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Pick] NASA, -170℃에도 얼지 않는 우주 탐사용 배터리 개발
[Editor Pick] NASA, -170℃에도 얼지 않는 우주 탐사용 배터리 개발
  • 신세미 기자
  • 승인 2026.11.01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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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Gemin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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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공간에서 태양 빛이 닿지 않는 곳은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극한의 추위가 펼쳐지는 세계다.

이런 우주의 탐사에서 극한으로 인해 배터리 내부 액체가 얼어붙는 문제는 큰 장벽이 된다. 이 장벽에 유수의 연구개발 기관들이 도전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그중 한 곳이다.

NASA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산하 연구팀이 개발 중인 신형 배터리 시제품은 영하 170도(-170℃)의 저온 환경에 노출되어도 고장 나지 않고 견뎠다고 한다. 액체 대신 고체 재료를 사용하는 이 시제품은 향후 달 탐사를 크게 진전시킬 가능성을 품고 있다.

달 탐사를 방해하는 배터리 동결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내걸고 다시 인류를 달로 보내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 탐사 후보지인 달 남극에는 물이 얼음 상태로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달의 남극 온도는 밤에 -200℃까지 떨어진다. 게다가 달의 밤은 지구의 약 14일 분량이나 이어진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에는 전기를 전달하기 위한 액체 전해질이 들어 있다. 극한 환경에서는 내부 액체가 얼어 배터리가 손상될 위험이 있다. 반대로, 달의 낮 100℃ 열에서는 배터리가 식을 때까지 작동하지 않는다. 게다가 공기가 존재하지 않는 우주의 진공 상태에 노출되면 액체는 증발해 버린다.

영하 170℃를 견디는 NASA의 전고체 배터리

NASA는 달의 혹독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 2026년에 ‘Solid Power for Extreme Environment Adaptability and Resilience in Space(SPEARS)’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SPEARS의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세라믹이나 폴리머 같은 고체 재료를 사용하는 전(全)고체 배터리다. 고체 재료는 액체처럼 얼지 않으며, 쉽게 타는 액체를 사용하지 않아 발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버지니아주에 들어서 있는 NASA 랭글리(Langley) 연구센터 연구팀은 진공 상태에서 고온과 저온에 노출시키는 ‘열 진공 시험(thermal vacuum testing)’을 수행해, 배터리가 몇 도까지 작동하는지와 몇 도까지 냉각해도 파손되지 않는지를 조사했다.

엔지니어인 나이키 린 연구원이 열 진공 테스트 후 배터리의 무게를 측정하고 있는 모습. 사진=NASA/Ryan Hill
엔지니어인 나이키 린 연구원이 열 진공 테스트 후 배터리의 무게를 측정하고 있는 모습. 사진=NASA/Ryan Hill

우선, 시제품으로 만든 코인형 전고체 배터리는 -60℃에서 80℃ 사이에서 문제없이 작동했다.

이 시험을 이끄는 이 린(Yi Lin)은 “성능이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80℃에서도 배터리가 작동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보고했다.

다음으로, 100℃의 고온부터 -170℃의 혹한까지 견뎌도 배터리는 손상되지 않고 버텼다. -170℃ 이하에서는 전고체 배터리조차 전기를 생성할 수 없지만, 배터리 자체는 손상되지 않아 소형 히터로 데우면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린 연구원은 “앞으로 몇 년 안에 동작이 가능한 온도 범위를 더욱 확대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고체를 사용하는 배터리, 화성의 추위도 견뎌

-170℃에서도 파손되지 않고 -80℃에서 작동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달 탐사의 든든한 동반자가 된다. 그리고 이 정도 성능은 화성 탐사에서도 통용될 수 있다. 화성의 평균 기온은 -60℃ 전후, 최저 기온은 약 -153℃로, 신형 배터리가 문제없이 작동할 수 있는 온도 범위에 해당한다.

참고로, 현재 화성에서 활약하고 있는 NASA의 탐사차 퍼서비어런스의 배터리는 -20℃에서 30℃ 범위에서 작동하도록 만들어졌다.

한편, 기존 배터리를 사용하는 우주선이나 달 탐사 차량에는 긴 달밤 동안 배터리를 계속 데우기 위한 무거운 보온 장치가 필요했다. 혹한에도 고장 나지 않는 신형 배터리가 실용화되면 지속적으로 데우는 작업이 필요 없어진다. 전력을 사용하고 싶을 때만 소형 히터로 데우면 된다. 우주선에 탑재하는 열 관리 설비를 줄이면 우주선을 가볍게 할 수 있고, 비용을 절감해 임무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용도에 맞춰 배터리 용량과 내구성을 조절하기 위해 다양한 전극 재료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 배터리는 아직 작은 시제품 단계이며, 우주에서는 실증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주 NASA 에임스(Ames) 연구센터가 향후 우주 시험을 위해 시험용 기판 및 전자기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은 달 탐사를 지원하는 기능으로 기대될 뿐아니라, 지구상의 드론, 자동차, 스마트폰 등에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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