을 제외한 8년 간 적자를 봤고 또 2008년, 2009년, 2011년 3년은 순손실액만 1조원을 상회했다. 이에 따라 11년 간 누적 당기순손실 규모만 5조5000억원으로 30대 그룹 중 가장 컸다. 한진그룹의 11년 누적 당기순손실률은 -2.5%다. 매출은 224조원으로 13위였지만 대규모 적자로 순이익면에서는 최하위 수준이었다.

두산(-1.2%) 그룹도 11년 누적 당기적자 규모가 2조원 이상이나 됐다. 조사 기간 11년 중 6개년동안 적자를 봤고 특히 2015년 1조6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에도 적자가 8970억원이었다.

현대중공업 그룹 소속이 될 대우조선해양도 2016년, 2017년 2년 동안 순손실액만 6조 7170억원에 달했다. 그나마 나머지 해에 순익을 올려 당기적자액은 2조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11년 누적 순이익률은 -1.4%였다.

아시아나항공을 품었던 금호아시아그룹도 11년 누적 순손실 규모가 1조5000억원 규모였다. 지난 2009년 금호산업의 순손실액만도 2조 3400억원이었고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도 1조원 넘는 손실을 봐 그룹 계열사 전체 당기적자액만 3조 8670억원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조금씩 휘청하면서 결국 주력사인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하게 됐고 30대 그룹에서도 밀려났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30대 그룹 중 한진과 두산 그룹의 경영 실적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며 “두 그룹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영 효율성과 경쟁력 강화 등으로 매출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실적 개선이 이뤄져야 성장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실 개선을 이루지 못할 경우 단계적으로 인력 감축과 핵심 자산 매각 등으로 부채 등을 줄여나가게 되는데 이럴 경우 그룹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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