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각기 다른 주체의 별개 거래” … 이해상충·의사결정 과정 쟁점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를 둘러싼 의혹을 놓고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MBK가 회사 자금의 사적 유용 및 이해상충 의혹에 대해 최윤범 고려아연 사내이사의 직접 해명을 요구하자, 고려아연은 전날(2일) 관련 투자가 서로 다른 주체에 의해 진행된 별개의 거래라며 반박했다.
양측의 대립은 투자 자체의 적법성뿐 아니라 최 사내이사의 거래 관여 여부와 내부 의사결정 과정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MBK파트너스는 3일 입장문을 통해 “최 사내이사 개인을 둘러싼 의혹을 회사 명의의 해명으로 대신할 수 없다”며 “당사자가 직접 거래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이 전날 관련 거래는 각각 별개로 이뤄졌다고 설명한 데 대한 재반박이다.
MBK가 제기한 의혹의 핵심은 고려아연이 출자한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가 최 이사 일가가 먼저 투자한 비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 4곳에 총 790억원을 후속 투자했다는 것이다.
또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 지창배 대표 관련 회사에 자금을 선제적으로 공급한 뒤 고려아연 출자금이 들어간 펀드의 투자금으로 이를 상환하는 이른바 ‘셀프상환’ 거래가 세 차례에 걸쳐 총 363억5000만원 규모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MBK는 “투자 대상과 중간 법인은 서로 달랐지만 비슷한 자금 흐름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개별 투자로 보기 어렵다”며 자금 흐름의 연관성을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크미디어 투자와 관련해서는 기업가치 산정과 자금 유입 구조를 문제 삼았다.
MBK에 따르면 원아시아파트너스 측과 카카오 측은 거래 약 두 달 전 아크미디어의 기업가치를 1조원으로 평가하고, 고려아연 출자금 500억원이 카카오 측을 거쳐 아크미디어에 투자되는 구조를 논의했으며 이후 비슷한 형태로 거래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업가치 평가를 적용하면 최 회장이 사전에 투자한 약 12억원 규모 지분의 평가가치가 1842억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게 MBK 측 설명이다.
고려아연이 평가차익과 실제 실현 수익은 구분해야 한다고 반박한 데 대해서도 MBK는 현금화 여부가 핵심 쟁점은 아니라고 맞섰다.
회사 자금이 최 이사 개인 투자자산의 평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거래와 연결됐는지가 중요하다며 이행상충 논란을 불러올 사안이라는 논리다.
MBK는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자금의 상당 부분을 출자한 만큼 운용사의 독립적인 투자 판단이었다는 설명만으로는 이해상충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최 사내이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지창배 대표가 설립한 운영사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MBK는 결국 최 이사가 이러한 거래 구조에서 어느 정도 인지하고 의사결정에 관여했는지 중요하다며 최 이사에게 투자대상 선정과 거래 구조 설계에 참여했는지, 관련 내용을 보고받거나 승인했는지, 자금 집행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최 이사가 자신과 일가, 측근의 이익을 위해 회사 자금 집행에 부당하게 관여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확인된다면 업무상 배임 등 법적 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고 MBK는 지적했다.
MBK파트너스는 "최 이사는 현재 고려아연 대표이사나 이사회 의장이 아닌 사내이사“라며 ”회사는 특정인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보다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독립적인 주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고려아연의 자금이 누구의 이익을 위해,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집행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만큼 이제는 회사의 해명을 넘어 최윤범 이사 본인이 직접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전날 입장문에서 “관련 투자는 서로 다른 주체가 수행한 별개의 거래”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는 관련 법령과 내부 절차에 따라 재무적 투자를 진행했으며, 구체적인 투자 계획 수립과 실사, 집행은 펀드 운용사의 업무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조건을 협의한 주체와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가 관여했는지는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객관적인 검증 없이 추정된 평가차익을 실제 취득한 이익처럼 제시할 경우 시장에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고려아연은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