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491명, 비중은 6.6%에 그쳐 … 유리천장 여전, 증가세는 둔화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491명, 비중은 6.6%에 그쳐 … 유리천장 여전, 증가세는 둔화
  • 윤화정 기자
  • 승인 2026.1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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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CXO연구소 조사 .... 여성 임원 보유 기업 81곳으로 첫 80곳 돌파
삼성전자 80명으로 최다 … 삼성물산·SK하이닉스 여성 임원 약진
1980년 이후 출생 여성 임원 15.5% … 젊은 여성 경영진 진입 확대

국내 주요 대기업의 여성 임원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490명을 넘어섰다.

여성 임원을 한 명 이상 둔 기업도 81곳으로 확대돼 처음 80곳을 돌파했다.

다만 전체 임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6.6%에 그쳐 기업 경영진의 성별 다양성 확대는 여전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8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여성 임원이 전체의 15%를 넘어서는 등 차세대 여성 경영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최근 여성 임원 증가 폭은 과거보다 둔화돼 기업들의 체계적인 인재 육성 및 승진 기회 확대가 과제로 떠올랐다.

9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6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은 총 49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76명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5명(3.2%) 증가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2025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 상장사 매출액 상위 1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을 조사했으며 사외이사는 제외했다. 오너 일가 출신 여성 임원도 집계에 포함했다.

조사결과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은 지난 2004년 13명에 불과했지만 2013년 처음 100명을 넘어섰다.

이후 2018년 216명, 2020년 286명, 2021년 322명으로 확대됐으며 2022년에는 403명을 기록하며 400명 시대에 진입했다.

2023년 439명, 2024년 463명, 2025년 476명에 이어 올해 491명까지 늘었다.

이 같은 증가 추세라면 내년에는 여성 임원 500명 시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커졌다.

그러나 양적인 성장과 달리 전체 임원에서 여성의 비중은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2019년 3.5%에서 2020년 4.1%, 2021년 4.8%, 2022년 5.6%로 상승했다.

하지만 2023년과 2024년에는 6.3% 수준에 머물렀고 지난해 6.5%에서 올해도 6.6%로 0.1%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다.

여성 임원을 배출한 기업의 숫자는 늘고 있다.

올해 여성 임원이 한 명 이상 재직 중인 기업은 81곳으로 지난해보다 2곳 증가했다.

2004년 10곳에서 출발해 2018년 55곳, 2020년 60곳, 2022년 72곳으로 확대됐으며 지난해 79곳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처음 80곳을 넘어섰다.

반면 여성 임원이 없는 기업들은 조선과 항공우주, 철강 등 여성 인력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산업군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업종은 전문 기술인력 확보와 내부 승진 경로 등 산업 특성에 따라 여성 임원 후보군을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게 한국CXO연구소 측의 분석이다.

◇ 1974~1976년생 여성 임원 최다 … 1980년 이후 출생자도 15.5%

여성 임원의 세대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올해 조사 대상 여성 임원 491명 가운데 1970년 이후 출생자는 450명으로 전체의 91.6%를 차지했다.

2019년 60.7%에서 2020년 65%, 2021년 72%, 2022년 81.4%로 높아진 데 이어 지난해 88.7%를 기록했고 올해는 90%를 넘어섰다.

출생연도별로는 1974~1976년생이 138명으로 전체의 28.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지난해 최다 비중을 기록했던 1970~1973년생은 올해 108명(22.0%)으로 낮아졌다.

이어 1977~1979년생이 129명(26.1%), 1980년 이후 출생자가 76명(15.5%)으로 집계됐다.

특히 1977~1979년생은 전년보다 비중이 5.1%포인트, 1980년 이후 출생자는 3.9%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단일 출생연도로는 1976년생이 49명으로 가장 많았고, 1977년생 48명, 1975년생 47명, 1974년생과 1978년생이 각각 42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대기업 경영진에 진입하는 여성 인력의 연령대가 점차 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 임원 확대가 단순한 인원 증가를 넘어 차세대 경영진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 삼성전자 여성 임원 80명 최다 … 삼성물산·SK하이닉스 증가 두드러져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여성 임원 80명을 보유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가 28명으로 뒤를 이었으며 현대자동차 22명, CJ제일제당 21명 순이었다.

이어 삼성물산 18명, 미래에셋증권 16명, LG전자와 LG화학이 각각 13명으로 조사됐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11명이었으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각각 10명의 여성 임원을 보유했다.

최근 1년간 증가 폭에서는 삼성물산과 SK하이닉스의 변화가 눈에 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명에서 올해 18명으로 6명 늘었고, SK하이닉스는 6명에서 11명으로 5명 증가했다.

두 기업 모두 여성 임원 규모를 크게 확대하며 여성 경영진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을 보면 CJ제일제당이 20.8%로 가장 높았다.

전체 임원 101명 가운데 여성 임원이 21명에 달했다.

네이버 역시 전체 임원 142명 중 여성 임원이 28명으로 19.7%를 기록해 20%에 근접했다.

여성 임원 수가 가장 많은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임원 대비 여성 비중은 7.2%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201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향후 10년 내 여성 임원 비율을 1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2014년에는 2020년까지 구체적으로 10% 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6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나타난 여성 임원 비중은 2015년 4.5%, 2020년 6.6%, 2025년 7.4%로 집계됐다.

당초 설정했던 목표 시점을 지난 현재까지도 10%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한 셈이다.

◇ 여성 임원 확대, 숫자보다 인재 육성·핵심 보직 경험이 관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최근 10여 년간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은 전반적으로 늘었지만 한 해 50~80명씩 증가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최근 2년간은 매년 증가 폭이 10명대에 머물러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따른 인재 확보의 어려움에 대비하려면 대기업도 여성 중간관리자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핵심 보직을 맡을 기회와 승진 기회를 넓혀 중장기적으로 여성 임원 후보군을 두텁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소장은 특히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구조에서는 여성 공학 인재의 유입과 전문직무 진출 기반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며 “철강·조선·기계·자동차 등 기술 중심 산업에서 여성 전문인력의 진출을 확대하고, 연구개발과 생산, 재무, 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 임원 확대를 단순히 여성 인력 채용이나 임원 숫자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용 이후 핵심 업무 배치와 승진 기회, 경력 유지 여건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실질적인 경영진 진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대기업의 여성 임원 확대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 놓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 인재가 중간관리자에 머물지 않고 최고 의사결정권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의 인사 시스템과 조직문화 전반을 개선하는 것이 지속적인 여성 경영진 확대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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