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소 제조업 AI·로봇 혁신에 5조원 이상 투입…2030년까지 3만곳 전환
정부, 중소 제조업 AI·로봇 혁신에 5조원 이상 투입…2030년까지 3만곳 전환
  • 고수연 기자
  • 승인 2026.10.29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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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 기업 6000곳·스마트제조 전문기업 500곳 육성 목표
제조데이터 기반 DX·AX·RX 통합 추진…지역 인프라•전문인력 강화
지난 13일 대전 유성구 KAIST 본원 KI빌딩에서 열린 '피지컬 AI 코리아 2026'에서 명현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의 휴머노이드 '지원'이 음성 명령을 받아 테이블 위 파우치를 사족 보행 로봇 '테리'에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13일 대전 유성구 KAIST 본원 KI빌딩에서 열린 '피지컬 AI 코리아 2026'에서 명현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의 휴머노이드 '지원'이 음성 명령을 받아 테이블 위 파우치를 사족 보행 로봇 '테리'에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중소 제조기업의 인공지능(AI) 기반 생산혁신을 위해 2030년까지 5조원 이상의 재원을 투입한다.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 3만곳을 지원하고, 이 중 6000곳에 AI를 도입해 데이터와 AI, 로봇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제조환경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9일 충남 천안 종근당에서 열린 제16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소제조 피지컬 AI 확산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정책은 중소 제조업의 디지털 기반을 확충하는 동시에 AI와 로봇 기술을 실제 생산공정에 접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단순한 설비 자동화를 넘어 제조데이터를 활용해 AI가 생산 상황을 분석·판단하고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디지털 전환(DX), AI 전환(AX), 로봇 전환(RX)을 하나로 연결한 이른바 '3X 전략'을 통해 중소 제조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중소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율을 50%, AI 활용률을 10% 수준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기업별 준비 수준에 맞춰 AI·로봇 도입 단계화

정부는 기업의 디지털 역량과 제조환경을 고려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AI 활용 기반이 충분하지 않은 기업에는 디지털 인프라와 기초 역량 확보를 지원하고, 이미 관련 기반을 갖춘 기업에는 AI 기술의 고도화와 활용 범위 확대를 유도한다.

신안보와 제약바이오, 기후테크, K-소비재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 분야와 지역 유망기업의 제조혁신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개별 장비부터 생산공정, 공장 전체에 이르는 통합 실증을 추진한다. 실제 제조환경에서 AI와 로봇을 함께 운영했을 때의 성능과 경제적 효과를 검증하고, 이를 토대로 중소기업이 참고할 수 있는 표준적인 도입 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른 부처의 국가 전략사업에서 확보한 기술을 중소기업 현장으로 연결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모두의 AI 공장장' 프로젝트와 산업통상부의 암묵지 기반 AI 모델 등을 스마트공장 보급사업과 연계해 활용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제조기술 기업 500곳 육성…개발·실증·수출 지원

AI와 로봇을 제조현장에 공급하는 기술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중기부는 스마트제조 전략기술로드맵을 마련해 연구개발과 투자의 방향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로봇과 생산장비 등 자동화 기술을 비롯해 센서·네트워크 기반 연결 기술, 생산관리시스템(MES)·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정보화 기술, AI와 디지털트윈(DT) 기반 지능화 기술을 포괄한다.

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기술적 수요와 제조데이터를 연구개발 과정에 반영하고, 개발된 기술이 실제 생산라인에서 검증될 수 있도록 실증 지원을 확대한다.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춘 공급기업은 스마트제조 전문기업으로 지정해 정부 사업 참여 과정에서 우대하고, 기술개발부터 현장 적용, 해외시장 진출까지 단계별 지원을 제공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문기업 500개사를 확보해 스마트제조 산업의 공급 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제조데이터 표준화…AI 모델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 구축

제조데이터를 산업 혁신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한 체계도 마련한다.

정부 지원사업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모으고 표준화하는 한편, 데이터 간 연관성을 구조화해 서로 다른 생산설비와 시스템 사이의 호환성을 높인다. 제조데이터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해 자산화를 추진하고, 정부 지원사업에서는 데이터의 현물 인정도 확대해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기존 인공지능제조플랫폼(KAMP)은 '제조AI 24'로 고도화한다. 데이터 확보와 표준화에서 출발해 데이터 자산화, AI 모델 개발과 성능 개선, 제조현장 재적용으로 이어지는 순환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현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AI 학습과 모델 개선에 활용하고, 개선된 모델을 생산공정에 적용해 다시 데이터를 축적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일회성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고 제조기업의 실제 운영환경에 맞춰 AI 성능을 지속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역 인프라·인재 양성으로 현장 안착 지원

지역별 제조업 특성에 맞는 AI 활용 기반도 강화한다. 제조AI 데이터센터 등 지역 거점과 AI 전환 실증시설을 연계해 기업이 기술 개발과 검증, 도입 과정에서 관련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인력 확보 대책으로는 4대 과학기술원의 지역산업 연계 교육과 현장 인턴십을 활용해 청년 인재를 제조AI 실무인력으로 양성한다. 기존 제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확대해 현장에서 AI 시스템을 운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높일 예정이다.

아울러 업종별 협회와 단체를 통해 제조현장의 규제 문제를 찾아내고, 관계 지원기관 간 협력을 강화해 기업이 겪는 기술·인력·제도적 어려움에 대응한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소기업의 제조AI 혁신이 한국의 피지컬 AI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와 AI, 로봇 기술을 연계해 중소 제조기업이 국가 전략사업의 핵심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전략은 중소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넘어 AI와 로봇이 실제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단계로 산업혁신의 범위를 넓히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정책 목표를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려면 기업별 기술 수준에 맞는 지원과 데이터 활용 여건 개선, 현장 전문인력 확보가 함께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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