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90에 탑재 … 커넥티드카·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 가속

LG전자가 차량 통신제어 핵심 부품의 안전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며 글로벌 자동차 전장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확산으로 차량 내 전자제어 시스템의 복잡성이 커지는 가운데 통신 오류에 따른 사고 위험을 최소화하는 기능안전 기술이 차세대 전장 사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ÜV 라인란드로부터 차량 통신제어 모듈에 대한 자동차 기능안전 국제표준 ISO 26262의 최고 등급인 ‘ASIL D’ 인증을 획득했다고 8일 밝혔다.
2026년 11월 기준 TÜV 라인란드 인증에서 차량 통신제어 모듈이 ASIL D 등급을 받은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차량 통신제어 모듈은 자동차 내부의 각종 전자제어장치(ECU)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이다.
차량 상태와 제어 명령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필요한 장치에 전달하고, 외부 통신망과 연동해 원격제어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커넥티드카 서비스도 지원한다.
자동차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데이터 관제탑인 셈이다.
특히 제동과 조향 등 주행 안전에 직결되는 제어 정보도 이 모듈을 통해 전달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신뢰성이 요구된다.
통신 과정에서 오류나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신속하게 감지하고 안전한 상태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인증은 LG전자가 하드웨어 설계부터 소프트웨어 구현, 검증에 이르는 개발 전 과정에서 국제표준이 요구하는 엄격한 기능안전 요건을 충족했다는 의미다.
ISO 26262는 자동차 전기·전자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기준이다.
안전 위험 수준에 따라 ASIL 등급을 A부터 D까지 네 단계로 나누며, D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고의 심각성과 발생 가능성, 운전자의 위험 통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결정한다.
ASIL D는 시스템 오류가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부품에 적용되는 최고 수준의 안전 기준으로, 극히 낮은 고장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차량 통신제어 모듈이 해당 등급을 획득했다는 것은 주행 안전과 직결되는 데이터 처리·전달 과정의 신뢰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인증을 획득한 모듈은 제네시스의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SUV인 GV90에 적용됐다.
연구·개발 단계의 기술 검증을 넘어 실제 양산 차량에 탑재되는 제품이 최고 수준의 기능안전 인증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LG전자는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차량 통신 솔루션과 전장 제품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확보한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통신 기술과 안전성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전장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세계 텔레매틱스 시장점유율 1위(자사 추정)를 바탕으로 차량 통신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신 5G 통신표준인 R16 기반 스마트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업계 최초로 유럽 완성차 양산 모델에 적용했다.
차량 내 긴급호출 시스템 의무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내년 유럽과 중국, 중동 등에서 관련 제도 시행이 예정된 가운데 2G부터 5G까지 다양한 통신망을 지원하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긴급호출 시스템’을 선보였다.
통신망 전환이나 특정 네트워크의 서비스 종료에도 긴급 구조 기능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래 모빌리티를 겨냥한 차량 간 통신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ITS 세계총회에서는 차량·사물 간 통신(V2X)과 차량·네트워크 간 통신(V2N)을 결합한 통합 교통안전 솔루션을 실제 도로에서 시연했다.
차량과 도로 인프라, 통신망을 연결해 주변 교통 흐름과 위험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증이 LG전자의 전장 사업이 단순한 차량용 통신 부품 공급을 넘어 안전성과 연결성을 함께 제공하는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영역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할수록 차량 내 통신 시스템의 안전성이 중요해지는 만큼 관련 기술을 선점한 업체의 시장 경쟁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상용 LG전자 VS연구소장(부사장)은 “AIDV 전환을 위한 핵심 모빌리티 기술인 차량 통신제어 모듈을 비롯해 전장 제품의 기능안전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