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게임과 P2E코인 : 김남국 코인게이트와 위믹스를 위한 변명
[칼럼] 게임과 P2E코인 : 김남국 코인게이트와 위믹스를 위한 변명
  • 배재광 블록체인거버넌스위원회 의장
  • 승인 2023.05.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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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현 게임학회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눈물을 글썽였다.

‘자신과 가족에 대한 협박’에 대해 언급하면서 감정이 격해진 탓이다.

위정현 학회장의 문제제기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서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돌아 보아야 할 지점에 다다른 것이다.

김남국 코인게이트가 소환한 위믹스와 P2E 코인

국힘당 하태경 의원과 진상조사단이 김남국 의원의 일련의 코인 거래에 대해 전형적인 ‘현금화를 통한 자금세탁(Money Laundering)’이라고 주장하면서 김남국 의원의 거래 대상이었던 ‘위믹스’(WEMIX), 마브렉스(MBX) 등 P2E(Play to Earn) 코인들에 대해 다양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P2E게임의 합법화 로비 여부와 에어드랍 등 특혜 가능성을 탐색할 목적으로 위믹스 발행사 위메이드를 방문, 장현국 대표이사를 면담한데 이어 마브렉스 발행사 대표와 넷마블 담당자를 만나 로비 가능성, 빗썸 상장정보 사전정보 유출에 대해 즉각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내부 검토를 요구했다.

위믹스는 논쟁이 많았던 코인이다.

본인도 2021년 11월부터 올해 재상장 문제점까지 10여차례 기고했다(위믹스 재상장의 문제점).

코인을 홀더 몰래 거래소에서 유동화해 확보한 자금으로 게임사를 인수하거나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하는 등 사실상 P2E 게임 개발이나 독자적인 생태계 구성 등과는 상관없이 사용해 문제가 됐으며 종래는 닥사(DAXA) 회원 거래소로부터 거래지원이 종료(상장폐지)됐다.

그리고 끊임없이 코인 가격과 주식가격을 연동해서 무언가 도모하려는 시도를 했다.

이미 여러번 지적했지만 위메이드는 현재까지 위믹스로 P2E 코인의 생태계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데 실패했다.

미르M이나 미르4, 현재 업계로부터 리니지라이크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는 ‘나이트크로우(Night Crows)’까지 과연 게임을 즐기는 게임유저가 위믹스(WEMIX)를 게임내에서 취득해 이를 거래한 사람의 비율이 얼마나 될까.

위믹스 때문에 성공한 게임이 있는가.

결과를 보고도 위믹스(WEMIX)를 P2E 게임코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최고의 P2E 게임은 리니지다

사실 우리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코인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미 최고의 P2E 게임을 가지고 있다.

바로 리니지다.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머니인 아데나로 게임을 즐기고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게임유저가 수두룩하다.

아이템베이와 아이템메니아로 우리는 게임 머니를 포함한 아이템이 거래되는 시장을 만들었다.

리니지 게임에서 특정 아이템이 수 억에 팔렸다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회자됐다.

나는 사법연수원 시절인 1998년께에 ‘게임 아이템의 법적 성격, 리니지 아이템 거래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게임 아이템의 법적 성격을 일종의 ‘사용권’으로 재단하고 정관에서 그 거래 허용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엔씨소프트는 줄곧 아이템 거래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리니지 아이템 거래는 사실상 리니지 성공의 한 요소가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리니지는 게임의 한 장르가 됐다.

요즘 아키에이지 워, 오딘: 발할라 라이징, 나이트크로우를 비롯하여 무한경쟁과 P2W(Pay to Win)이 가능한 리니지 공식(‘리니지라이크’)이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는 게임 장르가 됐다.

일부 게임유저들의 부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리니지는 P2W로 P2E에 이르는 길을 개척한 게임이다.

위믹스(WEMIX)나 마브렉스(MBX)(사실 넷마블이 마브렉스 개발사를 인수하는 과정을 보면 일부 게임업체가 P2E를 어떻게 활용하려는지 알 수 있다) 같은 P2E코인은 어떤 시장이 필요할까?

정말 위메이드가 훌륭한 게임을 개발하고 유저가 게임에서 즐기고 그 결과로 얻은 위믹스를 빗썸이나 업비트에 판매해서 돈을 버는 생태계를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

빗썸이나 업비트에서 구매하는 사람들은 게임유저가 될 까. 게임의 궁극적인 유저는 누구이고 위믹스 거래자는 누구일 것을 상정하고 있는 것일까. 리니지의 유저가 리니지 아이템의 거래자가 되는 길을 만들려는 것일까.

물론 나는 아이템베이나 아이템 매니아에서 거래되는 모든 리니지 아이템이 게임유저가 올린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2002년경부터 중국의 아이템 공장(?)의 규모에 대해 놀랐던 기억, 나아가 아이템매니아 등에서 자체 공장을 두고 있었다는 소문까지 있고 보면 구매자는 게임유저이지만 판매자는 유저는 아닐 수 있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리니지 아이템 거래에서 투기적 수요가 문제되지 않는 것은 게임유저가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은 게임내에서 이기려는 목적이지(P2W) 게임을 통해서 부자가 되려는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부자가 되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다. 게임이 도박은 아니다.

위메이드 등 P2E 업체의 합법적인 로비까지 비난할 일은 아니다

어떤 산업이든지 정부 정책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려는 합법적인 로비는 있을 수 있다.

특정업체나 특정 단체가 국회나 정부에게 정책 설명을 하는 것은 일상적인 활동이다.

현재 김남국 코인으로 인해 위메이드나 P2E 게임 업체들의 P2E 코인 합법화를 위한 정책적인 노력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과도하다.

물론 P2E업체들이 정상적인 정책 설명 등 노력이 아니라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위믹스 등 P2E코인을 에어드랍을 이용해 무상으로 대량 제공했거나 마브렉스 상장정보 사전 제공 등 부정한 방법을 동원했다면 이는 백번 비난 받아 마땅하고 검찰에 의해 그 실체적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규명돼야 할 것이다.

다만 게임학회의 문제제기는 두가지 점에서 그 취지를 명료하게 주장할 필요가 있다.

먼저 위믹스 등P2E 게임 업체들의 로비가 부정한 방법을 동원했다는 것인지 아니면 정책 로비 자체가 부정하다는 것인지를 밝히고 정책 로비 자체가 불법이라면 그 근거와 취지를 명백하게 해야 할 일이다.

다음으로 게임학회 위정현 회장의 과거 발언을 비추어 보면 딱히 P2E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졌다고 하기가 애매한 점도 있다.

P2E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게 됐는지, 나아가 정책 로비 자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게 된 계기를 설득력있게 밝힐 필요는 있어 보인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일관된 주장과는 달리 P2E 게임에 대한 생각이 미세하게 나마 변하게 된 데는 어떤 이유가 있는지를 설명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현재 P2E를 중요한 모멘텀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임 업체들은 행여나 P2E가 게임성과는 전혀 무관하게 ‘대박(?)’을 줄 것을 기대하거나 위믹스 같이 코인 유동화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주식가격도 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건 신기루다.

한번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지속가능하지 않다.

위믹스 같은 P2E 코인은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 증권’에 해당될 것이기 때문에 향후 민형사상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미르IP 게임이 성공하지 못하자 리니지라이크 게임으로 평가되는 ‘나이트크로우(Night Crows)’를 개발하여 나름대로 성공한 위메이드의 또 다른 선택이 더 나은 전략이다.

P2E 코인이 게임의 미래는 아니다

위메이드 등 P2E코인 발행 업체들은 마치 P2E 코인이 게임산업의 미래인 것처럼 주장한다.

마케팅이나 전략적인 견지에서 하는 주장이라면 받아 들이지 못할 것은 없다.

하지만 P2E 코인 생태계 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했고 ‘이것이 P2E 코인으로 할 수 있는 게임이다’라고 할만한 것조차 보여주지 못하면서 마치 어마어마한 것을 이룬 것인양 선전하는 것은 시장을 우롱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MMORPG나 모바일게임의 글로벌 위상을 볼 때 민망한 일이다.

먼저 P2E코인으로 인해 성공한 게임의 모델을 보이고, 코인생태계에서도 게임코인의 위상을 각인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메이드나 P2E코인을 발행한 게임업체들은 다음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먼저 게임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도박으로 돈을 벌려는 의도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도박게임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카지노게임을 개발하고 카지노 코인을 발행해라.

초등생부터 즐기는 게임시장에 도박게임을 P2E라는 이름으로 합법화할 수는 없다.

다음으로, 게임유저가 게임을 통해서 코인을 획득하고 이를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일부는 거래소에서 환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위믹스나 마브렉스 같은 P2E코인을 게임 내에서 게임유저가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같이 거래소에만 존재하는 코인이 되어서는 P2E코인이 도박게임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으며 이를 합법화할 수는 없다.

우리는 리니지라는 위대한 MMORPG게임의 전통을 가진 나라다.

서양게이머들이 돈 카멕 등과 함께 신처럼 추앙하는 울티마온라인의 리처드 게리엇이 리니지의 엔씨소프트에서 먹튀로 평가받을 만큼 MMORPG의 나라다(개인적으로는 리처드 게리엇이 엔씨소프트를 세계적인 게임회사로 자리잡게 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

게임의 미래는 오직 계임에 있다.

P2E도 P2E코인도 게임인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

게임에 게임의 미래가 있는 것이지 P2E 코인에 게임의 미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김남국 코인게이트가 ‘P2E 코인’ 게이트일 수는 있어도 ‘P2E 게임’ 게이트거나 ‘게임 게이트’가 될 수 없는 이유다.

위메이드이든 게임학회든 누구라도 게임을 정쟁의 장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배재광 블록체인거버넌스위원회 의장(인스타페이 대표)
배재광 블록체인거버넌스위원회 의장(인스타페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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