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공공택지 착공 속도전…68개월→37개월 기간 단축
대출·청약서 '결혼 페널티' 없애기로…사업자 PF보증도 확대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는 동시에,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이는 '속도전'에 나선다.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게는 맞춤형 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투기 목적의 전세대출은 조인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국무조정실, 재정경제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신규 공공주택지구 약 10만가구를 비롯해 수도권에 총 23만가구 이상의 추가 공급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 부문뿐 아니라 정비사업과 비아파트 사업 등 민간 공급 회복을 위한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도 함께 추진한다.
우선 이번에 공개된 신규 택지는 서울 강서지구(1000가구), 경기 남양주 도심지구(2만1700가구), 경기 광주역세권2지구(4500가구) 등 총 2만7000여가구다.
서울 강서지구는 20년 넘게 방치돼 있던 염창공원 부지로, 2029년 착공이 목표다.
나머지 7만3000가구 이상의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는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올해 안에 추가로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특히 택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대폭 줄이는 새로운 모델을 도입해 공급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단순한 공정 관리 수준을 넘어, 관계기관 협의와 각종 영향평가·조사·보상에 이르는 전체 절차 자체를 간소화한다는 구상이다.
올 초 1·29 대책에서 예고된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경기 과천 경마장·옛 국군방첩사령부 등 총 6만가구 이상의 도심 공급 부지도 인허가 절차를 병행 추진해 2030년까지 전체 착공을 완료할 방침이다.
도심 내 신속 공급이 가능한 정비사업과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 사업에는 취득세 감면, 이주비 대출 등의 세제·금융 특례가 주어진다.
청년 '3종 세트'로 내집 마련 문턱 낮춘다
금융 부문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원 규모를 기존 대비 두 배 가까운 47조8000억원 수준으로 늘리는 등 공급 확대를 뒷받침할 금융 여건도 함께 조성한다.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한 핵심은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이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만 39세 이하, 연 소득 7000만원 이하 청년(신혼부부는 부부 중 1인 기준)이 4억원 이하 오피스텔·빌라 등 비아파트를 살 때 지원하는 상품으로, 주택금융공사가 새로 출시한다.

주택 면적은 85㎡ 이하여야 하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최대 80%까지 인정된다.
현재 비아파트 평균 월세가 약 8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해 2억원을 30년 만기·연 3.0% 금리로 빌렸을 때 월 원리금 상환액이 85만원 정도가 되도록 설계됐다.
이 상품을 이용해도 기존 생애최초 LTV 우대 혜택(수도권·규제지역 70%, 그 외 80%)은 그대로 유지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청년이 자기 소득만으로 15억원 넘는 아파트를 한 번에 사기는 어려운 만큼, 월세 수준의 부담으로 집을 마련해 이후 더 큰 집이나 아파트로 옮겨가는 발판으로 삼도록 돕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연 3조원씩 2년간 한시적으로 공급되며, 호응이 좋으면 내년 아파트까지 지원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된다.
전월세 지원도 강화된다.
전세와 월세 대출을 하나로 묶어 보증하는 '전세+월세 대출 결합보증' 상품이 새로 나오며, 보증비율도 기존 90%에서 100%로 오른다.
그동안은 전세보증과 월세보증 중 하나만 선택해야 했다.
대상은 만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신혼부부는 부부 중 1인 기준)으로,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 역시 지원 대상을 만 34세 이하에서 만 39세 이하로 넓혔고, 신혼부부·유자녀 가구의 대출한도도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렸다.
매매·반전세·전세를 아우르는 이 청년 지원 3종 세트는 내년 1월 잠정 출시될 예정이다.

혼인신고하면 불이익 받던 '결혼 페널티' 없앤다
그동안 결혼 전에는 소득 기준을 충족했지만 결혼 후 부부 합산 소득으로 계산하면서 정책대출 대상에서 제외되던 '결혼 페널티'도 개선된다.
신혼부부 보금자리론은 기존 '부부 합산 소득 8500만원 이하' 조건에 더해 '부부 중 1인의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경우도 인정해 둘 중 하나만 충족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오는 10월부터 시행되며, 디딤돌·버팀목 대출에도 부부 중 한 명이 각각 6000만원, 5000만원 이하 기준을 충족하면 대출이 가능하도록 비슷한 조건이 추가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5%로 묶여 있던 가계대출 총량관리 증가율 목표치는 3.0%로 완화된다.
최근 대출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날 정도로 대출 접근이 어려웠던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늘어나는 30조원 안팎의 대출 여력은 주택 공급 촉진과 청년 주거안정 등에 쓰일 예정이다.
정비사업 관련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은 실수요로 분류해 은행 총량관리 목표에서 별도로 관리하기로 했으며, 오는 31일부터는 이주비 대출 LTV 산정 시 신축주택의 가치 추산액(종후자산평가액)을 반영할 수 있게 돼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된다.
주택 공급 사업자에 대한 자금 지원도 확대된다.
PF 보증 규모를 3년간 평균 28조7000억원으로 늘려 정상 사업장을 뒷받침하고, 캠코 PF정상화 지원펀드와 은행·보험업권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정상화를 유도한다.
주거사업장에 한해서는 사업장 자기자본비율 규제 도입 시점을 2027년에서 2029년으로 미뤘다.
투기성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보증 제한
반면 투기 목적으로 의심되는 전세대출에는 빗장을 건다.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하면서도 본인이나 배우자가 한 번도 실거주하지 않은 채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임대를 준 '비거주 1주택자'는 투기성으로 간주해 신규 전세대출과 만기 연장을 제한한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수한 경우처럼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고 금융회사 여신심사위원회가 인정하면 예외를 허용해 융통성을 뒀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낮아진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80%, 그 외 지역 90%인 보증비율이 내년부터 각각 10%포인트씩 낮아져 수도권·규제지역 70%, 그 외 지역 80%로 조정된다. 무주택자의 보증비율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이와 함께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유형에 고액·고DSR, 고가주택·고LTV 대출을 새로 포함해 위험가중치를 2~4배 높이고, 가계 부문 시스템리스크에 대비한 완충자본 제도도 새로 도입한다.
강화된 위험가중치는 신규 대출은 물론 기존 대출 잔액에도 적용될 예정이며, 세부 적용 범위는 영향 분석을 거쳐 4분기 중 확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