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서울문화재단, ‘글로벌 예술섬’ 노들섬에서 ‘K-오페라’의 꿈 펼치나?
[공연] 서울문화재단, ‘글로벌 예술섬’ 노들섬에서 ‘K-오페라’의 꿈 펼치나?
  • 유승철 대기자
  • 승인 2022.09.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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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2일 “노들섬 잔디마당을 무대삼고 한강을 배경삼아”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공연
“세계수준 K-Pop과 K-드라마 결합이면 한국오페라의 글로벌화는 이제 시간문제” 자신감 나타나
‘마술피리’ 출연 성악가들. 위 좌측부터 오른쪽으로 테너 이명현, 소프라노 장혜지, 소프라노 유성녀, 바리톤 최은석, 소프라노 이세희, 베이스 박준혁 (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마술피리’ 출연 성악가들. 위 좌측부터 오른쪽으로 테너 이명현, 소프라노 장혜지, 소프라노 유성녀, 바리톤 최은석, 소프라노 이세희, 베이스 박준혁 (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문화예술계의 꿈이 있다면 그 중의 하나가 ‘한국을 대표하는 K-오페라의 탄생’이라고 말하는 인사들이 제법 있다.

그 꿈의 실현에 ‘방향성’을 암시하는 공연이 등장했다. 서울문화재단(대표 이창기)이 10월 1~2일 양일간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를 서울 용산과 노량진 사이 한강노들섬 야외무대에서 공연하겠다고 밝힌 것.

마침 K-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비영어권국가 최초로 감독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한 직후여서 “이제는 K-오페라다”라는 기대감과 자신감이 전과 다른 상황이었다.

오페라 <마술피리>는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클래식 오페라 작품을 시민들에게 극장이 아닌 야외공간에서 무료로 선보여 일상 속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고자 마련됐다.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와 함께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로 꼽히는 작품이기에 K-오페라는 아니다. 하지만 ‘K-오페라의 방향성 찾기’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한강 노들섬’이라는 공연 장소.

서울문화재단은 ‘글로벌 예술섬’으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노들섬의 잔디마당을 무대삼고 한강을 배경으로 삼아 편안하고 따뜻한 <마술피리> 관람 기회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겠다 밝혔다.

이번 공연을 위해 노들섬 잔디마당에 야외특설무대를 제작하고, 계단식 객석을 확장하여 약 1천 석 규모의 좌석을 조성한다는 것.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공연 성공으로 오페라 공연이 상설화된다면 서울을 방문하는 한류 관광객들에게 문화관광의 필수코스로 추천할 수도 있다. 장예모 감독이 보여준 중국의 <투란도트>공연장을 모델로 삼을 수 있기 때문.

K-오페라는 아직도 ‘한국오페라’ 또는 ‘창작오페라’ 등 이중으로 불리며 이름조차 합의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1950년 국립극장에서 공연된 <현제명의 춘향전>을 시초로 지난 70여 년간 꾸준한 공연과 정체성 확립을 시도해 왔다.

가장 중요하다는 콘텐츠의 소재는 작곡가 전예은의 말(2020년 월간 객석)처럼, 주로 ▷고전문학에서 착안(춘향전) ▷해외원작의 변형(레드슈즈) ▷한국의 시대상 반영(빨간 바지) 등 3가지 측면에서 발굴해 왔다.

‘마술피리’ 제작진들. 위 좌측부터 연출 이희수, 지휘 여자경, 음악코치 소강(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마술피리’ 제작진들. 위 좌측부터 연출 이희수, 지휘 여자경, 음악코치 김소강(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여기에 서울문화재단에 의해 ‘노들섬 잔디마당’이라는 공연장이 이번에 탄생함으로써 K-오페라를 정립시키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등장한 셈이다.

오페라의 형식을 ‘노래로 하는 연극’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노래는 BTS나 블랙핑크 등 K-Pop의 저변이 이미 넓고, 연극(드라마)적 구성 또한 아카데미상(기생충)이나 에미상(오징어게임)을 석권할 만큼 세계수준에 도달한 만큼 이제는 ‘K-오페라를 담을 그릇’을 찾는 단계였는데, ‘노들섬 잔디마당’은 매우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굳이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가 아니어도 좋다는 것.

서울문화재단의 말처럼 한류 관광객들이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로 ‘한강 노들섬’을 ‘글로벌 예술섬’으로 키울 수 있다면, ‘K-오페라’의 정립은 예상외로 빨라질 수 있다고 보는 견해다.

마술피리 오페라가 펼쳐질 노들섬 잔디공원 (사진=노들섬 홈페이지)
'마술피리' 오페라가 펼쳐질 노들섬 잔디공원 (사진=노들섬 홈페이지)

물론 서울문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K-오페라’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2022 서울거리예술축제> 프로그램의 하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들섬의 오페라 <마술피리>는 베테랑 제작진과 실력파 출연자의 협력으로 마련됐다”고 자신있게 소개했다.

국내외 오페라계를 이끄는 실력파 예술가들로 ▷연출 이회수 ▷지휘 여자경 ▷음악코치 김소강 ▷소프라노 유성녀(밤의 여왕 역) ▷테너 이명현(타미노 역) ▷소프라노 장혜지(파미나 역) ▷바리톤 최은석(파파게노 역) ▷소프라노 이세희(파파게나 역) ▷베이스 박준혁(자라스트로 역) ▷테너 오정율(모노스타토스 역) 등이 한 무대에 올라 감동의 무대를 펼칠 예정.

하지만 예산과 규모, 시설 면에서 ‘K-오페라’는 국공립 예술기관 중심으로 우선 추진되어 민간으로 이양되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만큼, 이번 ‘노들섬’ 특설무대 공연이 ‘K-오페라’의 정립과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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