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장년 66.7% “조건 맞으면 지방 취업·이주” … 주거 지원이 관건
온라인 채용관 연말까지 운영 … 지역 정착형 일자리 모델 확산 추진

수도권 중장년층의 지역 이주를 유도하기 위해 일자리와 주거 정보를 한곳에서 제공하는 채용박람회가 열린다.
지역 기업의 인력난과 수도권 집중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취업 기회뿐 아니라 주거·정착 지원까지 연계하는 방식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충청남도, 충청북도,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함께 28~2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2026 일자리·주거 원스톱 박람회: 내일이 있는 충청’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충청권 15개 시·군과 온·오프라인 기업 230여곳이 참여한다.
현장 참여 기업은 50여곳이다. 충북에서는 청주·충주·진천·음성·증평·보은 등 6개 시·군이, 충남에서는 천안·아산·서산·보령·부여·서천·예산·청양·홍성 등 9개 시·군이 참여했다.
이번 박람회는 채용 정보 제공에 집중했던 기존 행사와 달리 지역 일자리와 주거·정착 지원책을 함께 안내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역 취업을 고려하는 구직자가 일자리뿐 아니라 거주 여건과 생활비, 정착 지원 제도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한경협이 지난 6월 수도권 거주 40~65세 중장년 10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6.7%가 조건이 맞으면 지방 취업이나 이주를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적극적인 이주 의향은 12.4%, 조건부 의향은 54.3%였다. 희망 지역으로는 충청권이 31.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역 이주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주거 확보 부담이 꼽혔다.
응답자의 22.9%가 주거 문제를 주요 애로사항으로 지목했으며, 가족의 생활 기반 분리와 기대보다 낮은 보수 등이 뒤를 이었다.

이주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도 임대주택 등 안정적인 주거 지원이 31.7%로 가장 많이 선택됐다.
경력과 직무에 맞는 지역 일자리 연계는 23.0%, 이주·취업 정착지원금은 19.0%였다.
실제 이주 사례에서도 주거비와 생활 여건의 변화가 지역 정착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충남 천안으로 거주지와 직장을 옮긴 손소연씨는 “이주 후 주거비가 약 30%, 생활비가 약 20% 줄었다”고 소개했다.
출근 시간도 30분 단축됐으며, 충남의 철도 정기승차권 지원을 통해 교통비 부담도 덜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손씨는 지역 정착의 개선 과제로 대중교통을 꼽았다.
주거지와 산업단지, 철도역을 연결하는 교통망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역 내 이동 편의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기업들도 인재 유치 방안으로 일경험과 주거 지원의 결합을 제안했다.
조현민 충남중소기업연합회 상임부회장은 수도권 중장년층이 지역 기업에서 먼저 일해볼 기회를 제공하는 ‘지역 정착 연계형 일경험’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비수도권 기업에서 일경험을 하는 중장년에게 체류비와 주거비를 지원하고, 정규 채용으로 이어지면 채용장려금과 주거 지원을 연계하자는 구상이다.
충남 서천군은 채용장려금과 주거비·기숙사 임차비 지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아파트 130세대 공급 등 지역 일자리와 주거를 연계한 정책을 소개했다.

한경협에 따르면 현장 참가 기업 54곳 가운데 28곳(51.9%)이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어 기업 차원의 주거 지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첫날 열린 지역상생 일자리·주거 토크콘서트에서 “베이비부머 지역경제 Boom Up 프로젝트는 은퇴자에게 새 일자리를 찾아 드리고 지역 인력난도 함께 풀어 구직자와 기업, 지역경제를 모두 살리는 사업”이라며 “수도권 집중 완화까지 더하면 1석 4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박람회가 모범사례로 자리 잡아 전국으로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경협은 현장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구직자와 기업을 위해 공식 홈페이지 온라인 채용관을 연말까지 운영한다.
온라인 채용관에서는 기업별 채용 정보와 함께 지자체의 산업·생활 정보, 주거 지원 정책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토크콘서트에서 제시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도 검토해 정부와 지자체에 건의하고, 시범 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다른 권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박람회는 지역 인력난을 단순한 채용 부족이 아니라 일자리와 주거, 교통, 생활 기반이 맞물린 문제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도권 중장년층의 지역 이주 의향을 실제 취업과 정착으로 연결하려면 안정적인 주거 공급과 경력에 맞는 일자리뿐 아니라 교통·교육 등 생활 인프라까지 함께 개선해야 한다.
일자리와 정착 지원을 연계한 모델이 실질적인 인구 분산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사업의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