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3E 세계 최초 대량 양산 .... 차세대 HBM도 한발 앞섰다
SK하이닉스, HBM3E 세계 최초 대량 양산 .... 차세대 HBM도 한발 앞섰다
  • 전석희 기자
  • 승인 2024.03.19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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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7개월 만에 고객 공급 시작…"AI 메모리 시장 경쟁 우위 이어갈 것"
1초에 풀HD급 영화 230편 처리…열 방출 성능 10% 향상
SK하이닉스 HBM3E
SK하이닉스 HBM3E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업체 중 가장 먼저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 HBM3E D램를 인공지능(AI) 기업에 공급한다.

HBM3에 이어 HBM3E도 세계 최초로 대규모 양산에 돌입하며 HBM 시장 주도권을 굳힌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신제품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이달 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날 고객사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고객사는 미국 엔비디아로 알려졌다.

이는 회사가 지난해 8월 HBM3E 개발을 알린 지 7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HBM(High Bandwidth Memory)는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이다.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되고 있고 HBM3E는 HBM3의 확장(Extended) 버전이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HBM3에 이어 HBM3E 역시 가장 먼저 엔비디아에 공급하게 됐다.

현재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에 들어가는 HBM3(4세대)는 SK하이닉스가 전량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에 이어 현존 D램 최고 성능이 구현된 HBM3E 역시 가장 먼저 고객에 공급하게 됐다”며, “HBM3E 양산도 성공적으로 진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SK하이닉스의 HBM3E 대량 양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5세대 제품 시장 서막이 열렸다는 분석이다.

앞서 마이크론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H200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될 HBM3E(24GB 8단)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실제 HBM3E 납품을 위한 대량 양산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HBM3E 초기 양산도 지난 1월 시작한 SK하이닉스가 빠르다.

마이크론은 아직 HBM3E의 구체적인 양산과 공급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SK하이닉스는 이날 발표로 양산·공급 시점을 모두 확정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AI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다중 연결(Multi-connection)하는 식으로 반도체 패키지가 구성돼야 한다.

따라서 AI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반도체 성능에 대한 요구 수준을 계속 높여가고 있으며 HBM3E는 이를 충족시켜줄 현존 최적의 제품이 될 것으로 SK하이닉스는 기대하고 있다.

HBM3E는 속도와 발열 제어 등 AI 메모리에 요구되는 모든 부문에서 세계 최고 성능을 갖췄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SK하이닉스가 이번에 선보인 HBM3E는 초당 최대 1.18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한다.

이는 풀HD급(FHD) 영화(5GB) 230편 분량이 넘는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AI 메모리는 극도로 빠른 속도로 작동해야 하는 만큼 효과적인 발열 제어가 관건이다.

SK하이닉스는 발열제어를 위해 신제품에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 공정을 적용, 열 방출 성능을 이전 세대 대비 10% 향상시켰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 대비 공정이 효율적이고, 열 방출에도 효과적이라는 평가이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어드밴스드 MR-MUF는 기존 공정보다 칩을 쌓을 때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휨 현상 제어(Warpage control)도 향상해 HBM 공급 생태계 내에서 안정적인 양산성을 확보하는 데 핵심이 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도 고객 일정에 맞춰 제품화를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 측은 "12단 제품도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 규격에 맞춰 8단과 같은 높이로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 콘퍼런스에서는 HBM3E 16단 기술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류성수 SK하이닉스 HBM Business담당 부사장은 “당사는 세계 최초 HBM3E 양산을 통해 AI 메모리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며, “그동안 축적해온 성공적인 HBM 비즈니스 경험을 토대로 고객관계를 탄탄히 하면서 ‘토털(Total) AI 메모리 프로바이더(Provider)’로서의 위상을 굳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업계 최초로 36GB(기가바이트) HBM3E 12단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삼성전자는 제품 샘플을 엔비디아 포함 고객사에게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올 상반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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