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미국 진출 기업, ‘인건비’ 홍역
[초점]미국 진출 기업, ‘인건비’ 홍역
  • 조민준 기자
  • 승인 2019.02.0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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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에 이민 규제 겹쳐 급등…가격인상•물류정비 등 대책 내놔
미국 국내 인건비 급등으로, 아지노모토 등 일본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는 등 미국 사업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미국 국내 인건비 급등으로, 아지노모토 등 일본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는 등 미국 사업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미국 국내 인건비 급등이 일본 기업들의 미국 사업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주요 식료품업체들은 물류비 상승을 반영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플랜트 업체들은 예상을 웃도는 인건비 증가로 손실을 기록했다.

아지노모토의 경우 미국에서 판매하는 만두나 차오판(중국식 볶음밥) 등 냉동식품의 가격을 2~5% 올렸다. 운전기사의 노동시간 규제 등으로 물류비가 1년 사이에 10% 이상 늘어난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하우스식품은 두부, 기코만은 간장, 닛신식품홀딩스는 컵누들의 가격을 각각 인상했다.

인건비 상승에 애를 먹는 일본 기업은 식품 업체들만이 아니다.

치요다화공건설은 20184~9월 결산에서 1086억엔의 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루이지아나주의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건설 과정에서 일손 부족으로 공기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로 인해 850억엔 규모의 공사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IHI도 미국에서 건설 중인 LNG 관련 설비에서 노동자 부족으로 공사가 지연, 지금까지 280억엔의 손실을 냈고, 미쓰이E&S2018년 봄에 완료완 에틸렌 관련 설비 공사에서 손실을 기록했다.

또 플랜트 업체들 사이에서는 셀가스 개발이나 2017년 멕시코 해안을 덮쳤던 허리케인의 피해를 복구하는 사업이 본격화 하면서 기능공 쟁탈전이 뜨겁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이 미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원인은 인력 부족과 그에 따른 인건비 증가다. 미국은 장기 호황을 배경으로 사상 최저 수준의 실업률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고, 올해도 그 추세는 계속되는 양상이다. 20191월 미국 고용통계에 따르면 고용자 수는 전월에 비해 304000명 증가하며 11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4.0%인데, 5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던 20183(3.7%)보다는 높지만 역대 최저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정권이 생산이나 물류 인력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이민자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인력난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미국 경기가 앞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구인 우위의 인력수급 상황이 지속되면서 인건비도 계속 올라가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1월에도 평균 시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 증가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더했다.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의 고충이 있지만, 자국에서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일본 업체들에게 에게 여전히 미국의 유망 시장이다. 때문에 각 사는 인력난과 비용 증가의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아지노모토는 북미의 물류에 정통한 사외 전문가를 초대해 물류 시스템의 정비에 들어갔다. 우선 물류거점의 과제를 해결한 뒤에 일본에서 추진하고 있는 타사와의 공동물류나 해상이나 철도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나갈 방침이다.

삿포로홀딩스는 미국 내 공급체계를 정비한다. 캐나다에서 생산하고 있는 고급 맥주의 일부를 지난 2017년에 인수한 미국 맥주회사로 이관하고, 2020년에는 주 소비지에 가까운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제품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모두 물류비 상승이나 제품의 운송할 수 없는 위험에 대비하는 게 목적이다.

도요타자동차나 혼다 등 일본 자동차제조업체를 비롯해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생산라인의 자동화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현지 고교 등과의 교류를 통한 노동자 확보에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일본무역진흥기구의 최근 조사에서는 미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70%노동자의 확보’ ‘임금 상승을 경영상의 과제라고 답하고 있다. 금후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에 대한 대책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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