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충전 규격과 도로 환경 반영한 맞춤형 차량 공급 … 판매·정비 인프라도 강화

기아가 일본의 대형 여객 운수업체 MK 홀딩스와 협력해 현지 목적기반차량(PBV) 시장 공략에 나선다.
차량 공급에 그치지 않고 현지 운송 서비스와 판매·정비망을 연계하는 사업 구조를 마련해 일본 시장에서 PBV 사업의 입지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MK 홀딩스와 일본 내 PBV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협약식은 기아 양재사옥에서 진행됐으며 김상대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장과 아오키 노부아키 MK 홀딩스 사장 등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MK 홀딩스의 운송 서비스에 기아 PBV를 단계적으로 투입하는 것이다.
양사는 올해 말까지 중형 전동화 PBV인 PV5 40대를 우선 공급하고, 이후 도입 규모를 확대해 2030년까지 누적 1,000대의 PBV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실제 현장 투입도 시작됐다.
기아는 현재 PV5 4대를 MK 홀딩스에 전달했으며, 해당 차량은 지난달 말부터 교토 지역에서 택시로 운행되고 있다.
향후 차량 공급이 확대되면 일반 여객 운송은 물론 고급 의전과 공항 픽업 등 다양한 이동 서비스에 활용될 예정이다.
일본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차량 사양도 눈길을 끈다.
현지에서 널리 사용되는 차데모(CHAdeMO) 충전 방식을 기본 적용해 충전 편의성을 고려했으며, 일본의 도로 환경에 맞춰 기동성과 실내 공간을 함께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PV5는 2,995mm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회전 반경은 5.5m 수준으로 설계됐다.
좁은 골목과 제한된 주차 공간이 많은 일본 도심에서도 운행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상품성을 구성한 것이다.
이는 승객의 편의뿐 아니라 운송사업자의 차량 운영 효율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기아는 차량 공급 이후의 운영 지원에도 참여한다. 현지 운행 과정에서 필요한 정비와 기술 지원, 부품 공급 등을 통해 차량 가동 안정성을 확보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
MK 홀딩스는 자사가 보유한 운송 인프라와 영업망을 활용해 PBV의 실제 활용 영역을 넓히는 역할을 맡는다.
교토와 오사카, 나고야 등 일본 8개 도시에서 택시와 관광버스 사업을 운영해 온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차량을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에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현지 판매 기반 구축은 기아 PBV 재팬이 담당한다.
지난해 설립된 이 법인은 일본 종합상사 소지츠가 기아의 현지 PBV 사업 전개를 위해 100% 출자한 회사다. 일본 시장에 특화된 판매와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세 회사는 MK 홀딩스의 영업·판매 거점을 활용한 전시 공간 마련과 시승 프로그램 운영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소비자가 차량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늘리고, 실제 운송사업자의 활용 사례를 통해 PBV에 대한 시장 이해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협약은 기아가 일본 시장에서 단순한 전기 상용차 판매를 넘어 운송사업자의 운영 환경에 맞춘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차량 제조 역량과 현지 운송업체의 사업 경험, 현지 법인의 유통·서비스 기능을 결합해 공급부터 운행, 유지관리까지 연결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일본의 친환경 상용차 전환 정책도 시장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8톤 이하 상용차 신차 판매 가운데 전동화 차량의 비중을 최대 30%까지 높이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중소형 전기 상용차와 특수 목적 차량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아도 현지 사업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상대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장은 “이번 협력이 차량 판매를 넘어 일본에서 PBV의 새로운 활용 방식을 발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의 차량 경쟁력과 MK 홀딩스의 운송 서비스 운영 경험, 기아 PBV 재팬의 현지 사업 역량을 결합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기아의 이번 행보는 PBV를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닌 서비스 사업자의 운영 효율과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일본 현지에서 실제 운행 사례를 축적하고 이를 판매 및 서비스망 확대와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사업 성과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