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vs 영풍’ 제2의 전쟁터 서린상사는 어떤 회사? … 장세환 대표 취임 후 사업 다각화로 대폭 성장
고려아연 vs 영풍’ 제2의 전쟁터 서린상사는 어떤 회사? … 장세환 대표 취임 후 사업 다각화로 대폭 성장
  • 김근영 기자
  • 승인 2024.03.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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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이사회 장악 시도 중단하고 서린상사 인적분할 합의 조속 이행해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풍빌딩 전경.
서린상사가 입주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풍빌딩 전경.

75년 동맹 관계가 깨진 고려아연과 영풍그룹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주총에서 배당안을 놓고 대립했던 두 회사의 분쟁 불씨가 서린상사로까지 옮겨붙은 것이다.

고려아연 측은 최근 “영풍은 더 이상 동반자가 아니라 시장의 경쟁자”라며 영풍의 ‘성장 지렛대’인 서린상사의 경영권을 되찾아오기로 했다.

1949년 장병희(영풍)·최기호(고려아연) 창업주가 ‘동업자 정신’으로 설립한 영풍그룹 창업 양가의 우호를 상징하는 핵심 계열사가 서린상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조만간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를 재구성하는 등 경영권을 가져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영권을 가져오지 못하는 경우 서린상사와 거래를 끊고 별도 종합상사인 고려상사(가칭)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든 유통권을 가져오겠다는 심산이다.

서린상사는 영풍 창업주 3세인 장세환 대표가 경영을 맡으면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10년간 매출과 이익을 대폭 높이는 등 회사를 성장시켰지만 최근 고려아연이 영풍과의 인적분할 합의를 깨고 일방적으로 이사회 장악을 시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서린상사는 1984년 설립된 글로벌 종합무역상사로 지분 49.97%를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의 종속회사로 분류된다.

장씨와 최씨 일가도 각각 33.33%, 16.67%를 가지고 있지만 결국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진 쪽이 서린상사도 지배하는 구조다.

하지만 경영은 영풍의 창업주 3세인 장세환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25.15%)다.

서린상사는 2014년 장세환 대표 취임 이후 급격히 성장했다.

그동안 영풍과 고려아연의 비철금속 제품을 수출 대행만 하던 것에서 벗어나 알루미늄과 재생 납 등 타사 비철금속 제품 트레이딩, 운송 및 창고업 진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그 결과 장세환 대표 취임 전인 2013년 2,771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이 2022년 2조4355억 원으로 무려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국제적인 비철금속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1조5,2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이 역시도 10년 전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4년 71억 원에서 2022년 364억 원, 2023년 185억 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비철금속 무역업이 글로벌 경기와 금속 가격 등의 영향으로 매년 매출이나 이익 규모의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3년 또는 5년 단위로 실적을 파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서린상사의 2014~2018년 평균 당기순이익은 83억 원, 2019~2023년 연 평균 당기순이익은 152억 원으로 5년 평균으로 비교했을 때도 2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서린상사는 장세환 대표 취임 이후 비철 판매 및 트레이딩 사업 확장, 본업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운송 및 창고업 신규 개발 등으로 사업의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며 “장 대표가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장세환 대표 취임 후 10년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서린상사에 대해 지난해 9월 영풍에 인적분할을 먼저 제안한 뒤 협의를 진행해 오던 중 이 달초 아무런 이유 없이 돌연 중단하고 일방적으로 이사회 장악을 시도하려 하고 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서린상사 이사회를 일방적으로 장악하려는 악의적인 시도를 중단하고 당초 합의한 서린상사 인적분할 절차를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서린상사의 이사회 및 주주총회가 무산된 근본적인 책임은 고려아연에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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