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장 “또 닥칠지 모르는 위기에 응급조치 가능한 공제조합 등 기초장치 마련에 최선”
[초대석]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장 “또 닥칠지 모르는 위기에 응급조치 가능한 공제조합 등 기초장치 마련에 최선”
  • 윤원창
  • 승인 2020.06.10 2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상공인 교육정책연구원 통해 소상공인 문제 체계적 연구 및 성공사례 전파“
[사진 =조용수 기자]

“아무리 잘나가는 음식점이나 꽃집이라도 코로나19 같은 소비를 위축시키는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하루아침에 무너집니다. 1년 365일을 쉬지 않고 13년 일해 이루어 놓은 사업도 까먹을 때는 1년6개월 밖에 걸리지 않는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소상공인은 노력만으로 사업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창업할 때 기초적인 상권 조사를 하는 것처럼 언제 닥칠지 모르는 불황에 대비해야 하는데 소상공인에겐 그게 어려운 일이죠.”

신대방동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난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첫 마디부터 코로나 사태에 따른 걱정과 미래 대응을 강조했다. 편안한 인상에서 나오는 이미지와 달리 말투에서 꼭 해내야겠다는 의지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소상공인에게는 언제 닥칠지 모를 코로나 사태와 같은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기초적인 장치가 필요합니다. 최근 정부에서 재난지원금으로 소상공인이 다소 활기를 띠고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폐업하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에게 응급조치를 적기에 하고 고비를 넘기면 다시 살아나는 게 소상공인입니다.”

배 회장은 이같은 기조 속에 소상공인이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사옥 문제, 소상공인정책연구원 설립, 소상공인공제조합 설립, 회원 권익보호를 위한 지역별 소상공인 조직체계 확립 등이 핵심이다.

지난 4월 23일 연합회 총회에서 제3대 소상공인연합회장으로 선출된 배 회장은 취임 50여일에 불과하지만 출마공약을 지키기 위해 기반다지기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배 회장은 스스로 실무형 회장이라고 소개했다. 연합회 태동 과정부터 함께 했고 회장 취임 이전에는 감사,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연합회 사정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또 연합회 IT위원장까지 일해왔다. 이런 이력을 감안하면 각종 현안을 실무적으로 힘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각오로 읽혀진다.

“소상공인으로 30년을 살았습니다. DVD방, 편의점 등 20여가지 업종을 해봤습니다. 거의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때문에 소상공인에 대한 인식, 위상, 불편한 점은 거의 알고 있습니다.”

‘30년 차 소상공인’답게 소상공업 최일선에서 성공도 해보고 쫄닥 망하기도 해본 경험을 털어놓고서는 자신이 제시한 일들을 왜 해야 하는지 하나씩 설명했다. 배 회장은 우선 공제조합 문제를 꺼냈다.

“소상공업을 하다보면 5~7년 주기로 지금 코로나와 같은 불황 위기가 닥칩니다.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파산은 물론이고 자칫 가정까지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소상공인들은 어려움을 겪을 때 경험상 5~6개월을 버틸 수 있는 1천만원 정도의 자금만 있으면 다시 정상 회복할 수 있습니다.”

배 회장은 다른 큰 단체에서 만들어놓은 큰 규모의 공제조합이 아니라 소상공인들이 위기 때 금액 규모를 떠나 소액 자금이라도 저리로 신속하게 대출받아 고비를 넘길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조합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연합회 차원에서 소상공인들이 어려울 때 응급조치를 받아 파산하는 것을 예방해 보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배 회장의 구상은 '위기를 버틸 수 있는 소상공인 만들기'로 요약된다.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비슷한 위기가 반복될 수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어려운 소상공인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제도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성공한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연합회 내 봉사위원회가 있는 데 이를 통해 소상공인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주고 싶다고 했다.

“직장생활을 해서 모은 돈이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돈으로 자영업을 하다가 1년도 안되 까먹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또 장사가 잘 될 때 6개월 되는 시점이 가장 위험합니다. 대다수의 소상공인들은 기초적인 상권조사를 하지 않거나 어려울 때 극복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 회장은 소상공인의 성공사례를 높이기 위해 기존 성공사례를 체계적이고 학문적으로 연구해 전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가 기반이 되면 어떤 위기가 닥치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진다는 게 배 회장의 지론이다. 바로 그 역할을 하는 곳이 ‘소상공인 교육정책 연구원’이라는 것. 곧 있을 현판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소상공인들을 교육하고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직체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배 회장은 최근 연합회의 현안과제로 배달앱 개발을 꼽았다. 그는 “자영업자 매출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율이 30%에 이를 것으로 봅니다. 그중 꼭 필요한 것 중 하나인 배달앱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지만 배달앱 시장은 특정업체가 95%까지 장악해 좌지우지하는 독과점 구조가 되어 문제가 있다”며 “정부에서도 일부 관여해야겠지만 우리 소상공인들이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고 개선의지를 내비쳤다.

회장 취임 전에 IT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컨소시엄을 만들어 많은 준비를 해놓은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배 회장은 “1%대 배달 수수료로도 서버를 확충하는 등 앱 운영에 필요한 최소 비용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늦어도 연말까지 1%대 배달수수료의 배달앱을 협회 차원에서 내놓겠다고 했다.

“전국 조직체계 구축과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연합회 만들 것”

배 회장은 새로운 소상공인연합회의 청사진도 공개했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소상공인연합회'을 만드는 게 그의 목표다. 전국적인 조직을 갖춰 시스템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연합회의 미래를 위해선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연합회 회장 차원에서 아쉽고 꼭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연합회 사무실 문제다. 자체 사무실이 없어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다보니 어려움도 많았던 게 마음에 걸리는 듯하다. 자체 연합회 사무실을 갖춰 7월중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700만 소상공인들의 다양한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소상공인회관’ 건립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 회장에게는 전국적인 지역 조직체계를 갖추고 강화하는 것도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연합회’를 만드는 중요한 일중 하나이다.

“전국 259개 시군구 중 연합회 산하 지회, 지부 등으로 지역 조직체계를 갖춘 곳이 70%정도입니다. 이를 연말까지 90%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야 현재 중앙에 집중된 행정업무를 지방 조직으로 분산시킬 수 있고 이렇게 되면 현지 실정에 맞게 즉시 지원업무가 진행될 수 있다고 봅니다. 또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에 대한 현장지원도 가능해집니다.”

배 회장은 이와 관련 전남을 시작으로 지역 조직 강화 및 체계화를 위한 전국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 전국 투어로 그동안 손길이 닿지 않았던 지방의 작은 지역까지 순회하며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들고 여기서 나오는 애로사항을 기반으로 아이디어를 모아 업무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배 회장은 소상공인 방송이나 쇼핑몰 구축 구상도 내놨다. 소상공인들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 놓고 판로가 없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기존 쇼핑몰 방송을 통하면 비용이 많이 드는데 이를 연합회 차원에서 가볍게 해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회장의 임기는 최승재 전 회장의 잔여임기인 오는 2021년 3월까지다. 약 10개월 정도 남은 셈이다. 연임에 대해서는 다소 예민할 수 있는 문제여서 회원들에 판단에 맡기고 자신은 회장 출마 공약으로 제시한 사항에 대해 기틀을 만들어 놓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헸다.

“앞으로 소상공인 문제를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조직을 꾸리고 싶습니다. 연합회 직원들의 업무능력 향상, 소상공인복지법 관철 등 기초를 탄탄히 다지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봅니다.”

배 회장은 연합회 임원들과 함께 최근 문희상 전 국회의장을 방문했을 때 문 의장이 “최근 정부나 국회의원들이 소상공인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때문에 소상공인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지적한 것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배 회장은 “정부는 정부대로, 국회는 국회대로 소상공인과 관련한 일을 하는 만큼 지금은 소상공인들은 소상공인대로 할 일을 찾는 숙제가 주어져 있는 시점 같다”는 것이다.

배 회장은 “저는 회장이지만 제가 잘 할 수 있는 부분만 할 작정이며 나머지는 각 부문에서 유능한 회원들이 맡아서 일을 하는 게 옳다고 본다”며 “연합회 여러 위원회의 위원장을 영입해 배치했으며 이들과 함께 합심해서 현안과제를 풀어나가겠다”고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연합회 구상을 재차 강조했다.

배 회장은 중대결정할 일이 있으면 가족회의를 할 정도로 가정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회장 출마할 때도 가족회의를 하고 가족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웃으며 소개했다. 부인과 자녀는 현재 경기 수원에서 꽃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