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WHE 2026‘서 수소 생태계 청사진 제시…미래 도시·산업 활용성 조명
현대차그룹, `WHE 2026‘서 수소 생태계 청사진 제시…미래 도시·산업 활용성 조명
  • 고수연 기자
  • 승인 2026.11.0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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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훈 회장, 이바나 수소위원회 CEO와 회동…새만금 AI 밸리·도시 생활·항만 물류 등 미래 활용 모델 공개
현대차그룹 장재훈 부회장과 수소위원회 이바나 제멜코바 CEO가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장재훈 부회장과 수소위원회 이바나 제멜코바 CEO가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에서 관람객들이 현대차그룹관에 전시된 수소 생태계를 담은 ‘수소 도시 디오라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에서 관람객들이 현대차그룹관에 전시된 수소 생태계를 담은 ‘수소 도시 디오라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전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을 제시했다.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 공급, 산업 현장과 모빌리티에서의 활용까지 연결한 미래상을 선보이며 수소 에너지의 산업적 확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4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 중인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HE 2026)'에서 수소 기반 미래 도시와 산업 현장을 구현한 전시 콘텐츠를 공개했다.

이번 전시는 수소가 단순한 친환경 연료를 넘어 도시 에너지와 물류,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을 연결하는 에너지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관람객들이 수소 생태계의 구조와 활용 방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실제 산업 환경을 반영한 시나리오와 모형을 마련했다.

현장을 방문한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 CEO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수소 산업 기여도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수소위원회 공동의장으로 2년 동안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며 현대차의 다양한 성과를 회원들에게 공유했다"며 "수소 모빌리티 기술을 통해 수소 산업의 확산 속도를 높였으며, 기후 안보는 물론 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시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인 수소 도시 디오라마는 수소 에너지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미래 도시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와 AI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시설, 수전해 플랜트 등을 배치하고 수소 생산·저장·공급 인프라와 수소전기차, 철도차량을 연결해 하나의 통합 생태계를 구현했다.

영상 콘텐츠에서는 산업과 지역의 특성에 맞춘 네 가지 수소 활용 모델을 소개했다. ▲새만금 AI 밸리 ▲도시 생활 ▲항만 물류 ▲제조 산업 등으로, 각 분야에서 수소가 생산돼 최종 소비처까지 공급되는 과정을 담았다.

새만금 AI 밸리 모델은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 구조가 특징이다.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도시의 전력과 난방, 운송수단 등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도시 생활 모델은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 생산 원료로 활용하는 자원순환 체계를 보여준다. 생산된 수소는 주거시설의 전기와 열 공급에 사용되며 버스와 승용차, 트램 등 대중·개인 교통수단의 에너지원으로도 활용된다.

항만 물류 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를 무인운반차(AGV) 등 항만 운영 장비에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소전기트럭과 수소전기기관차를 연계해 항만 내부의 화물 이동에서 육상 및 철도 운송까지 수소 기반 물류 체계로 전환하는 구상이다.

제조 산업 모델은 철강 생산과 완성차 제조 과정에서 수소가 담당할 역할을 부각했다. 철광석 환원 과정의 환원제와 열원으로 수소를 활용하고, 생산된 강판을 수소전기트럭으로 운송하는 한편 자동차 공장에서는 수소전기지게차와 수소버너 등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구조다.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수소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는 배경에는 산업 전반의 연결성이 수소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생산 기술이나 개별 제품의 경쟁력만으로는 수소 산업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안정적인 공급망과 인프라, 실질적인 수요처가 함께 형성돼야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주요국 역시 수소 산업의 경쟁력을 개별 기술 확보에서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중국은 지난 3월 확정한 제15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수소를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육성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청정·저탄소 수소의 생산에서 저장과 운송, 최종 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연계하고 산업 현장으로 수요 기반을 넓히는 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일본은 2023년 수소기본전략 개정과 2024년 수소사회추진법 시행을 계기로 수소 활용 범위를 모빌리티에서 산업 및 발전 분야까지 확대하고 있다. 대규모 청정수소 공급망과 수요처를 확보하고 지역별 수소 허브를 조성하는 등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기반 마련에 나섰다.

EU는 유럽수소은행을 중심으로 청정수소 생산 초기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공급자와 수요자 간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청정수소 생산비와 시장가격의 차이를 보전하는 지원 방식 등을 통해 관련 프로젝트를 촉진하고 있으며, 약 3GW 규모의 수전해 설비 도입과 향후 10년간 약 344만 톤의 수소 생산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수소 산업의 성장 기반은 확대되고 있지만, 기업 규모와 투자 여건을 고려한 정책적 지원이 과제로 꼽힌다.

한국수소연합의 '2025년 수소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수소산업 기업은 2,932개, 관련 종사자는 3만6,264명으로 집계됐다. 분야별로는 수소 생산 412개사, 유통 833개사, 활용 1,261개사, 관련 서비스 426개사 등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기업 기반이 형성돼 있다.

주목할 부분은 국내 수소 기업의 약 85%가 중소·중견기업이라는 점이다. 이들 기업 가운데 연구개발 전담 부서를 갖추지 못한 곳은 82.7%에 달한다. 산업 투자 규모도 2022년 4조1,469억 원에서 2024년 4조3,373억 원으로 4.6% 증가하는 데 그쳐 투자 확대와 기술 상용화를 위한 지원 필요성이 제기된다.

수소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되면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개발과 사업화는 물론 관련 산업의 투자 및 고용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증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과 공급망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 기회를 넓히고 국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수소 생산시설과 유통망 등 공급 인프라 확충뿐 아니라 철강과 제조업, 항만 물류, 도시 에너지 분야에서 실질적인 수요를 창출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초기 사업의 경제성을 확보하고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소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수소 산업의 경쟁 구도가 개별 제품과 기술 중심에서 산업 생태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는 생산과 공급, 활용을 연결하는 생태계의 완성도가 시장 주도권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수소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 협력을 확대하고 수요 기반과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정책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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