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섭의 通]지혜, 가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이원섭의 通]지혜, 가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 이원섭 IMS 대표
  • 승인 2019.02.27 2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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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객 중에는 직접적인 거래를 하고 있는 분들도 있지만 그런 거래 관계가 없어도 심정적으로 고객인 분들이 많습니다. 현실 마케팅 측면에서 보면 고객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 소중한 분들이라 전 심정적 고객이라고 부른답니다. 이 분들은 물질적인 도움은 아니지만 가끔 제게 아주 소중한 깨달음을 주시곤 합니다. 제가 미처 느끼지 못한 것들을 깨우쳐 주시기도 하고 감동을 주시기도 합니다. 아주 작은 것들로 말입니다.

신 자유 자본주의 사회는 우리를 너무 상업화된 마인드로 몰고 가고 작은 것을 보지 못하게 하는 부작용을 주기도 합니다. 너무 크고 화려한 물질적인 것에만 신경을 쓰고 또 그것들을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심정적인 고객은 절대 제게 큰 것을 주지도 바라지도 않습니다. 또 내가 고객이 되기도 하고 상대가 고객이기 되기도 하는 역할의 명확성도 없습니다. 교과서적인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관계가 바로 심정적 고객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런 제 고객은 비정기적으로 제게 작은 무엇을 보내주십니다. 어느 때는 직접 재배한 과일을 주시기도 하고 어느 때는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보내주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받을 때 마다 이것은 선물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고객한테 선물을 받는다는 느낌은 상상 이상의 감동을 받습니다.

우리가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자신도 모르게 큰 것, 강한 것으로 해야 효과가 있다는 강박 관념이 있습니다. 경쟁자가 있으니 더욱 그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고객들은 우리의 생각과 다를 때가 아주 많습니다. 즉 상식적이고 교과서적인 것으로는 쉽게 감동하지 않지만 비 상식적이고 비 교과서적인 것에 감동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고객에게 선물을 받는 것처럼 말입니다. 제가 예전에 어느 책에서 본 기억에 의하면 어느 성공한 초밥집의 성공 요인은 맛도, 재료도, 서비스 아닌(누구나 그렇게 하고 있기에) 젓가락과 젓가락을 놓은 받침대에 있었다고 합니다. 누구나 생각하는 그런 마케팅 포인트가 아니라 고객의 입으로 직접 들어가는 젓가락과 그 받침대를 손님이 주문하면 보이는 자외선 소독기에서 직접 꺼내주는 작은 배려가 고객의 감동 포인트가 되어 입소문이 나고 그래서 성공했습니다. 고객의 위생과 건강이라는 무형의 포인트를 찾아낸 것입니다.

저는 가끔 생각합니다. 마케팅 컨설팅이나 전략을 수립하면서 머리로 한다면 나보다 훨씬 잘나고 경험이 많은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부분에서는 자신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더욱이 의뢰자(기업)의 입장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이라는 일관된 주장으로 제 고객을 설득하곤 합니다. 왜냐하면 의뢰자의 입장에서 한다면 의뢰자 만큼 경험도 지식도 부족한 제가 컨설팅이나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은 아주 큰 모순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절대 의뢰자의 수준이나 요구 사항을 수용할 수는 없습니다.

혹시 신경마케팅이라는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시음할 때 눈을 가리고 맛을 보게 하면 백 명이면 백 명 모두 다 펩시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눈을 가리지 않고 상표를 노출시킨 상태에서 맛을 보게하면 백 명이면 백 명 다 코카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베블런 효과라는 것도 있습니다. 경제 상식으로 보면 상품의 가격이 저렴 할수록 판매량은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고가일 경우는 판매량은 줄어든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베블런 효과(일명 과시 효과, 허용심 효과)는 상품 가격을 더 높이 올릴수록 더 잘 팔린다는 비 상식을 말합니다.

또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 여성잡지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던 모 편집장이 승승장구하며 국내 최고의 여성지를 만들겠다고 타깃인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그들이 보고 싶어하고 갖고 싶어하는 내용들을 심혈을 기울여 추출해 내고 그 내용대로 국내 최고(?)의 여성지를 창간했습니다. 그러나 그리 오래가지 못해 그 여성지는 폐간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들이 원하고 갖고 싶다고 말한 책이었는데 일년도 안돼 망하다니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이런 상황들을 보면서 지식과 지혜의 차이를 봅니다. 머리와 가슴의 차이를 봅니다. 앞의 상황들을 어떻게 이해하시겠습니까. 머리와 지식으로는 도저히 풀 수가 없습니다. 지혜와 가슴이 더해져야 풀 수 있는 상황입니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지식과 머리가 분명 맞습니다. 그러나 이 지식과 머리 풀 수 없는 세상사가 너무 많습니다. 그 속에 담긴 뜻을 보는 혜안을 가져야 되는 것입니다.

기본만으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현실은 앞에 사례들처럼 전혀 의외의 일들이 벌어지곤 합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사람이 최우선이다”. 사람은 지식이나 머리로 하는 상대가 아닙니다. 지혜와 가슴이 있어야 하는 상대입니다. 그래서 이성보다는 감성을 자극하라는 말도 나온 것이며 고객은 작은 것에 감동한다는 말도 나오는 것입니다.

저도 이런 감성을 자극하는 사장님의 작은 선물이 감동을 주었고 이 감동은 언젠가는 보답을 해야 하는 숙제로 남아있게 됩니다. 성공하고 실패하는 마케팅에는 분명 그 원인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원인을 파악할 때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접근보다는 감성적인 접근이 정답일 경우가 더욱 많아집니다. 누구나 아는 크고 화려한 것 보다는 기대하지 않은 작은 것에서 고객은 더욱 감동합니다. 내게, 우리에게 기대할 수 있는 상식적 충족감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감성적 충족감이 무엇인지 한 번 찾아보시지요.

고객은 아주 무식합니다. 그러나 때론 현명하기도 합니다. 고객은 자기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냉정한 동물입니다. 하지만 때론 가슴이 따뜻합니다. 우리에게 감동한 고객은 그 어느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보다도 더 강한 전파력을 갖는 우리의 마케팅 전도사입니다. 고객은 지식이나 머리로 만들 수 있지만 이 전도사는 지혜와 가슴이 있을 때 만들어 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이원섭 IMS 대표
이원섭 IM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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