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Tech] KAIST, 루테늄 사용량 75% 줄인 수소 촉매 개발
[Next Tech] KAIST, 루테늄 사용량 75% 줄인 수소 촉매 개발
  • 고수연 기자
  • 승인 2026.10.2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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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층 단위로 금속 원자 배치해 촉매 효율 극대화…500시간 작동에도 성능 저하 절반 수준
연구 이미지 (AI 생성/ KAIST 제공)
연구 이미지 (AI 생성/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고가의 귀금속 사용을 크게 줄이면서도 수소 생산 효율과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는 차세대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원자 몇 개를 가까이 배치해 반응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그린 수소 생산의 경제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 연구팀이 화학과 김형준 교수 연구팀을 비롯해 건국대학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한국화학연구원(KRICT) 연구진과 공동으로 새로운 구조의 수전해 촉매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귀금속 루테늄(Ru) 원자를 원자 한 층 수준으로 모아 배치한 ‘원자층 이웃체’ 구조다. 원자들이 큰 입자로 뭉치지 않도록 하면서도 서로 인접한 상태를 유지해 수소 생성 반응을 효율적으로 촉진하도록 설계했다.

수전해는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하면 탄소 배출을 줄인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다만 수전해 장치의 촉매에 고가의 귀금속이 사용되는 만큼, 금속 사용량을 줄이면서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상용화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기존 나노입자 촉매는 금속 원자가 뭉쳐 있어 내부에 위치한 원자들이 반응에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반대로 금속 원자를 하나씩 분산시키는 단일원자 촉매는 원자 간 협력 작용을 활용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두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소수의 루테늄 원자를 일정한 거리 안에 모아 배치하는 전략을 택했다.

원자층 이웃체의 합성 원리와 크기 조절. (개념도 제작에 AI활용/ KAIST 제공)
원자층 이웃체의 합성 원리와 크기 조절. (개념도 제작에 AI활용/ KAIST 제공)

이를 구현하기 위해 원자들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지체 소재와 제조 공정을 최적화했다. 촉매 제조 초기에는 루테늄 원자의 과도한 응집을 억제하고, 열처리 단계에서는 텅스텐 탄화물(WCₓ) 지지체에 원자들이 안정적으로 결합하도록 했다. 아울러 원자 집합체의 크기를 조절해 반응에 유리한 구조를 찾아냈다.

촉매 주변의 물 분자가 반응하는 환경도 함께 개선했다. 지지체 표면에 존재하는 수산화종(OH)이 물 분자 사이의 연결을 돕도록 해 수소 생성 과정에서 물과 반응 중간체가 보다 원활하게 상호작용하도록 유도했다. 금속 원자의 배치뿐 아니라 주변 화학 환경까지 조절해 촉매 효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실제 성능 평가에서도 성과를 확인했다. 개발한 촉매를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셀에 적용한 결과, 2.0V에서 전류밀도 9.82A/㎠를 기록했다. 상용 백금 촉매와 비슷한 수소 생산 성능을 확보하면서 귀금속 사용량은 75% 줄였다. 동일한 무게의 귀금속을 기준으로 한 촉매 성능은 약 4배 높아졌다.

장시간 운전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500시간 연속 작동 시험에서 나타난 성능 저하는 비교 대상인 백금 촉매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귀금속 투입량을 줄이는 동시에 촉매의 장기 안정성까지 개선할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루테늄 원자층 이웃체와 다기능성 지지체의 협력 작용 및 수전해 셀 성능 (AI 활용 개념도/ KAIST 제공)
루테늄 원자층 이웃체와 다기능성 지지체의 협력 작용 및 수전해 셀 성능 (AI 활용 개념도/ KAIST 제공)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수전해 설비의 핵심 소재 비용을 절감하고, 촉매 교체 및 유지관리 부담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설비와 장기간 운전 조건에서도 성능과 안정성이 유지되는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공동 제1저자인 김성빈 연구교수는 “루테늄 원자들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주변의 물 반응 환경까지 제어해 적은 양의 귀금속으로 높은 수소 생산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했다”며 “이번 설계 전략이 수전해용 귀금속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다른 촉매의 성능을 개선하는 연구에도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김성빈 연구교수와 전현우·박지혜 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김성준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9월 22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한국연구재단의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사업, 국가수소중점연구실사업, 세종과학펠로우십사업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주요 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진 사진과 원자층 이웃체 개념도. (윗줄 왼쪽부터) 한국과학기술원 김성빈 연구교수, 전현우 박사, 박지혜 박사, 한국화학연구원 김성준 박사. (아랫줄 왼쪽부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문준희 박사, 건국대학/ KAIST 제공
연구진 사진과 원자층 이웃체 개념도. (윗줄 왼쪽부터) 한국과학기술원 김성빈 연구교수, 전현우 박사, 박지혜 박사, 한국화학연구원 김성준 박사. (아랫줄 왼쪽부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문준희 박사, 건국대학/ 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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