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갖춘 지원자 부족에 채용 조기화 … 10월 들어서도 증가세

대기업의 경력직 인재 확보 경쟁이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본격화하고 있다.
정기 인사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내년도 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미리 찾는 기업이 늘면서 헤드헌팅 시장에서도 채용 의뢰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22일 헤드헌팅 플랫폼 히든스카우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접수된 대기업 경력직 헤드헌팅 의뢰는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이 기간 의뢰 건수는 연간 대기업 경력직 채용 의뢰의 40%를 차지했다.
인사 시즌이 아닌 올해 2~9월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0%였다.
인사 시즌의 증가 폭이 비수기보다 두 배 이상 높았던 셈이다.
월별로는 10월과 11월에 의뢰가 집중됐다.
연말 인사 이후 인력 확보에 나서면 핵심 인재를 놓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기업들이 채용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해석된다.
직군별로는 영업 분야의 수요 확대가 두드러졌다.
영업직 헤드헌팅 의뢰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해 주요 직군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새해 영업 목표와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기에 앞서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에도 이어져 올해 10월 1~17일 대기업 경력직 의뢰는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기업들이 인재 탐색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적합한 경력자를 찾기 어려운 채용 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올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서 구인난을 겪는 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이유는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음’으로, 응답 비중은 25.8%였다.
헤드헌터들이 체감하는 채용 과정의 어려움도 비슷하다.
히든스카우트가 지난 9월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헤드헌터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80%가 재직 중인 경력자는 채용 공고에 직접 지원하기보다 헤드헌터의 제안을 계기로 이직을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후보자 발굴부터 이직 설득, 실제 입사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채용 착수 시점을 앞당길 필요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방현배 히든스카우트 대표는 “인사가 확정된 뒤에 탐색을 시작하면 그사이 시장에서 움직이던 좋은 후보자는 다른 회사로 옮겨 가는 경우가 많아, 핵심 포지션일수록 올해도 인사 발표 전에 후보자 탐색을 시작해야 공석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히든스카우트 프리미엄 헤드헌팅은 상위 실적 헤드헌터 30여 명이 대기업의 핵심 포지션을 전담하고 내부 PM이 후보자를 한 번 더 검증하기 때문에, 인사팀이 인사 발표 전부터 검증된 후보자를 신속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0년 설립된 히든스카우트는 전문 헤드헌터 약 3400명과 국내외 서치펌 500여 곳이 활동하는 헤드헌팅 테크 플랫폼이다.
기업이 채용 직무를 등록하면 예산과 일정에 맞는 후보자군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인공지능(AI) 기반 헤드헌팅 서비스 ‘굿매칭 AI’와 ‘JD업그레이드 AI’를 선보였다.
이번 추이는 경력직 채용이 단순한 결원 보충을 넘어 사업 실행력을 좌우하는 선제적 인재 확보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전문성과 실무 경험을 갖춘 인재일수록 공개 채용만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기업의 채용 경쟁은 인사 발표 이후가 아니라 그 이전의 후보자 발굴 단계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