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논란 확산 … “업주·라이더 피해 막을 영향평가 먼저”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논란 확산 … “업주·라이더 피해 막을 영향평가 먼저”
  • 윤화정 기자
  • 승인 2026.11.06 2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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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전 의원, 배달플랫폼 입법 토론회 개최
자영업자 "비용 부담 완화" vs 라이더 "소득 감소 우려"…찬반 집회까지
전문가들 "일률적 가격 규제, 시장 왜곡·풍선효과 우려…실효성 검증해야"
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배달플랫폼 입법 관련 토론회 (사진=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배달플랫폼 입법 관련 토론회 (사진=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배달앱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를 합산해 주문금액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이른바 ‘수수료 상한제’를 둘러싸고 자영업자와 배달 라이더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줄이자는 규제 취지와 달리 배달비 인하 압박이 라이더의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면서 법안 추진에 앞서 배달 생태계 전반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5일에는 자영업자들이 플랫폼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한 입법을 촉구한 반면, 라이더들은 배달비까지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상한제가 생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각각 열었다.

규제 도입으로 비용 부담이 플랫폼에서 업주와 라이더 등 다른 참여자에게 전가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갈등의 핵심이다.

이 같은 논란 속에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 제1간담회실에서는 ‘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배달플랫폼 입법’ 토론회가 열렸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주최하고 한국경쟁법학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배달앱 규제 법안의 실효성과 시장 파급효과를 살펴보고 합리적인 제도 설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소상공인 보호라는 정책 목표에는 공감하면서도 수수료율을 법으로 직접 제한하는 방식이 시장 전체에 미칠 부작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플랫폼뿐 아니라 음식점주와 라이더,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별 비용과 편익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과도한 가격 규제는 위헌에 가까워...시장 왜곡과 사회적 손실 초래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배달앱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만큼 강도 높은 가격 규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공공배달앱 ‘땡겨요’의 성장과 후발 플랫폼의 시장 진입, 사업자 간 순위 변동 등이 경쟁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자체 배달앱을 구축해 고객을 직접 확보하는 것도 플랫폼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시장 내 대안으로 제시했다.

정부가 가격을 직접 통제하기보다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를 합쳐 15%로 제한하는 방식은 실제 비용 구조를 고려하면 운영이 어렵다는 지적도 내놨다.

그는 “1만원짜리 주문에서 결제수수료와 배달비를 제외하고 15% 상한 안에서 운영해야 하는데, 업주 부담 배달비가 3000원이면 이미 30%가 넘는다”며 “현행 중개수수료가 7.8%인 상황에서 15% 상한은 의미가 없고 배달비까지 포함한 15%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가게 자체 배달을 활용하는 점주 비율이 1% 미만에 그쳐 상당수 업주가 배달대행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달앱 수수료만 제한하더라도 대행 배달비 등 다른 비용이 남아 실질적인 부담 완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 교수는 배달앱 수수료를 정부가 직접 결정하는 것은 과도한 시장 개입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공공요금이나 분양가 상한제,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처럼 정부가 가격을 규제하는 사례는 제한적인데, 배달앱 시장에 동일한 수준의 공공성을 인정해 강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수수료를 직접 결정하는 것은 위헌에 가까우며 불필요한 가격 규제는 시장 왜곡과 사회적 손실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공정거래 문제는 기존 법률로 대응하고, 그 밖의 문제는 경쟁을 통해 해결하도록 진입장벽 완화와 담합 제재, 정보 공개 등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홍현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수료 인하가 반드시 시장 전체의 후생 증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업주의 비용 절감 효과보다 수수료 규제 이후 주문량 감소로 발생하는 손실이 커지면 오히려 음식점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주문금액의 15% 상한제를 시행한 미국 사례를 소개하며, “해당 조치로 음식점 이윤은 늘었지만 소비자와 플랫폼 등을 포함한 전체 후생은 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수료 상한의 효과와 한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시장 전체의 사회후생과 참여자 간 배분의 공정성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가격 통제의 부작용을 경계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가격 통제가 관련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며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한다고 시장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시장의 자율적인 가격 결정 기능을 훼손해 새로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명진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사무국장은 “정책 효과를 단순한 명목 수수료 인하율이 아닌 소상공인의 실제 수익 개선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한제나 의무적 우대수수료 등 추가적인 가격 규제를 검토한다면 국내 시장 자료를 토대로 한 규제영향평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 업계에서도 수수료 외 비용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고경진 한국배달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회장은 외식업주의 영업이익을 압박하는 주요 요인으로 인건비와 식재료비, 임대료, 금융비용 등을 꼽았다.

그는 “배달앱 규제로 줄어든 주문이 매장 매출로 대체된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정책 효과를 사전에 검증하고 온라인 판매에 익숙하지 않은 영세 사업자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더 업계는 수수료 규제가 배달 종사자의 소득과 일자리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지훈 전국배달협력사바라른실천을위한대표모임(전배모) 대표는 “배달 산업은 플랫폼과 상점뿐 아니라 현장에서 생계를 위해 배달하는 라이더가 함께 만들어가는 구조”라며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려는 정책이 다른 종사자의 소득을 낮추고 일자리를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실효성 의문에 풍선효과 우려 ... 현장 피해 없도록 사전 영향 평가부터 해야

정치권과 전문가들도 규제의 방향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 미칠 파장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뒀다.

김민전 의원은 개회사에서 “입법 취지만큼 중요한 것은 제도가 현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살피는 것”이라며 “한쪽에 대한 일방적인 규제가 다른 참여자에게 예상하지 못한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수수료 조정이 실질적인 부담 완화로 연결되는지와 소비자·업계에 미칠 영향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한 한국경쟁법학회 회장은 “입점업체와 소비자뿐 아니라 배달 종사자와 플랫폼 사업자까지 생태계 전반의 이해관계를 살펴야 한다”며, “규제 이후 비용 증가나 서비스 품질 저하 가능성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는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완화한다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비용 배분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라이더와 소비자 등 다른 참여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결국 정책의 성패는 법정 수수료율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아니라 음식점의 실질 수익을 개선하면서 라이더의 소득과 소비자 편익, 서비스 품질을 함께 지켜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규제 도입에 앞서 국내 배달시장의 비용 구조와 참여자별 영향을 분석하는 사전 평가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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