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잃어버린 삶을 찾는 2인 연극 ‘스카프와 나이프’.. 인생에 해제경보 울리나?
[공연] 잃어버린 삶을 찾는 2인 연극 ‘스카프와 나이프’.. 인생에 해제경보 울리나?
  • 유승철 대기자
  • 승인 2023.11.0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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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2인극 페스티벌 기획 초청작,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대학로 후암스테이지 무대
‘노련미의 연기파’ 정영신과 조정은 열연 “오래된 상처와 지울 수 없는 상실 치유하는데 극적 역할”

 

공항에서 만나 두 여인...  무거운 짐을 실은 캐리어를 끌었던 ‘스카프’ 역의 정영신(왼쪽)과 가슴 속에 칼 한 자루를 품고 산 ‘나이프’ 역의 조정은
공항에서 만난 두 여인... 무거운 짐을 실은 캐리어를 끌었던 ‘스카프’ 역의 정영신(왼쪽)과 가슴 속에 칼 한 자루를 품고 산 ‘나이프’ 역의 조정은 (사진=극단 로얄씨어터)

스카프를 두른 여인과 칼을 품은 여인! 인생을 되돌아볼 나이가 된 그들이 공항 터미널에 등장했다. 사람들은 두 여인을 보고 ‘스카프와 나이프’라 했다. 그게 그들의 인생 캐릭터가 됐으니까.

제23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 기획 초청작이자 극단 로얄씨어터 176회 정기공연작 <스카프와 나이프>(김수미 작)가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대학로 후암스테이지 무대에 오른다.

지난달 26일 제36회 대한민국예술문화공로상 시상식에서 연극부문 공로상을 수상한 극단 윤여성 대표(로얄씨어터)가 직접 연출을 맡았다. 출연자는 가장 비밀스런 대화 구조인 두 사람, 연극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을 만큼 내면 연기의 달인이라 일컫는 정영신과 조정은이다.

‘스카프’(정영신 역)는 매일 공항에서 자신의 아들을 기다리며 잃어버린 캐리어를 찾는다.

“찾을 수가 없다. 처음부터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일까? 누군가 가지고 간 것일까?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건 잃어버린 것이나 다름 없나봐!”

‘스카프’가 앉아있는 탑승객 대기석으로 ‘나이프’(조정은 역)가 다가온다. ‘나이프’의 캐리어가 자신의 것이라고 우기는 ‘스카프’를 향해 캐리어를 열고 안을 보여준다. 그 속에는 칼이 들어 있다.

“말해요. 들어줄께요. 우리 모르는 사이잖아요. 어차피 몇 시간 후면 각자의 인생에서 퇴장할 텐데… 말하고 나면 편해져요.”

‘노련미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정영신
‘노련미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정영신 (사진=극단 로얄씨어터)

공항 터미널 대기석 의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두 여자 ‘스카프와 나이프’는 그렇게 서로의 상처와 아픔과 상실과 눈물을 나눈다. 버릴 수도, 지울 수도, 찾을 수도, 되돌릴 수도 없는 지나간 시간의 기억을 통해 삶을 반추하기 위해서다.

단국대 국문과 출신의 정영신은 관록의 배우다. 극작가가 어울리는 커리어지만 지역 연극무대에서부터 잔뼈가 굵었다. 2003년 연극 <허준>이 데뷔작으로, 대학로로 활동영역을 넓힌 후 <한여름 밤의 꿈> <피가로의 결혼> <세일즈맨의 죽음> <레미제라블> 등의 대작에서 열연을 펼쳐 연극계에서는 ‘노련미의 연기파’ 배우로 통한다.

윤여성 연출은 “누구나 무거운 짐을 실은 캐리어를 끌고, 누구나 가슴 속에 칼 한 자루쯤 품고 사는 것이 인생이라면, 이번 작품이 오래된 상처를 치유하고 지울 수 없는 상실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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