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인공지능 시대, 일자리 문제 밖에 없나?
[시각] 인공지능 시대, 일자리 문제 밖에 없나?
  • 윤원창 기자
  • 승인 2019.03.04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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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인공지능(AI)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공지능은 우리 곁으로 다가온지 오래다. 말로 TV를 켜고 인공지능 기술이 어린이와 대화할 정도다. 기술을 다루는 곳에서는 인공지능을 빼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여겨질 정도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로봇공학과 결합에 바탕을 둔 자동화와 효율성 증진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일자리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기술이 발전하면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가 존재한다. 물론 낙관적인 견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이 결합한 신기술의 등장은 사회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예측하기 쉽지가 않다.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소멸을 예측한 사람으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의 미래 학자 마틴 포드(Martin Ford)가 유명하다. 그는 저서 ‘로봇의 부상’을 통해 대규모 일자리 소멸을 예측했다.

자동화 등으로 인한 일자리 문제가 대중적으로 부각된 것은 2013년이다. 옥스퍼드 대학교 마틴 스쿨의 연구원 칼 프레이(Carl Frey)와 마이클 오스본(Michael Osborne)이 미국의 경우 향후 10~20년 사이에 모든 직업 가운데 47%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후였다.

물론 이들의 연구에 오류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OECD 연구원들이 2016년에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미국의 경우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에 기반을 둔 자동화로 인해 단지 9%만이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연구에 적용한 추정 모델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만큼 일자리 예측이 어렵다는 방증이다.

메킨지 글로벌의 연구원들은 2030년까지 미국 일자리의 30%가 자동화에 의해 대체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사회적 저항으로 실제로는 14%만 대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소멸과 관련된 논의는 갑론을박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의 특성을 감안할 때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자동차가 마차를 대신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자세히 보면 운송수단으로 마차가 자동차로 바뀌었지만 마차를 만드는 일자리보다 자동차 생산에 따른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자동차 부품이 3만개 정도로 마차의 구성품과 비교가 안될 정도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신기술 등장이라는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면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이 결합된 와해적 기술(disruptive technology)은 분명 다르다. 그동안은 기술이 사람을 보조하는 역할을 했지만 인공지능은 근본적으로 사람을 대체하도록 고안됐기 때문이다. 종전 블루 칼라 문제에서 이제는 화이트 칼라 일자리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그래서 마틴 포드의 견해가 주목된다.

지금은 자율주행자동차가 이슈다. 자율주행차가 현실화되면 차 사고를 90%정도 줄일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더 안전하고 더 효율적인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기보다는 안전하게 하는 것이다.

기술발전에 따른 일자리 문제와 함께 부각되는 것이 소득문제이다.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이 결합해 탄생한 신기술이 사람을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인 경우가 많다. 물론 인간에게는 존중받고자 하는 욕구나 자아실현 욕구와 같이 고차원적인 욕구가 있다. 따라서 신기술 출연으로 인한 이슈는 경제 문제와 함께 인간 존재 문제도 생각해야한다.

한마디로 인공지능시대에 우리는 새로운 경제시스템의 가능성을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있는 것이다.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을 이용해 달성한 높은 생산성과 물질적 풍요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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