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가상자산 거래소 생태계와 ESG 경영
[초점] 가상자산 거래소 생태계와 ESG 경영
  • 윤원창 기자
  • 승인 2023.07.31 07:00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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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이 화두라는 얘기는 이제 진부함이 느껴질 정도다.

ESG경영이 단순한 유행이나 마케팅의 일환이 아니라는 점은 경영 효율성이나 투자수익률(ROI)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글로벌 회계법인의 조사 결과에서도 입증된다.

맥킨지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ESG는 기업의 ‘사회적 자격’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까지 표현했다.

그만큼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기업이라면 기업 활동에서 친환경을 우선적으로 내세우고 있고 사회적 공익 기여 차원에서 직원들과 함께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는 등 ESG 경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법과 윤리 준수는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처럼 삼는다.

특정 산업을 리딩하는 기업의 ESG 활동은 더욱 거대하고 특별하다.

주요 임원진들이 포함된 ESG 경영위원회 발족을 통해 ESG 경영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드러낸다. 관련한 보도자료도 지속적으로 배포한다.

ESG 경영 중 거버넌스 부문은 쉬이 손대기 어렵다.

기업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는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쉽게 단정 지을 수도 없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 점유율 90%로 과점하고 있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ESG 경영에 남다른 힘을 쏟고 있다.

가상자산 사업자 가운데 처음으로 ESG경영위원회를 설립했을 정도다.

두나무의 ESG 경영의 핵심은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나무(Trees), 청년(Youth), 투자자 보호(Investor Protection)’라는 키워드 아래 지속가능한 경영을 선도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두나무의 ESG활동 가운데 중요한 가치인 지배구조와 관련해 환경 등 다른 요소에 비해 눈에 띄는 게 없다는 점이 지적되곤 한다.

아마 지난 2018년 두나무 창업자인 송치형 의장 등 두나무 운영진 3명이 ID=8이란 가짜 계정을 개설해 자전거래를 통해 거래량을 부풀리고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검찰 수사와 재판 당시 피고인 김 모씨는 자전거래가 이뤄졌냐는 검찰 측의 질문에 그렇다고 시인했다.

분명 해당 행위는 시장을 가격을 왜곡시키고 거래가 성황리에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해 거래에 참여한 개인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친 행위였다.

그러나 법원은 공소 사실의 근거가 된 검찰의 증거수집에 위법이 있다며 본안 사건에 대한 판단없이 2020년 1심과 2022년 2심 모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물론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더라도 업비트가 자전거래를 통해 거래량을 부풀렸다는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자전거래 의혹이 있던 해 3월 두나무는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를 설립하고 루나코인에 25억 원의 초기 투자를 단행했다.

그 후 2019년 7월 업비트에 루나코인이 상장됐고, 2021년 2월 전량 매도를 통해 1,300억원의 시세차익을 실현했다.

루나코인에 대한 투자 심사부터 집행까지의 시간은 단 3주였다.

설령 이것이 투자를 검토하는 경영진들 간의 기민한 의사결정이었더라도 대단히 이례적이다.

두나무가 벌어들인 그 천문학적인 금액은 두나무가 그간 ESG경영 등에서 내세운 투자자보호와는 이해상충하는 행위임에는 틀림없다.

결국 시장 점유율이 90&를 넘는 요즘도 여전히 두나무의 ESG는 공정한 경쟁, 공정한 거래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난을 받는 것도 과거와 결별하지 못했고, 송치형 의장 건도 두루뭉술하게 넘기려는 태도에서 야기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15년 두나무의 자회사 퓨쳐위즈가 주식투자종목 리딩 업체 트리거의 지분 40%를 보유한 적이 있다.

당초 주식 관련 콘텐츠를 주로 제공하던 트리거는 업비트 출자 직후 코인 추천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했다.

곧 언론을 통해 두나무가 코인리딩방 기업을 통한 유사투자자문행위를 진행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두나무는 자회사가 보유한 트리거의 지분을 전량을 즉시 매각하고 이런 사실을 공지했다.

하지만 이미 두나무만 아니라 빗썸 등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 진 뒤였다.

시장의 90%를 점유하는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독점기업인 두나무가 과거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지 않고 원화거래소 진입을 방해한다거나 FIU와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인 닥사(DAXA)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은행 실명계정 발급기준까지 만들어 시장을 완전히 통제하고 원화거래소 진입을 원천봉쇄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FIU는 이미 실명계정 발급을 결정한 은행에 조차 압력을 넣어 발급을 지연시키고 그 사이에 발급기준으로 진입을 무산시키려 한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더구나 변경신고는 45일이 지나면 사실상 신고의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업재개를 막을 수 조차 없음에도 마치 신고수리행위가 없으면 사업을 개시하지 못하는 것처럼 가장해 고팍스를 인수한 바이낸스의 사업개시를 지연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1000여명의 피해자들이 금융위원장과 FIU원장, 가상자산 검사과장에 대해 법적인 조치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2013년 7월 국내에 가상자산 거래소가 처음 설립된 후 10년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 이 산업은 불완전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산업은 빛의 속도로 진화하고 있지만 긴 기다림이 필요하다.

지난 시간 관련 시장에 쌓인 오해를 풀어야하고, 윤리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도 많다.

독가불성재, 독목불성림(獨柯不成材, 獨木不成林).

가지 하나로는 재목이 될 수 없고, 홀로 선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라는 뜻이다.

벌판에 홀로 서있는 나무를 우리는 숲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독점이 아닌 양 학계를 동원하지 말고, 우량한 거래소들의 원화시장 진입을 방해하지 말고 그들과 더불어 생태계를 이룰 숲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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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냐 2023-07-31 23:31:21
변경신고는 45일이 지나면 사실상 신고의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업재개를 막을 수 조차 없음에도 마치 신고수리행위가 없으면 사업을 개시하지 못하는 것처럼 가장해 고팍스를 인수한 바이낸스의 사업개시를 지연시키고 있다.

사실입니까?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이 부분은 모르고 있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담당자들 법적 책임 불가피 하겠구나. 두고보자 나쁜놈들아. 일 키우지말고 서둘러 수리해라.

정성훈 2023-07-31 22:05:07
FIU 는 어서 하루빨리 고팍스의 대표변경을 승인해주세요. 바이낸스가 고파이 피해자들에게 원금을 주겠다고 했는데, FIU 가 승인 안해주고 있어서 원금을 못 받고 있습니다.

고파이 피해자 2023-07-31 22:02:14
소송까지 당하고도 답이 없는 FIU 담당자들... 업무처리란게 어떤건지 사회 초년생들에게 다시 배워야 햐는거 아닌가??? 모든 업무엔 기한이라는게 존재하고 지키지 못할 경우 이유를 밝히고 양해를 구해야 하는 거란다

랄랄라 2023-07-31 21:58:22
고퍅스와 FIU.. 그리고 케이뱅크... 아 셋 나란히 놓고 보니 왜 이런 기사가 나오는지 무지렁이도 알겠네.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랄랄라 2023-07-31 21:55:42
금융위나 FIU는 본인들이 일반 공무원들과 본인들이 많이 다르다 생각 하는듯요..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입니다.
본인들이 속한 기관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시길.
이유도 밝히지 않고 기한도 없이 검토중이다??? 그러니 너희는 우리가 처분을 내릴 때까지 기다려라?? 이게 갑질인거죠??? 어디 어디까지 하냐 두고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