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 취득·75억 양도 주택, 공제상한 적용 시 추정 세액 3.47억→15.1억원

과도한 양도소득세가 주택 소유자의 매도 결정을 지연시키고 주택시장 거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면 재산권 행사는 물론 직장 이전이나 가족 돌봄 등으로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국민의 주거이동까지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유기업원은 6일 고광용 정책실장과 최현조 연구원이 공동 집필한 '이슈와 자유' 제34호 보고서 '양도소득세 강화의 경제적·헌법적 문제와 제도개혁 과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정부의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조정이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세 부담 완화와 거래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핵심 쟁점은 양도세 강화에 따른 이른바 '거래동결 효과(Lock-in Effect)'다.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이 늘어나면 주택 소유자가 매각 시점을 늦추거나 처분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매물을 시장에 내놓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 주택 공급과 거래량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보고서는 2026년 정부 세제개편안에 담긴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에 주목했다.
해당 개편안은 1세대 1주택자의 공제체계를 보유기간보다 거주기간 중심으로 전환하고, 공제금액 상한을 2028년 20억원, 2029년부터 10억원으로 설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해서도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를 축소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자유기업원은 이러한 변화가 장기간 주택을 보유한 실수요자의 세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보유 주택의 매각 비용이 증가하면 주택 소유자의 처분 결정이 늦어지고 민간 임대주택 공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공제상한 도입에 따른 세금 변화를 가상 사례로 제시했다.
취득가액 25억원인 주택을 75억원에 양도하는 10년 이상 보유·거주한 1세대 1주택자를 가정할 경우, 추정 양도소득세는 공제상한 적용 전 약 3억4700만원에서 적용 후 약 15억1000만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부담이 약 11억6300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다만 해당 금액은 일반 누진세율과 지방소득세를 적용하고 개별 필요경비와 감면 등을 제외한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실제 납부세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보고서는 세제 강화가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과 거주·이전의 자유에 미치는 영향도 검토했다.
법률상 주택 매각을 금지하지 않더라도 과도한 세금 때문에 주택 처분이나 대체주택 구입을 포기해야 한다면 재산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고령자의 주거 규모 축소나 직장 이전, 가족 돌봄 등을 위해 이사가 필요한 가구는 양도세 부담으로 주거이동 비용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세 부담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위헌성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과세 목적의 정당성과 납세 부담의 비례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정책의 잦은 변경도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정부가 2026년 5월 중과 유예를 종료한 데 이어 같은 해 8월 세제개편안에서 2027~2028년 중과세율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2029년부터 다시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제 변경 시점에 맞춰 매도와 증여가 집중되고 이후 거래가 급감하는 현상이 반복될 경우 주택시장의 안정적인 수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유기업원은 대안으로 장기보유특별공제 상한의 합리적 재설계와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과세체계 도입을 제안했다.
장기간 임대주택을 공급한 다주택자와 단기 투기 목적의 보유자를 구분해 중과세 제도를 합리화하고, 주거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과세이연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광용 자유기업원 정책실장은 "장기보유특별공제 상한을 재설계하고 물가상승분을 고려한 과세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장기 임대공급과 단기 투기를 구별해 다주택자 중과세를 합리화하고 주거이동을 위한 과세이연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정기국회 세법개정 심사에서는 세수 확보와 과세 형평성뿐 아니라 주택거래의 유동성과 국민의 재산권 보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양도소득세는 주택거래를 억제하는 수단이 아니라 실현된 양도차익에 합리적으로 과세하는 제도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양도세 정책이 세수 확보와 투기 억제라는 정책 목표에만 치우칠 경우 오히려 매물 잠김과 거래 위축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세율 조정뿐 아니라 장기보유자의 부담, 실수요자의 주거이동, 민간 임대공급까지 고려한 예측 가능한 세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