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출범.... 김동관 부회장 "글로벌 해양·에너지 선도 기업될 것"
'한화오션' 출범.... 김동관 부회장 "글로벌 해양·에너지 선도 기업될 것"
  • 김근영 기자
  • 승인 2023.05.2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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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주총서 이사회 구성 및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 이사 선임
굳건해진 조선 '빅3' .... 조선업계 "공정한 경쟁여건 환영"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

대우조선해양이 23일 '한화오션'이라는 사명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이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국내 조선업 '빅3' 체제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관 개정과 9명의 신임 이사 선임 등 모든 의안을 의결했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5개 계열사들이 2조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출자해 한화오션 주식 49.3%를 확보해 대주주가 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본계약 체결 이후 6개월만이다.

한화오션 대표이사에는 권혁웅 부회장, 사내이사는 김종서·정인섭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김종서 사장은 상선사업부장을 맡고, 정인섭 사장은 거제사업장 총괄 역할을 맡는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경영에 참여한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의 빠른 경영정상화와 해외시장 확장을 지원한다.

김 부회장은 '정도경영'과 '인재육성'을 통해 한화오션을 글로벌 해양·에너지 선도 기업으로 키워나가자고 독려했다.

권혁웅 신임 대표이사는 이날 한화오션 임직원에게 보낸 'CEO 레터'를 통해 "한때 글로벌 조선 1위에 빛났던 대우조선해양의 신화를 이제 한화오션의 이름으로 보란 듯이 재현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그는 "오션의 임직원들은 옥포만 위에 세계적인 회사를 일궈낸 저력이 있고, 한화에는 수많은 M&A를 통해 역량 있는 기업과의 시너지로 핵심사업을 이끌어 낸 성장 스토리가 있다"며, "한화오션의 장점인 기술 중심의 우수한 문화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 기업, 세계 최고의 경쟁력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한화오션의 '오션'은 '지속가능성'과 '도전'을 의미한다. 미지의 영역이 95%에 달하는 대양을 무대로 우리의 개척정신과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글로벌 해양에너지 리더'를 향한 위대한 여정을 함께 하자"라며, "기본을 중시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생의 믿음"을 당부했다.

한화오션은 20년 넘게 이어져 온 '주인 없는 체제'가 청산되고 새 회사로 출범하는 것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박두선 대우조선 사장을 비롯해 기존 임원 28명이 물러난 것을 두고 내부에서는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현장경험이 중요한 조선업 특성을 고려할 때 옥포조선소 임원 대부분이 물러난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한화가 조선과 연관성이 높은 에너지·방산 분야 전문기업이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화그룹이라는 한 둥지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또 한화오션 대표이사로 김승연 회장의 최측근이자 에너지 분야 전문가인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이 선임된 데 대해서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

한해 100억달러 이상을 수주하며 수주 잔량 기준 세계 1∼2위를 차지했던 2006∼2008년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조선업계는 옛 대우조선이 한화오션으로 출범한 것을 두고 "공정한 경쟁 여건이 마련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동안 대우조선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에서 최고 기술력을 가진 세계 4위의 조선업체(단일조선소 2위)였지만 '리더십 부재'로 인해 선사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대우조선은 현재 운항 중인 LNG 운반선의 24.5%를 건조했을 정도다.

그 결과 다른 조선업체들보다 낮은 가격에 수주하는 사례가 생겼고, 2016년부터 시작된 조선업 불황을 맞아 저가 수주로 국내업체 간 출혈 경쟁을 유도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화오션 출범으로 경영이 정상화되면 빅3가 '제값 받기' 등을 통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아가 수주는 몰리지만, 인력난에 허덕이는 지금과 같은 초호황기에는 참여기업 수를 늘려 조선산업 규모를 키우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업계에 압도적으로 많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산하에서 공기업과 같았던 기업이 민간화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특히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에서는 한화오션의 출범은 한국 조선업의 친환경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화가 한화오션을 LNG, 수소·암모니아 등 에너지와 조선을 포괄하는 해양·에너지 전문기업으로의 전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빅3가 주력 분야를 차별화할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빅3가 3강 체제를 유지하다가, 중장기적으로 한국조선해양은 기존 상선에,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에, 한화오션은 방산에 각각 무게를 싣는 방식으로 특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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