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3분기 영업이익 2조원 ..... '10분기 만에 흑자'
한전, 3분기 영업이익 2조원 ..... '10분기 만에 흑자'
  • 김근영 기자
  • 승인 2023.11.13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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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상·연료비 안정 효과
향후 흑자 지속 여부는 불투명

한국전력이 10분기 만에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 등의 영향이다.

누적적자를 큰 폭으로 개선했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등의 여파로 국제 유가 추가 인상 우려로 4분기 다시 적자전환이 예상되는 데다 내년부터는 신규 회사채 발행마저 어려워지면서 위기 탈출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은 연결 기준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9966억원으로 작년 동기(7조5309억원 영업손실) 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2021년 1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이다.

3분기 매출액은 24조47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

순이익은 8333억원으로 작년 동기(5조8842억원 순손실)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3분기 누적으로 매출은 65조6865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9%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비용이 72조1399억원으로 2.0% 소폭 줄어들며 영업손실 규모는 6조4534억원으로 전년보다 70.4% 개선됐다.

지난 2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오던 한전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당기순손실은 5조98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1% 개선됐다.

한전의 이번 흑자는 작년 이후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과 올해 상반기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전에 따르면 영업비용은 연료비 감소 등으로 1조4594억원 감소한 데 기인했다.

구체적으로 전기판매수익은 판매량이 0.3% 감소했지만 13조8281억원 증가했다.

요금 인상에 따라 판매단가가 29.8% 상승한 탓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자회사 연료비는 2조6599억원 감소했지만, 민간발전사 전력 구입비는 2674억원 늘었다.

발전량과 구입량의 전체 규모가 감소했지만 민간 신규 석탄 발전기 진입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이후 올해 3분기까지 5차례의 요금조정과 연료가격 안정화로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발생했으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따른 국제유가와 환율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흑자 지속이 불투명하다"며 "한전은 국민께 약속드린 자구노력을 철저하고 속도감 있게 이행해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4분기 영업손실도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적자 규모는 7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약 2조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21년 이후 쌓인 한전의 막대한 적자를 해소하기는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전기를 팔아 한전은 2021∼2022년 두 해에만 38조5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봤다.

여기에 올해 누적 영업손실이 약 6조5000억원에 달해 2021년 이후 누적 적자는 여전히 약 45조원에 이른다.

적자 누적으로 적립금이 계속 축소돼 한전이 내년부터 회사채를 찍어 이자를 갚는 길마저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지난 9일 대기업에 적용되는 산업용 전기요금만 킬로와트시(kWh)당 평균 10.6원 인상한 바 있다.

한전 수익 측면에서 이는 전체 전기요금을 kWh당 5원가량 올린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당초 정부는 한전의 누적적자 해소를 통한 재무 안정화를 염두에 두고 올해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폭을 kWh당 51.6원으로 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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