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6년만에 대표이사직 사퇴…”이사회 독립성 강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6년만에 대표이사직 사퇴…”이사회 독립성 강조”
  • 김근영 기자
  • 승인 2024.03.2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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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는 재선임됐지만 대표이사직은 그만 두고 앞으로 회장이자 이사회 의장으로만 활동한다.

이사회의 독립경영 강화가 명분이지만, 일각에선 영풍과의 경영권 갈등으로 부담을 느낀 최 회장이 큰 책임을 져야 하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것이라고 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0일 임기 만료로 대표이사직을 사퇴했다.

앞으로 정태웅 제련사업 부문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돼 박기덕 TD(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 부문 사장과 각자 대표 체제를 이룰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이러한 내용을 지난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했다.

최 회장이 고려아연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것은 지난 2019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지 6년 만이다.

최 회장은 향후 이사회 의장 역할만 맡을 예정이다.

고려아연 측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등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를 권고하는 등 세계적인 기준과 ESG 경영의 측면에서 이사회 독립성이 강조 되고 있다. 제련을 담당하는 정 사장이 새롭게 대표이사로 임명되면서 최 회장의 업무를 분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영풍과 경영권 분쟁에서 큰 법적 부담을 느낀 최 회장이 책임을 줄이기 위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을 수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실제 영풍은 최근 최 회장이 주도한 고려아연과 현대차 해외법인 HMG글로벌 간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무효로 해달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영풍은 이에 앞서 고려아연이 사모펀드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고가 매수 등 시세 조종 매매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영풍과의 경영권 갈등이 지속되고 최 회장까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대규모 투자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고려아연은 지난 2021년 최 회장 주도로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기존 비철금속 제련 중심의 사업 영역을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등으로 넓히자는 내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갈등 속에서 양측의 폭로가 이어지는 등 복잡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 신사업 투자에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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