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해외계열사 38%는 중국·미국에....특별지위 박탈 우려되는 홍콩에만 83개사 운영
10대그룹 해외계열사 38%는 중국·미국에....특별지위 박탈 우려되는 홍콩에만 83개사 운영
  • 윤화정 기자
  • 승인 2020.06.07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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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2020년 10대 그룹 해외 계열사(법인) 현황 분석
해외 계열사 삼성 608곳 가장 많고 한화(420곳), LG(358곳), 현대차(354곳), SK(352곳) 순
일본보다 베트남에 해외 법인 더 많아…아시아권 국가에 절반 가까이 해외 계열사 배치

최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기폭제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을 심화시킨 홍콩에 위치한 한국 10대 그룹의 해외 법인이 83곳으로 조사됐다.

또 10대 그룹 해외 계열사 2652곳 가운데 38%인 1006곳 정도가 갈등이 심한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 위치해 있어 해외 사업의 불확실성을 더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공정 자산 기준 10대 그룹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2020년 국내 10大 그룹 해외 계열사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해외 계열사는 101개 국가에 2652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2580곳)보다 72곳 많아졌다.

그룹별로 해외법인을 보면 삼성이 608곳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화(402곳), LG(358곳), 현대차(354곳), SK(352곳), 롯데(233곳), 포스코(137곳), GS(125곳)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545곳(20.6%)으로 가장 많았다. 그중에서도 미·중 갈등의 핵심인 홍콩보안법으로 정세가 불안한 홍콩에 계열사 83곳을 둔 것으로 조사됐다.

홍콩에 해외 법인을 가장 많이 둔 기업은 SK그룹이다. SK의 홍콩소재 계열사는 44곳에 달한다. 롯데와 삼성도 홍콩에 계열사를 각각 18곳, 13곳 두고 있다.

CXO연구소는 “홍콩보안법 통과로 미국이 기존에 유지해오던 홍콩 특별지위 박탈이 현실화 하면 홍콩은 금융 허브로서의 메리트가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홍콩에 계열사를 둔 주요 그룹들이 향후 어떻게 지배해나갈 지과 관심사로 대두됐다”고 지적했다.

중국 다음으로 해외 계열사가 많은 지역은 미국이다. 이곳에는 10대 그룹 계열사가 462곳(17.4%)이다.

미국과 중국(홍콩 포함) 두 나라에 소재한 10대 그룹 계열사만 해도 1006곳으로 작년 824곳보다 182곳(22.1%)이나 많아졌다.

이는 특히 10대 그룹 해외계열사 중 37.9%가 미국과 중국에 있는 것으로 국내기업들이 미국과 중국 시장을 중요한 먹거리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하지만 최근 홍콩보안법으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해외사업에 어떤 경영 함수로 작용할 지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10대 그룹별로도 글로벌 경영 셈법이 복잡해졌다. 10대 그룹 중 미국에 가장 많은 계열사를 두고 있는 곳은 삼성을 제치고 한화가 142곳으로 가장 많았다. 한화의 경우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미국에 해외계열사를 많이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삼성(79곳), 현대차(71곳), SK(66곳), LG(37곳) 순으로 미국에 해외 법인을 많이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홍콩을 제외한 중국에는 SK가 99곳이나 되는 법인으로 최다였다. 이어 LG(82곳), 삼성(77곳), 현대차(70곳), 롯데(39곳) 순으로 높았다.

중국, 미국 다음으로 해외 계열사가 많은 나라는 베트남(98곳)이다. 롯데는 31곳이나 되는 회사를 베트남에 세워 10대 그룹 중에서는 가장 많이 운영 중이다. 이어 삼성(19곳), LG(14곳), 한화(11곳) 순으로 베트남에 해외 법인이 많았다.

반면 일본에 둔 계열사 수는 95곳으로 베트남보다 적었다. 10대 그룹 중 8개 그룹은 모두 일본 내 법인 숫자가 10곳 이하로 적었다. 특히 삼성(9곳), 롯데(5곳), 현대차(3곳) 일본 계열사 숫자는 미국과 중국은 물론 베트남보다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10대 그룹이 베트남 시장을 일본보다 더 메리트 있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외 10대 그룹은 인도네시아 85곳, 인도 84곳, 캐나다 83곳, 싱가포르 79곳, 멕시코 69곳, 터키 68곳 순으로 해외 계열사를 많이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륙별로는 아시아 지역 국가에 1240곳(46.8%)으로 최다였다. 국내 10대 그룹은 아시아 시장을 제품 생산 기지와 판매 시장으로 가장 크게 염두 해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북미 615곳(23.2%), 유럽 597곳(22.5%), 남미 103곳(3.9%), 오세아니아 66곳(2.5%), 아프리카 31곳(1.2%) 순으로 해외계열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미국과 중국 갈등의 골이 깊어져 미중 경제 전쟁으로까지 확산될 경우 직간접적으로 국내 주요 그룹들의 입지도 좁아질 수 있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수출 약화, 홍콩보안법 통과, 한일 간 경제 갈등 불씨 등은 국내 그룹들에게 대외적인 불확실성을 가중시켜 국내 그룹들의 글로벌 경영이 더욱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서울 등도 홍콩에 버금가는 세계적 금융 도시가 되기 위한 장기 플랜 마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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