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지난해 4.6조원 영업손실 .... 요금인상·연료가격 하락에 2분기 연속 흑자
한전, 지난해 4.6조원 영업손실 .... 요금인상·연료가격 하락에 2분기 연속 흑자
  • 김근영 기자
  • 승인 2024.02.2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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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보다 28조원 적자 줄여 ..... '총부채 200조원' 재무위기 해소 과제

한국전력이 지난해 적자폭을 전년보다 86%나 개선했다.

지난 2022년 영업손실 32조6천억원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세 차례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연료 가격 하락에 힘입어 1년 만에 영업손실 폭을 28조원가량 줄였다.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이어 4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하면서 '역마진' 구조가 해소된 모양새다.

하지만 총부채 200조원이 넘는 재무 위기 해소를 위해선 올해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전은 지난 한 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4조569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3일 공시했다.

앞서 한전은 2021년 5조8465억원, 2022년 32조60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역대 최악의 '적자 늪'에 빠졌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턴어라운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8% 증가한 88조205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비용은 전년 대비 10.7% 감소한 92조7742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1조9966억원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4분기도 1조8843억원의 흑자를 냈다.

한전 관계자는 "2023년 세 차례의 요금인상과 연료가격 하락으로 연결 기준 2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발생했다"며 "국제유가 등 연료가격 안정화 추세에 따라 경영환경이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손익계산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매출액을 구성하는 전기 판매 수익이 뚜렷이 증가했다.

전기 판매량은 전년보다 0.4% 감소했지만, 요금 인상으로 판매 단가는 26.8% 상승해 총 전기 판매 수익이 82조9548억원으로 전년보다 16조7558억원(25.3%)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해 1월, 5월, 11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전력량 요금은 킬로와트시(㎾h)당 24.3원, 기후환경요금은 ㎾h당 1.7원 인상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연료비와 전력구입비는 모두 감소했다.

자회사 연료비는 전년보다 7조6907억원 감소했고, 민간 발전사 전력 구입비도 3조6806억원 줄었다.

국제 연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자회사의 연료비와 전력시장을 통한 전력 구입비가 모두 감소했다고 한전은 설명했다.

지난해 유연탄 가격은 t(톤)당 172달러로 전년 대비 52.4% 저렴해졌다.

같은 기간 LNG(액화천연가스)는 t당 139만2700원으로 11%, SMP(전력구입가격)는 ㎾h당 196.7원에서 167.1원으로 하락했다.

발전·송배전설비 등 기타 비용은 신규 자산 증가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으로 2325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한전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되던 '역마진'이 해소되면서 본격적으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한전의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12월 기준 ㎾h(킬로와트시)당 133.9원에 전력을 사서 166.1원에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판매가격은 25.7%가 올랐으며 구입가격은 47.4%가 낮아졌다.

다만 한전의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해 올해 전기요금 추가 인상은 불가피하다.

한전은 '자본금+적립금'의 5배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다.

지난해 연간 4조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반영하면 올해 한전채 발행 한도는 약 87조5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현재 한전채 잔액은 79조4369억원으로 발행 한도 턱밑까지 찼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큰 폭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총부채가 200조원이 넘는 재무 위기 상황은 여전히 한전의 과제로 남아 있다.

오는 4월 총선 전까지는 전기요금 인상이 난망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한전은 자구노력을 속도감 있게 이행하는 동시에 누적적자 해소를 위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할 방침이다.

전력 업계 안팎에서는 한전이 과거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올해 중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총선 이후 전기요금이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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