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조업 노사분규 건수 줄었지만 근로손실일수 45% 급증 … 성과급 갈등 확산
올해 제조업 노사분규 건수 줄었지만 근로손실일수 45% 급증 … 성과급 갈등 확산
  • 문현지 기자
  • 승인 2026.11.08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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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자동차·조선업 노사관계 분석 … 9월 말 근로손실일수 48만9190일
기업이익 일정 비율 배분·정년연장 요구 잇따라 … 협력업체로 생산 차질 확산 우려
현대차 본사 앞 자동차업종 공동파업대회(사진=연합뉴스)
현대차 본사 앞 자동차업종 공동파업대회(사진=연합뉴스)

올해 국내 주요 제조업의 노사분규 건수는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와 조선업을 중심으로 장기간 파업과 생산설비 가동 중단이 이어진 데다 기업 실적에 연동한 성과급 배분 요구까지 확산하면서 노사 갈등이 산업 전반의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8일 발표한 ‘자동차·조선 등 주요 제조업 노사관계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노사분규는 8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99건보다 감소했다.

반면 근로손실일수는 48만9190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 33만6800일보다 45.2% 늘었다.

분규 발생 건수와 달리 실제 노동력 손실 규모가 커진 것은 자동차·조선업 주요 사업장에서 파업이 반복되거나 생산 핵심 설비의 가동이 중단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부분 파업을 이어간 데 이어 2016년 이후 10년 만에 8시간 전면 파업을 벌였다.

파업으로 생산라인이 멈춘 시간은 총 120시간으로 추산된다.

업계는 이에 따른 생산 차질 규모를 약 5만5200대, 매출 손실을 최소 2조3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도 노사 갈등이 생산 현장에 영향을 미쳤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1차례 부분 파업과 고공농성이 이어졌으며, 한화오션에서는 거제사업장의 주요 생산설비인 골리앗 크레인 가동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HL만도와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임금·단체협약과 사업 및 생산구조 개편 등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을 겪었다.

경총은 올해 제조업 노사관계의 주요 특징으로 기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가 확산한 점을 지목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불거진 성과급 논의가 다른 제조업으로 번지면서 기업의 순이익이나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배분 요구가 잇따랐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배분 방식으로 요구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HL만도에서도 영업이익의 15%를 특별상여금으로 지급하고 이를 정례화하라는 요구가 제기됐다.

성과급뿐 아니라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폐지, 자연감소 인원 충원 등 고정 인건비와 인력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요구도 함께 나타났다.

신규 채용과 신기술·자동화 도입 과정에서 노조의 합의를 요구하는 등 인사·경영 관련 쟁점도 갈등 요인으로 거론됐다.

경총은 단기 실적을 바탕으로 한 성과 배분이나 고정비 증가 요구가 제도화될 경우 경기 하강기에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황이 좋을 때 늘어난 비용 구조가 실적 악화 이후에도 유지되면 경영 대응력과 미래 투자 여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 간 공급망이 촘촘하게 연결돼 있어 개별 사업장의 생산 차질이 산업 전체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HL만도는 현대차·기아에 공급하는 브레이크의 약 50.3%, 조향장치의 50.4%, 현가장치의 75.8%를 담당하는 주요 부품사다.

HL만도 국내 사업장과 거래하는 협력업체는 292곳이며, 이들 업체의 고용 인원은 약 4만880명, 연간 구매액은 약 1조5000억원에 이른다.

핵심 부품사의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완성차 생산뿐 아니라 협력사의 매출과 고용, 납기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다.

경총은 개별 기업의 노사 갈등이 협력업체와 전후방 산업으로 번질 수 있는 제조업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단기 실적만을 기준으로 교섭하기보다는 경기 변동성과 글로벌 경쟁 여건, 미래 투자 수요, 협력업체에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총 관계자는 “노사는 개별 기업의 단기 실적뿐 아니라 산업의 경기 변동성, 글로벌 경쟁, 미래 투자 필요성 및 협력업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교섭 관행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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